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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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관계, 중일관계 등 한반도 주변정세 변화 조짐   

박근혜 대통령이 10월 10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참석하고 이어서 12∼13일 미얀마에서 개최되는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와 15∼16일 호주에서 개최되는 G20정상회의에 잇달아 참석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이 기간 중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회담을 갖기로 확정되었으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가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과 미국 정상들과의 회담에서 북핵 문제 등 외교안보 현안과 경제현안 등에서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한반도 주변정세가 미묘한 변화의 기류는 나타내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들 정상과의 만남은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8일 북한이 미국인 억류자 2명을 석방하면서 북미대화의 최대 걸림돌이 제거되었고 중국과 일본 간에도 외교장관 회담이 개최되는 등 한반도 주변정세는 변화의 기류를 보이고 있다. 북한이 억류했던 미국인들이 석방되는 과정에서 미국 정보기관의 최고책임자라 할 수 있는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DNI)이 미국 대통령 특사로 파견되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서한을 가지고 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수의 북한 전문가들이 북한의 억류자 석방과 클래퍼 국장의 방북으로 곧바로 북미대화나 6자회담이 재개되지는 않을 것이라 보고 있지만 북한 핵문제 등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대화 재개의 분위기 조성에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영토문제와 역사 인식 문제 등으로 첨예한 갈등을 빚어오던 중국과 일본 간에도 중국의 APEC 개최 등을 계기로 지난 8일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양국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조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는 대북관계에서 미국과는 보조를 맞추어 왔지만 일본과는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를 둘러싼 갈등을 빚어오면서 중국과 인식을 함께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북미관계가 대화국면으로 접어들고 중일관계도 정상화로 나아가는 변화 기류에 대해 우리 정부가 부정적 시각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우리 정부가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외교의 지평을 넓혀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할 것이다.  

남북관계에서 돌파구를 찾는 적극성 보여야 

박근혜 대통령이 다자간 외교무대에서 국익을 지키고 외교적 지평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이러한 시점에서 중요하고 바람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지난 10월 30일 개최키로 예정되었던 대북 삐라 살포 문제 등으로 2차 남북고위급 회담이 무산되면서 남북관계는 한 치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국제 외교무대에서 주도력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미국과 중국 양 강대국이 깊숙이 관여되어 있는 한반도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주체적으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평화를 유지하면서 주변국들과의 관계에서 외교적 교섭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도 남북 간에 대화 노력은 필수적이라 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DMZ에 평화생태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지만 이 또한 남북한 당국 간의 대화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공염불에 불과하며 군사적 긴장과 대치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신뢰프로세스 구축은 불가능할 것이다. 한반도 주변국들 사이에 양자 간 대화들이 활발해지는 조건이 조성될수록 남북관계에서도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아나가야만 그 힘을 지렛대로 외교적 교섭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는 이념이 아니라 국익에 따라 얼마든지 유연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이고 한반도 주변국가들도 각자의 국익을 챙기기 위해 치열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이 시점에서 우리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외교적 교섭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남북관계에서 능동적인 변화를 모색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한 내부에서부터 불필요한 분열과 대립을 조장하는 이념갈등을 부추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대화의 상대방인 북측을 향해서도 전단 살포 등의 자극적인 행위를 중단하고 대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남북한 간에 모든 대화가 단절된 상태에서 한반도 주변국 상호 간에 활발한 접촉과 대화가 진행된다면 우리가 국제 외교무대에서 설 자리를 잃거나 주어진 상황에 뒤따라 갈 수밖에 없는 수동적인 처지에 놓일 수도 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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