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기댄 채 팬티 입고 휴대전화 들고 있었다"

구조 기다리며 맥주 마셔 

(연합뉴스) 세월호 사고 발생 전 이준석 선장은 선실에 머무르면서 팬티를 입은 채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세월호 기관장 박모(55)씨는 30일 광주지법 형사 11부(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세월호 승무원들에 대한 공판에서 "(사고 발생 전)선실에 있는 이준석 선장을 보러 갔는데 침대에 기댄 상태에서 팬티 차림으로 휴대전화를 들고 있었다"고 밝혔다.

 
박씨는 "팬티 차림의 선장을 보고 '죄송하다'고 말하고 조타실로 돌아와 3등 항해사에게 농담삼아 '휴대전화로 메시지 보내는 것 선장에게 가르쳐주지 말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선장, 승무원과 선실에서 함께 도박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사실 없다. 취미도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이 선장의 지시로 사고 발생 전 선실에서 조타실로 갔고 선장이 선실에 있는 동안 사고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고 당시 조타실의 상황에 대해서는 "조타수가 '조타기가 안돼요' 소리쳤고, 3등 항해사는 배가 기울자 미끄러지면서 '조타기를 반대로, 반대로'를 외쳤다"고 밝혔다.

박씨는 "해경에 구조 요청하는 것을 보고 상황이 좋지 못하니 기관부원들에게 기관실을 벗어나라고 했다"며 "선장이 비상 발전기 전원을 보유하라고 지시해 기관실로 가기 위해 조타실을 빠져나왔다"고 조타실을 나온 경위를 증언했다. 

그는 다친 동료 승무원과 승객들을 구조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정신이 없고 선장 지시도 있어 승객들을 구하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다수 직원들이 있으니 구할 줄 알았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나 "해경 구조정이 2∼3분 늦게 왔으면 정신을 차리고 주위 동료들이나 승객들을 구조했을 것이다"고 변명해 유가족들의 분노를 샀다. 

박씨는 기관부원과 구조를 기다리며 맥주를 마신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일부 기관부원들이 자신이 담배를 피웠다고 증언한 부분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재판이 끝나고 한 유가족은 "선원들은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해 우왕좌왕 했는데 학생들은 위험한 상황에서도 죽을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해 침착했다. 그런 아이들을 뿌리치고 자기들만 살겠다고 미리 나왔는데 정신없었다고 변명을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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