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내 갈등 일단 잠복...전당대회·지역위원장 선정은 과제로 남아

사진 제공 새정치민주연합
▲ 사진 제공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취임 한 달을 맞이했다.

위기의 새정치연합을 구해내는 구원투수 역할을 맡은 문 위원장의 초반 행보는 일단 ‘합격점’을 줘도 될 만큼 깔끔한 투구였다. 

이날 문 위원장은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백척간두에 서있는 당을 구해야 한다는 절박함과 중압감은 아직도 떨쳐 버릴 수 없다”며 취임 한 달을 맞은 자신의 소회에 대해 밝혔다. 

문 위원장은 한 달 전에도 백척간두에 서 있는 당의 어려운 상황을 전하며 당이 다시 설 수만 있다면 무엇이라도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 달 전만해도 당시 새정치연합의 상황은 상당히 어려웠다. 7·30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당을 재정비해야 되는 상황에서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사퇴설’,‘탈당설’ 논란으로 당은 일대 혼란에 빠져 있었다. 

당내 기강확립, 세월호 특별법 문제, 당 조직 재건 등 당내 산적한 현안 마무리 들어가 

이러한 당내 상황 속에서 문희상 비대위 체제의 탄생은 당을 안정시킬 수 있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무엇보다도 당내 계파갈등으로 인해 소속 의원들의 의견이 나뉘어져 있는 상황에서 문 위원장은 당의 내홍을 가라앉히고 잡음을 최소화하는데 힘썼다. 

문 위원장은 특히 취임 초기부터 강경파 초선 의원들을 의식해 ‘당을 해치는 자는 개작두로 치겠다’는 엄포를 하면서까지 당의 기강을 바로 세우는데 신경썼다. 

여기에 계파 수장들을 비대위로 끌어들여 막후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논의의 장을 공개무대로 옮긴 것도 좋은 선택이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비대위가 계파 수장들의 모임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지만 당내 ‘중량급’ 인사들을 비대위원으로 인선하면서 당내 잡음 없이 정국을 이끌 수 있었다. 

또한 문 위원장은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유연하게 마무리하면서 정국파행의 상황을 정상화시켰다. 세월호 특별법 문제로 인해 장외투쟁을 하고 있던 새정치연합은 평소 의회주의자였던 문 위원장이 장외투쟁을 철회시키면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만나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었다.

문 위원장은 지난달 19일 취임 인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은 국회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 가서 싸우더라도 국회에서 싸워라’라고 하신 말씀 때문에 국회 어느 곳, 한 곳도 안 빼고 꼭 나는 나갔다”며 “싸워도 안에서 싸워야 한다”고 말하며 국회 내에서의 해결을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우윤근 새 원내대표 체제를 출범시키고 당의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설치하면서 당 조직 재건에도 앞장섰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 이후 흐트러진 당 조직의 기초를 다진 것이다.

사진 제공 새정치민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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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위원장, 전당대회·지역위원장 선정은 과제로 남아...“정해진 원칙에 따라 해결할 것” 

당내 기강확립, 세월호 특별법 제정, 당 조직 재건이라는 당의 문제들을 무난히 해결하고 있음에도 문희상 비대위 체제는 앞으로 다가 올 전당대회와 지역위원장 선정을 공정하게 잘 마무리하는 것이 과제로 남아있다. 

특히 내년 초에 치러질 전당대회는 2016년 총선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계파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도 있다. 차기 당권주자들이 비대위원으로 당의 비대위에 두루 속해있는 점을 보면 중도·온건파 세력의 비대위원이 전무한 점은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갈등 요소 중 하나이다.

문 위원장은 이미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를 제외한 중도·온건파 세력의 인사를 비대위원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공표한 만큼 중도·온건파 인사들의 비대위 참여에 대한 요구는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안 전 대표는 이미 기자간담회를 통해 당과 거리두기 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입장이어서 김 전 대표의 결단이 주목된다.

이에 따라 전당대회 문제와 관련한 문 위원장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기자 간담회에서도 밝혔듯이 문 위원장은 원칙과 혁신을 강조하며 당의 기강 확립을 중요시했다. 

문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비대위원 다수가 차기 전당대회 주자로 나오는 것에 대해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자 “비대위원들 중에 누가 나갈지 나는 모른다. 그 중에 한 두 분은 나갈 것 같다”며 “다만, 계시는 동안 공정성 흐리는 행위 안 하겠다 약속했고 만일 그럴 경우에 윤리위 회부돼도 참겠다 했으니 불공정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전당대회의 승패 여부는 이번 비대위의 승패 여부와 같고, 그것은 결국 공정성 확보”라며 “공정성 확보는 기본 원칙이 정해지면 그것대로 따라야 하는데 지금 현재 당헌당규의 정해진 원칙에 따라 그대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원전문 투수’라는 문 위원장이 깔끔하게 남은 이닝을 마무리하고 다음 투수가 편하게 던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줄 수 있을지, 아니면 또 다른 구원투수가 등판할지는 앞으로 문 위원장의 행보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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