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정기국회와 11월 정국전망을 주제로 지난 1024일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좌담회는 이명식 본지 주간의 사회로 한국정치아카데미 김만흠 원장, 미래경영영구소 황장수 소장, 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 김능구 본지 발행인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개헌 논의로 촉발된 여권내 당청갈등과 김태호 최고위원 사퇴발언으로 고조되고 있는 여권 내부 권력투쟁과 문희상 비대위 체제에 수면하로 잠복된 야권의 당내 갈등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다시 재연될 것인지 여부 등에 대해 짚어보았다. 아울러 공무원 연금 개혁 논란과 사이버 검열 논란 그리고 취임 100일을 맞은 최경환 경제 부총리의 소위 초이노믹스가 안착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1030일로 예정된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이 성사될 것인지 여부와 일부 보수단체에 의한 대북 삐라살포로 야기된 남북간의 군사적 충돌위험성과 남남갈등 가능성에 대해서도 견해를 나누었다.

 

이명식: 세월호 특별법이 여야 간에 합의를 보면서 정기국회가 시작이 됐다. 정기국회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개헌문제가 불거졌고 이로 인해 여당 내부도 혼란스럽다. 야당은 야당대로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가동이 되면서 잠복했던 계파갈등이 다시 터져나올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우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중국에 가서 개헌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한 이후에 청와대에서 반박이 나오고 본인도 한발 뒤로 빼는, 그런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 김태호 의원이 돌연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후에 상황이 어떻게 갈지 그 부분에 대해서부터 이야기해보자.

 

유창선: 김태호 최고위원이 갑자기 사퇴한 것은 사실 논리적으로 이해는 안 된다. 사실 경제법안이 처리 안 된 것이 어제, 오늘 이야기도 아니고,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에 들어가는 시점이었다. 그런데도 귀국하자마다 갑작스럽게 그 이야기를 꺼낸 것은 아마 외형적으로는 김무성 대표와의 갈등 속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일 수 있다. 박심을 등에 업겠다는 의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행보에서 박심을 얻어서 해나가겠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김태호 의원의 승부수라고 생각이 든다. 다시 한번 본격적으로 차기를 도전해보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 차제에 김무성 대표를 한번 흔들어서 여권내의 중심인물로서 자리매김해보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 청와대와 김무성 대표가 각을 세우면서 대립이 돼있는 상황에서 상당히 절묘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황장수: 제가 볼 때는 횡설수설이다. 앞뒤가 안 맞는다. 어쨌든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는데 자신의 정치적 계파를 바꾼 것이라고 본다. 과거에 경남지사를 할 때에는 친박으로 분류되다가 지사를 갑자기 그만두고 친이로 가서 총리지명까지 받지 않았나. 총리 낙마하고 보궐선거에서 국회에 들어오고, 그러면서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김무성 대표하고는 사실상 러닝메이트로 뛰었다. 자기 스스로가 개헌이 최고의 정치 개혁이라고 지금까지 누누이 이야기해왔는데 어제 행보는 굉장히 돌연하고 의외의 행보였다.

핵심은 본인이 김무성 대표에게서 발을 빼서 청와대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사퇴안하고 말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었던 일인데 대단히 부자연스럽다고 본다. 지금까지 친이, 비박은 청와대가 이제 사실상 끝이 났다. 우리가 밀면 한없이 밀릴 것이다라는 자신감에서 상당히 오버됐다. 국회의원 절반이 개헌에 찬성한다고 하니까 중국에 가서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 발언이 나온 것으로 본다. 그 이후에 청와대 반격이 거세게 나오니까 당황했고 힘이 기우는 상황에서 결정적으로 김무성 체제를 받치는 받침돌이 하나 빠져버린 것이라고 본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이 일을 계기로 상당히 불안한 상황이 됐다.

향후에 친박 최고위원들이 계속해서 사퇴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김무성 체제가 붕괴될 수도 있다. 이 때를 전후에서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은 개헌이 필요없다고 했고 홍준표 경남지사도 개헌 논란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비주류 범 연합을 만들어서 박근혜 대통령을 포위하려고 했던 김무성 대표의 계획이 균열이 생겼고 이탈자가 생기는 상황 속에서 김태호 최고가 결정타를 가했다.

 

김만흠: 두 분이 모두 비슷한 시각으로 말씀해주셨다. 정치인의 움직임이 정치적일 수밖에 없지만 이번 경우에도 대단히 정치적인 행보였다고 생각한다. 대변인 브리핑한 내용을 중심으로 봤을 때 맥락이 전혀 맞지 않는 이야기를 했다. 처음에 경제이야기 했다가 또 개헌의 필요성도 이야기했다. 경제활성화 법안을 맨 마지막에 다시 강조했다. 그렇게 책임지려 한다면 국회의원을 그만두는 것이 맞지 않나. 왜 최고위원직을 그만두나. 최고위원을 그만두는 것은 김무성 대표에 맞서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저는 김문수 혁신위원장도 이번에 대단히 정치적이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개헌에 대해서는 과거부터 김문수 위원장은 현 체제를 굉장히 옹호하는 입장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개헌문제가 이렇게 논란이 되고 있는데 본인이 연거푸 이야기하는 것은 정치적 입지를 위해서 했던 발언이다.

여권이 불안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이것이 김무성 대표가 주도하는 분위기에 제동을 건 것은 맞지만 지도부 자체가 교체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홍준표 대표 체제는 완전히 붕괴되면서 비대위 체제로 갔는데, 이번 경우에는 내부 권력투쟁관계이면서 청와대와의 대립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지도부 개편까지 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김무성 대표는 지금 이중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뚝심이 있는 사람이다, 또는 뒷심이 약한 사람이라는 두 가지 평가가 있다. 최근에 보면 항상 치고 나갔다가 살짝 뒤로 빼는 양상을 보여줬다.

지난번 대표 경선과정에서도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 문제를 강하게 지적했다가 하루, 이틀 뒤에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했다. 이번 개헌 문제도 역시 그런 것이라고 본다. 이것이 김무성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체제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정치적인 방식이라고 본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앞으로 김무성의 리더십은 본인이 그동안 했던 방식인 강온으로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 뚝심이라는 방향으로 다시 정비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김능구: ‘독불장군은 미래가 없다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이전에 이회창 총재한테 말했다. 87년 직선제 대통령 선거 이후에 현직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대표 또는 대선후보가 서로 부딪혀가지고 정권이 재창출이 된 케이스가 없는 것 같다. 대체로 부딪혔을 때는 오히려 패배하는 것으로 되어왔다. 김무성 대표는 보수정권재창출을 내걸고 보수혁신을 이야기하면서 당대표가 됐는데 지금 중요한 것은 김무성 대표보다는 박근혜 대통령이 김무성 체제를 못 견뎌한다는 부분들이 중요한 측면이라고 보인다. 김대표가 당선된 후 청와대에 가서 우리는 한배를 탔다고 말하는 등 공동운명체를 강조했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 동의하는 분들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적과의 동침으로 이런 부분들이 차후에 어떻게 될 것인가가 중요하다.

그때도 3개월 안에 김무성 체제는 무너질 것이라는 예상을 친박들이 했었는데 지금 100일이 지났고 여러 평가가 있지만 친박 내에서도 대체로 무난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무성 대표 측근은 김무성 대표의 상하이 개헌발언은 전혀 준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무성 특유의 가벼움이 기자들한테 말려버린 것이라 했다. 그렇지만 내부적으로는 계속 개헌에 대한 문제에 대해 상당한 논의가 되어 있을 것이란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상하이 개헌 발언이 박근혜 대통령 차원에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을 내린 것 같다.

윤두현 홍보수석이 실수라고 볼 수 없다고 했는데 윤 수석은 언론인 출신인데 그런 발언을 한 이유는 윗분의 지침을 받은 것이다. 방금 지적하신대로 김무성 체제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어떤 방식으로 관철 될 것인가 하는 부분이 중요하다. 김태호 의원은 나름대로 수를 읽고 승부수를 감행한 것이다. 김태호 의원이 경남도지사를 지냈는데 그때도 거창군수하다가 아무도 도지사 감으로 생각하지 않던 시점에 본인이 과감하게 도전해서 결국은 경남도지사를 했다. 승부사적인 기질이 다분히 있다. 현재 친박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바로 다음 대선에서 친박에 대선주자로 나설 사람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미리 협의되지는 않았지만 김태호 의원이 자신을 내던지면서 한번 뚫어 보겠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 청와대와 여당 내에서 겉으로는 평온하게 가더라도 내부 권력 투쟁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명식: 발단이 됐던 것은 역시 여당 대표의 개헌 발언이었다. 대통령이 지금 이 시기에 개헌논의는 적절치 않다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발생했다. 청와대의 그런 입장에도 불구하고 개헌문제에 대한 논의는 여야가 상당히 적극적인 부분들이 많다. 국회에서 개헌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 청와대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고 견제하려는 것은 지나친 것 아닌가하는 시각도 있는 것 같다.

 

황장수: 요즘 논의되고 있는 개헌 문제가 한 6, 7년 전부터 나왔던 다른 개헌 논의하고는 차원이 다르다고 본다. 그때는 4년 중임제를 해보자, 내각제를 해보자는 등으로 단임 대통령제의 단점을 보완하자는 순수성이 있었다. 요즘 논의되고 있는 국회 개헌 추진 모임은 사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퇴임을 대비해서 만든 것이다. 여야가 상당한 기간 서로 간에 물밑에서 의견 개진을 해왔다. 그리고 자신들에게 동의하는 학자들을 끌어들여서 상당한 논리를 세워놨다. 그 논리가 이원집정부제이다. 그래서 대통령은 국방, 외교만해서 형식적인 사람으로 하고 실질적으로 총리와 장관들은 국회에서 정하고 1, 2당이 연정으로 나눠가지자는 성격이 포함된 개헌 문제를 내놨다고 본다.

박근혜 대통령은 개헌에 대한 입장이 어떠한가. 201211월 초 안철수 의원이 문재인 의원과 단일화에 들어갈 즈음에 이재오, 심재철을 비롯해 친이 세력들이 다 들고 일어나서 임기를 16개월 단축하고 분권적 대통령제를 받으라고 말했다. 대선 막판에 친이 진영에서 들고 일어나서 굉장히 압박을 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이것을 안 받으면 당신을 도와줄 수 없다고 거의 협박 비슷한 압박을 했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은 4년 중임 개헌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개헌에 대한 압박 속에 4년 중임제를 이야기를 한 것이다.

자신의 대선에서 결정적인 시기에 재를 뿌리고 협박 수단으로 사용했기에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시각이 굉장히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이번에 국회에서 개헌 추진 모임 인원을 확대해서 154명이 됐고 그 다음에 CBS에서 여론조사를 했는데 231명이 찬성한다고 발표된 날, 박근혜 대통령이 이제 개헌 논의를 그만하라고 했다. 경제가 우선인데 개헌논의가 경제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라고 했다. 문민정부 이후에 어느 정권에서도 대통령이 당대표에게 이런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했을 때 거기에 대해서 정면으로 반론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중국에 가서 이원집정부제 개헌 발언을 했다.

김무성 대표가 개헌논의를 국감이후에 해야된다고 했더라면 파장이 불쾌하다 정도로 갔을텐데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한 부분은 작심을 하고 했고 그 배경에는 김무성 대표의 지나친 자신감이 있었다고 본다.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를 언급했는데 이것을 말을 꺼내는 순간, 시기하고 내용과 장소가 다 안 좋다는 결과가 나왔다. 지금 국회의원들이 유사 이래 가장 지탄을 받는 직업군이 되었고 세월호 이후 5개월 동안 놀고 먹었다는 부분에 대해서 국민들의 지탄이 하늘을 찌르는데 이 와중에 형식적인 대통령은 국민이 뽑고 실질적으로 국가를 이끌어갈 사람은 국회에서 뽑겠다고 하니까 이것은 여야가 야합해서 다 해먹자는 것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청와대에서는 이때가 개헌 논란을 차단하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한 것 같다.

이제 한쪽이 완전히 꺾일 때까지 여권 내부에서는 논의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김무성 대표가 사과했다고 해서 진정한 사과라고 보기 어렵다. 대통령과 당 대표간의 관계정립을 명확히 해놓고 가겠다는 청와대의 의지는 나름대로 서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김태호 최고위원이 후각이 발달된 특징을 가지고 냄새를 맡아보니까 판이 기울고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유창선: 김무성 대표의 개헌 논의가 순수해 보이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문제를 본인이 나서서 이야기하는 것 같은 성격이라고 본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오스트리아 이원집정부제해서 내가 대통령을 하고 그리고 야당 쪽에서 총리를 하는 등 연정을 제안하는 것이 될 텐데 야당 쪽도 대안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면 결국 여야 간에 담합을 하자는 취지로 이해된다. 순수해보이지는 않는데 청와대가 이렇게까지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사가 그렇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이다. 개헌에 대한 호불호 이전에 자신이 이야기한 것에 대해서 여당 대표가 정반대로 이야기하는 것을 좌시할 수 없고 권력에서 2인자를 허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아버지가 과거에 그랬듯이 그런 점은 상당히 유사하다. 내 정권하에서 2인자 행세를 감히 하려고 하느냐, 용인할 수 없다는 강한 경고 메시지가 나온 것으로 본다. 김무성 대표는 눈 밖에 완전히 난 것이라고 본다. 이제 더 이상은 안 된다고 완전히 정리를 한 것 같다. 그렇게 보면 앞으로 힘의 역학관계에 따라서 여러 가지 과정이 있을 것이다. 지금은 김무성 대표가 힘이 약하니까 청와대가 발끈해서 고개를 숙이는데 일단은 그런 식으로 갈 것이다.

그런데 정권 후반기로 가면 김무성이라는 정치인이 청와대에서 그렇게 했다고 해서 자신의 정치적인 야심을 접을 정치인은 아니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의 힘이 빠질 때를 기다려서 그때는 독자적인 운신을 다시 시도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양측 간의 갈등관계는 이후에 본격적으로 다시 부상할 수 있다고 본다. 김무성 대표의 개헌론이 순수하지 못했고 일종의 항명으로 비쳐졌다고 해도 여당 대표의 소신 발언인데 대통령이 여당 대표의 발언을 저런 식으로 누르는 것이 온당한 것인가 생각해본다. 개헌논의는 국회에서 할 수 있는 문제인데 대통령이 나서서 해라, 하지마라 나서는 모습이 정당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제왕적 대통령으로 스스로를 생각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김만흠: 대통령 중심제로 가느냐, 국회 중심제로 가느냐 이 문제를 논의하는 것인데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에 대한 입장을 후보 때와 비교해보면 후보 때도 개헌에 대한 의지가 없던 사람이다. 굳이 한다면 대통령 4년 중임제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럼 후보 때는 왜 나왔느냐 생각해보면 단임제 문제 때문에 나온 것이 아니라 제왕적 대통령제 논란이 계속되면서 정치개혁 방안의 하나로 나왔던 것이다. 유능한 대통령이 한번 하기에는 너무 짧고 무능한 대통령이 5년은 너무 길다는 논리에서 무엇인가 바꾸자는 취지였다.

이번에 황 소장이 잘 지적했는데 이전에 개헌 문제제기하고 다르냐, 저는 다르다고 보지 않는다. 제도의 개편이라는 것이 정치적인 전략이 개입되기 마련인데 그동안에 누적되면서 확산되었다고 보여진다. 야당은 현재 내부적으로 많은 문제들이 현재 대통령제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야당은 특히 정부권력구조개편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당에서는 이재오 의원을 중심으로 계속 논의를 해왔고 거기다가 박근혜 대통령의 지배체제를 보면서 현행 대통령제는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결과적으로 이런 논의가 누적되어 공감이 확산된 것이다.

이전에 당대표 경선 때 새누리당의 과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여당의 존재감은 무엇인가라는 이야기가 나왔고 서청원 후보, 김무성 후보 등이 약간의 온도차이가 있는 대응이 있었는데 그럼 이 시점에서 새누리당의 혁신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혁신의 동기가 분명하지 않다. 만약 이전의 연장선 속에서 이야기 한다면 진영대립의 문제, 여당 역할의 문제, 결국은 정부권력 구조 문제로 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라는 것이 여기저기서 쏟아졌고 그것을 김문수 혁신위원장에게 던져지니까 그것은 빼고 논의한다 이렇게 나오고 김무성 대표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김능구: 지금 당정청 관계에서 집권여당의 김무성 대표 파트너가 청와대 비서실장이 아니고 정무수석이라고 한다. 이 자체가 대통령이 청와대의 수석비서관과 동격으로 집권여당 대표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여러 차례 지적했던 제왕적 대통령으로서 박근혜 대통령의 근본적인 문제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 김무성 대표는 차기를 바라보는 정치인이다. 김영삼 대통령과 이회창 총재 관계에서 이 총재에게 세가 몰리면서 후보가 될 수밖에 없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당선의 1등공신이 김영삼이다는 말도 있었다. 그런데 현재 집권 2년차에 이런 문제가 벌어진 것은 지난 지방선거, 서울시장 경선, 그리고 국회의장 경선, 전당대회에서 지도부 선출에서 드러났듯이 지금 새누리당에서 친박이 무너진 것이다. 이것을 다 알고 있다. 서청원 의원은 누가 보더라도 박심이 실렸는데 비참하게 참패했다.

2016년 총선을 생각하면 아마 친박들은 잠이 오지 않을 것이다. 18대 총선 때 겪었던 아픔이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새누리당이 당을 새롭게 한다고 했을 때 대체로는 집권여당의 대통령이 당을 새롭게 하는데 현재 집권 2년차에 여당 대표가 당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보수혁신특위를 구성했다. 총선, 대선 당시 비대위를 구성하고 당을 이끌었던 대통령 입장에서 지금 뭐하자는 것이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저는 김무성을 중심으로 한 비박세력과 친박세력이 더 이상 양립할 수 없는 단계이고 그것을 2016년 가서 겪을 수는 없다고 판단을 한 것 같다.

그래서 여당의 재편도 한번 생각해 봐야한다. 지금까지 겨우겨우 왔던 새누리당 내의 문제가 임기 3년차를 맞이했을 때는 여당의 재편으로 까지 갈 정도로 서로의 골은 아주 깊게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같이 앉아서 죽느니 자기들도 힘이 있을 때 세게 나가는 것이고 이쪽도 마찬가지이다. 다행히 야당도 헤매니까 어떤 측면에서는 다당제의 출연도 생각해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앞으로 집권 여당 내부의 치열한 전투가 일어날 것이라고 봐야한다.

 

유창선: 지금 이야기하는 진짜 권력 투쟁이 아마도 집권 후반기 중에 있지 않겠나 생각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김무성이 차기에 안 된다고 사인을 다 내놨다. 김무성 대표가 그렇다고 그 꿈을 접을 리는 없다. 일단은 김무성 대표가 힘이 약하니까 엎드려 있다가 집권 후반기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약해졌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자기 목소리를 낼 것이다. 그러면서 독자적으로 운신을 해볼만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아마도 김무성 대표 입장에서는 결국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차기로 가기위해서는 당내 세를 규합해서 어떤 건이 있을 때, 과거에 김영삼 전 대통령이 차기를 얻기 위해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승부수를 던진 적이 있었듯이 어떤 사안을 놓고 힘겨루기를 해서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이기면 김무성 대표는 죽는 것이고 김무성 대표가 이기면 박근혜 대통령은 레임덕이 깊어지면서 김무성 대표는 앞으로 자신의 길을 갈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지금 이야기한 것처럼 새누리당의 분열의 가능성은 상당히 있다고 본다. 새누리당 내에서 급속도로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김만흠: 박근혜 대통령이 비대위를 통해 만들었던 당을 김무성 대표가 새로 만드는 것에 대해서 불쾌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 같다. 그 간판 위에서 대통령도 됐고 간판 안에서 써먹었던 김종인, 이상돈 등 이미지용 인사들은 이미 용도폐기 되지 않았나. 원내 의원의 압도적인 다수가 친박으로 돼있는데 앞으로 친박의 구심점이 없다보니까 사실상 급격하게 이완되는 상황이다. 최근에 홍문종 전 사무총장 정도가 힘이 있어 보이는데 김능구 대표가 그런 진단을 한 적이 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대통령에 맞서가지고 후보가 정권재창출에 성공한 적은 없다고 했지만 그 말도 맞기는 한데 결국은 정권 초·중반기에 대통령에게 맞섰던 사람들이 마지막에 대통령 후보가 됐다. 대통령하고 같이 갔던 사람이 대통령 후보가 됐던 것이 아니라 물론 막판에는 수동적이든 간에 같이 가야 대통령 후보가 되겠지만 대체로 대통령이 싫어했던 사람들이 대통령 후보가 됐다. 아까 김무성의 정치적 스타일을 어떻게 볼 것인가, 상반된 평가도 있다고 했는데 박근혜 대통령의 스타일에 적응하는 태도로 보인다.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김무성 대표는 맞서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황장수: 간단히 보면 박근혜 대통령이 평소 통치할 때 모습을 보면 판단이나 결정이 느리고 우유부단한 측면도 있고 인사부분에 실패한 측면도 있어서 장점이 부각되지 않았지만 어떤 특정 사안을 두고 부딪칠 때 박 대통령의 장점이 부각된다. 대통령이 되기 전에 정치적인 고비에서 부딪칠 때는 파괴력이 크게 나타나지만 오히려 대통령이 되고 난 다음에는 특징이 없어져 버렸는데 이제 이런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현존 정치인 중에서 단기적인 승부수와 파괴력, 근성은 가장 뛰어나다고 본다. 지금 여권은 비박이 싸움을 거는 시점과 장소와 내용이 굉장히 잘못됐고 이 부분에서는 이미 승부가 났다. 한국의 대통령이 힘을 휘두르려 한다면 하늘을 우러러 두렵지 않은 그런 국회의원은 별 문제가 안 되겠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기 때문에 발휘할 수 있는 힘은 엄청나다고 본다.

현재 새누리당 의원들은 어제 김태호 최고위원 사퇴 이후로 여러 가지 생각을 할 것이라고 본다.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가라는 고민을 해볼 것이다. 일단 청와대가 공개 경고를 하고 나서면서 여기서 승부를 걸겠다는 선전포고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는 싸움이 끝났고 언제, 어떻게 정리되는가라는 수순만 남았다.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김무성 대표가 공천권을 행사하고 개헌으로 가는 이런 행태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이 최근에 등장한 여론조사에서 39.6%의 지지율을 얻었는데 우연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다양하게 포섭, 분열되어 있는 여권의 국회의원들에 대한 경고, 그리고 김무성 대표는 여기서 꺾고 간다는 것,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다.

 

이명식: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지금 대통령 집권 2년차 하반기에서 내년에 집권 3년차로 넘어가는데 이 문제는 내년에 선거가 없고 집권 3년차에 대통령이 국가적 과제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연관이 있다고 본다. 여야 각 정치세력이나 차기를 보는 사람은 그만큼 행보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다. 새정치연합은 최근에 문희상 비대위 체제에서 이전에 보이던 난맥상은 좀 잠복한 것 아닌가 봐지고 현재 조강특위가 진행되고 한편으로는 내년 전대를 앞두고 전대 주자들의 발걸음이 바빠지는 상황이 아닌가 보는데 새정치연합 상황을 짚고 갔으면 한다.

 

유창선: 새정치연합은 지금 문희상 비대위 출범 이후 안하는 것도 없고 하는 것도 없는 그런 상태라 생각된다. 일단 최악의 상황은 면한 것이다. 당이 분열돼서 쪼개질지 모르는 최악의 위기 상황이었는데 어쨌든 불은 끄고 수습을 한 것이다. 이제는 조금 조용해졌으니까 수습은 이제 된 것인데 문제는 이대로 가면 새정치연합은 과거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었던 그 상태로 계속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을 변화시키거나 당의 여러 가지 혁신을 가져온다던가 이런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논의 자체가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새정치연합이 내부적으로 조용한 상태인 것은 변화의 시도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은 비대위의 정치적인 한계라고 본다. 또한 새정치연합 리더들의 정치적인 한계라고 본다.

계파 수장급 인사들이 모였으면 그에 걸맞는 큰 틀의 변화 모습이 있어야 하는데 선제적인 자신의 결단, 의지 같은 것이 없었다. 나부터 계파를 안 하겠다는 이야기를 아무도 꺼내지 않고 자신들의 기득권은 그대로 유지하고 계속 가겠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게 보면 새정치연합은 지금까지 안고 있었던 문제들을 그대로 안고서 계속 가게 되면 결국 내년에 당권을 잡는 사람에게 그 과제가 그대로 넘어가는데 지금으로 봐서는 누가 당권을 잡든지 간에 달라질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상태라면 새정치연합의 앞길은 상당히 비관적이지 않겠느냐 생각된다. 2016년 총선이 다가오는데 이렇게 추락한 지지율이 과연 회복이 가능할 것인가, 그러면 새 당권을 잡는 사람은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낼 수 있겠는가, 여러 가지 상태로 내년으로 들어가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김만흠: 정기국회가 세월호 특별법 때문에 여러 가지 논란이 된 끝에 진행이 돼서 관심이 거기에 쏠리는 측면이 있다. 또한 지역위원장 구성에 있어서 당의 기반 세력을 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치열한 권력 투쟁이 있을 것이다. 정대철 고문을 중심으로 해서 구당모임이 있는데 이 역시도 전대를 통해 결론이 났을 때 판단을 하겠다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제가 그런 지적을 한두 번 했지만 새누리당에서 4대강 사업을 앞장서서 했던 사람을 당의 중심에 세울 수 없다. 그런데 지금까지 새정치연합은 과거에 실패했던 사람을 전면에 내세우는 그런 모습이 계속 있어 왔는데 과연 이번에도 극복할 것인가가 과제이다. 만약 그런 사례가 반복된다면 전대이후에 야당의 분열로 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황장수: 야당으로서는 조강특위나 전대룰을 만드는 과정에서 내분이 생길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특히 특성상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 확보하려 할 것이고 조강특위에서 자기 쪽 사람들을 최대한 많이 넣으려고 할 것이다. 당장 조강특위에 들어가 있는 비례 대표 두사람이 본인들 지역을 신청했다는 문제들이 나오고 있지 않나. 야당이 개헌 논의에 대해 적극적인 것은 여권내분을 부추기는 효과도 있고 또 야당 내부의 분열을 약화시키는 부분도 있다. 내년에 야당의 비주류나 온건파 이런 사람들이 조강특위나 전대룰에 불만을 품고 만약 이탈을 하려고 하더라도 개헌 국면에서는 정치적으로 낙동강이 오리알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어쨌든 친노 중심으로 조강특위 구성과 전대룰을 만드는 것은 성공할 것 같다. 문제는 누가 야당 내부에 분열적인 요소로 힘을 가지고 있느냐 인데 박원순 서울시장이라고 본다. 문재인 의원이 온오프라인 네트워크 정당을 만든다고 주장하니까 박원순 시장은 아예 완전 오픈프라이머리 수준으로 한발 더 나아갔다. 그 부분은 박원순 시장이 중도 온건층까지 포함하면 완전히 개방했을 때 자기에 대한 지지가 더 높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문재인 의원이 당대표가 되어서 공천까지 할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의원이 당대표가 못된다면 대권에서 멀어질 것이라고 본다. 반드시 당대표로 나올 것이고 당대표가 돼서 1년 정도를 끌고 가고 공천까지 성공한다면 박원순 시장은 대권에서 조금 멀어질 수 있다. 이번에 국감에서 오히려 새정치연합 국회의원들이 박 시장을 공격했던 일도 있었다. 다른 진영에서 박시장의 대선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한다고 봤을 때 새정치연합 내부에 중도·온건 의원들과 더불어서 박 시장이 정치새판 짜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1년 이상이 남아있기 때문에 분열됐다하더라도 두 당이 서로 견주어서 호남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다시 합당하면 된다.

그것은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것이지 근본적인 분열이라고 보는 야권 지지자들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박 시장의 선택이 중요할 것이라고 보고 안철수 의원이 대권주자로서 거의 힘이 빠졌는데 안 의원이 박원순 시장측에 가세를 한다고 하면 시너지 효과는 충분히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능구: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의 비대위 구성은 지난 민주통합당을 실질적으로 만들었고 이끌었던 이른바 9인회 등이 전면에 나선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이 총선 대선 패배에 대해 분석했을 때 모아지는 공통적인 패인은 계파주의다. 이 문제가 사실상 문제의 핵심이다. 이 문제를 해결할 능력과 의사가 있느냐는 부분에서 정치인들이 자기 생명을 유지하는 문제와맞딱뜨리게 되어있다. 친노 계파를 부정하는 사람부터 시작해서 광범위하게 있다. 계파주의로서 친노가 작동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작동하지 않는데 청산이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자체적으로 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보고 그런 차원에서 오히려 현재의 조강특위라든지 당원 확충이라는 문제 등에서 많은 사람들이 2012년 총선, 대선의 악몽이 떠올릴 것이다.

내년 초 전당대회에서 룰을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부딪히겠지만 야당은 현재의 의석을 계속 유지하느냐, 아니면 2017년도에 정권 교체를 할 것인가 선택을 해야 한다. 2016년 총선에서의 의석이 아니라 2017년 대선 승리를 선택한다면 야당은 창조적 파괴를 해야 한다. 그래서 아까 이야기했던 박원순, 안철수, 중도·온건 세력 이런 부분들이 세력을 이루고 친노를 중심으로 세력을 이뤄서 당당하게 국민들한테 자기의 노선과 정책을 심판받아야한다고 생각한다. 그 속에서 2017년을 맞이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양쪽이 같이 있으면 항상 잘못되고 비난과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몇몇 사람이 잘하더라도 그렇지 않은 부분도 언제든지 존재하는 것이고 또 야당의 스펙트럼이 넓다 보니까 대체 누구 편인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고 그래서 야당의 고정 지지층들이 무너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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