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상에는 1000여만원이 소요되는 슬라이딩 판넬로 시공한 것으로 기재돼 있지만, 실제는 대여료가 수십만원에 불과한 SK판넬(사진 노란부분)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사진=폴리뉴스></div>
▲ 서류상에는 1000여만원이 소요되는 슬라이딩 판넬로 시공한 것으로 기재돼 있지만, 실제는 대여료가 수십만원에 불과한 SK판넬(사진 노란부분)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사진=폴리뉴스>

응급보수공사 설계변경 안 해…공사비 과다계상

준공검사 공사 만료 전 실시…도덕적 해이 극에 달해

굴취 된 가로수 식재되지 않아…이식비용 어디로 갔나?

저가 판넬 시공해 놓고 고가 판넬 시공했다…간 큰 공무원 오리발 강변

[폴리뉴스=홍정열 기자] 갓바위터널 앞 차지압송관로 응급보수공사가 시공대로 설계변경을 하지 않아 공사비가 과다 계상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또 공사 만료 전에 준공검사를 실시해 오해의 소지를 스스로 자초했다는 비난과 함께 공무원의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전남 목포시는 지난 8월 갓바위터널 앞 하수관로가 무너져 내리는 싱크홀 현상이 발생해 공사비 4000여만원을 들여 긴급 입찰방식으로 토목공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 공사는 여러 가지 의혹을 낳고 있다. 지난달 9월 16일 준공을 마친 이 공사는 시공한대로 설계를 변경해야 함에도 그렇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공사비와 관련된 의도적인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마디로 공사비를 높이기 위해 명세서에는 값비싼 자재를 사용한 것으로 기재해 놓고 실제로는 싼 자재를 사용했다는 것.

가로수가 굴취 된 자리. 공사 후 가로수를 원상 식재하지 않아 이식 비용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 가로수가 굴취 된 자리. 공사 후 가로수를 원상 식재하지 않아 이식 비용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폴리뉴스>가 최근 입수한 공사현장 자료에 따르면 가로수 이식 비용은 93만여원으로 기재돼 있다. 하지만 공사현장에는 당초 가로수는 식재되지 않고 굴취한 자리만 그대로 남아있다.

또 흙막이 판넬의 경우 서류상에는 1000여만원이 소요되는 슬라이딩판넬로 시공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여료가 수십만원에 불과한 SK판넬을 사용했다.

목포시가 보관중인 시공현장 사진에도 SK판넬로 확인되고 있어 이에 대한 철저한 실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슬라이딩판넬과 SK판넬 중 어떤 자재를 쓰느냐에 따라 전체 공사금액이 판이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응급복구 공사의 경우 가설계를 한 뒤 현장 여건에 맞춰 시공한 후 그 시공에 적합하게 설계를 변경해 정산해야 한다.

그러나 목포시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 같은 절차를 철저히 무시했다.

관련 업체들은 “이 같은 과정은 해당 공무원의 묵인 또는 방조 없이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목포시 남해환경과 관계자는 “수목이식은 옮겨질 나무 뿌리가 말라 있어 굴취한 자리에 식재가 불가능했다”며 “준공검사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SK판넬 사용에 대해서도 “슬라이딩판넬로 사용한 것이어서 설계상 전혀 이상이 없다”고 끝까지 강변했다.

홍정열 hongpen@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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