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점 3곳 전소, 7곳 파손·약탈…"한인 상점만 표적 아니다"

(연합뉴스) "8월 때보다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추수감사절이 우리에겐 대목인데 참…." 

지난 8월에 이어 또다시 소요 사태가 일어난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 시에서 '뷰티 서플라이'(미용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곳) 업체 한인연합회장으로 활동하는 이수룡(47)씨는 26일(현지시간) 기자를 만나자마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이 회장은 "지금까지 총 9곳의 한인 뷰티숍이 약탈과 방화 등으로 피해를 봤다"며 "한 곳은 완전히 전소했다"고 전했다. 

 
퍼거슨 지역에서 있는 한인 상점은 약 20개.

뷰티숍 1곳과 휴대전화 가게 2곳 등 웨스트 플로리샌트 거리에 있던 세 곳의 한인 가게는 지난 24일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의 경관 불기소 결정 이후 분노한 시위대의 폭력 시위로 불에 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현재 이 거리는 경찰 당국에 의해 완전히 봉쇄돼 접근할 수 없다.

나머지 뷰티숍 7곳도 창문이 파괴되고 물건을 약탈당하는 등 크고 작은 손실을 봤다.

이 회장은 "불에 타 없어진 가게 한 곳의 피해액만도 70만 달러로 추정한다"며 "전체 뷰티숍 회원 가게의 피해액은 최소 200만 달러 이상"이라고 말했다.

피해 상점 업주 중에서는 보험에 들지 않아 한 푼도 건지지 못하는 딱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 

가발, 구두 등 미용과 패션 관련 제품을 취급하는 뷰티숍은 흑인 여성이 단골손님이다.

이 회장은 "뷰티숍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추수감사절 연휴를 대목으로 삼고 평소보다 많은 매상을 기대한다"며 "그러나 예상치 못한 사태로 지금 다들 한숨만 쉬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퍼거슨 사태 양상이 지난 1992년 로스앤젤레스 흑인 폭동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당시 로스앤젤레스 폭동이 한인 상점을 주된 공격 목표로 삼았다면 퍼거슨에서는 여러 상점이 약탈 등 피해를 당한 와중에 우리도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내 곳곳을 돌아보며 한인 뷰티숍의 피해를 파악한 이 회장은 "그래도 많은 동포가 비관하지 않고 '살다 보면 이런 일이 있고 다시 시작하겠다'며 힘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주 방위군의 증파와 경찰의 강력한 진압으로 시위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으나 이 회장은 아직 안심하기에 이르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현재 시위가 웨스트 플로리샌트 거리 등 북부 카운티 뿐아니라 남부 카운티에서도 산발적으로 진행 중"이라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탈 시위대 중 일부가 '이번에는 이 가게를 털자'라며 군중을 모을 수도 있기 때문에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 대비를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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