“승객들, 겨우 서로 도와가며 구명조끼 입어”

사진=연합뉴스TV 보도화면 캡처
▲ 사진=연합뉴스TV 보도화면 캡처
전남 신안군 홍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유람선사고 첫 신고자가 112에 신고했지만 ‘어디냐’고만 물었다며 긴급하고 위험했던 당시 상황에 대해 밝혔다.

30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신안군 홍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유람선 바캉스호 좌초사고를 최초로 신고한 50살 A씨는 “한마디로 아수라장이었다”며 당시 상황을 이같이 증언했다. 

유람선사고 첫 신고자인 A씨는 처음에 119에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를 하지 못해 112에 다시 신고를 했다. A씨는 112에 ‘홍도 유람선에서 사고가 났다’고 여러번 소리를 쳤지만 112는 ‘어디냐’고만 계속 물었고, 112에서 ‘전화 감도가 떨어진다’고 A씨는 전화를 끊었다. 

유람선사고 첫 신고자는 잘못하면 세월호 참사처럼 대형 인명사건으로 번질 수도 있었던 당시 상황에 대해 자세하게 털어놨다.

A씨는 “승객 머리가 찢어지고, 배는 시커먼 연기를 내고 옴짝달싹 못하는 아찔한 상황이었다”며 “해상 기암괴석인 만물상에 가까이 배가 접근하는 순간 굉음과 함께 멈춰 섰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충격 때문에 승객들은 넘어져 머리를 다치고 아수라장이었다”며 “파도가 높게 쳐 배가 바위에 너무 가까이 접근하는 게 아닌가 걱정하는 순간 바위에 부딪혔다”고 설명했다. 

유람선사고 첫 신고자는 “사고가 발생하자 승객들이 구명조끼를 입으려고 꺼냈지만 입을 수 없을 정도였다”며 “겨우 승객들이 서로 도와가며 입었다”고 말했다. 

한편, 30일 오전 9시 14분경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인근 해상에서 유람선 바캉스호가 암초에 걸려 좌초됐다. 당시 바캉스호에는 관광객 105명과 승무원 5명 등 110명이 탑승 중이었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양경찰은 이날 오전 9시 42분경 탑승자 전원을 구조하는데 성공했다.

신안 홍도 유람선 좌초사고로 탑승자 2명만 가벼운 타박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바캉스호가 노후 선박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다시 한 번 선박 안전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바캉스호는 1987년 7월 일본에서 건조됐으며, 171t급으로 길이 37.44m, 폭 7.6m, 깊이 3.2m의 규모를 자랑한다. 정원은 355명로, 2014년 5월부터 2023년까지 10년 동안 사업 허가를 받았다. 바캉스호는 면허 마지막 해인 2023년 운항할 때에는 선령 37년이 된다. / 손정호 기자 son50@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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