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의혹’ 파문은 축소, ‘종북’ 이슈는 집중 부각

사진 출처 새누리당 홈페이지
▲ 사진 출처 새누리당 홈페이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파문이 문건 유출 혐의로 수사를 받던 서울지방경찰청 최모 경위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더욱더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비선실세로 지목된 정윤회씨가 최근 검찰에 출석해 밤늦게까지 고강도 조사를 받은데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회장도 지난 15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온 나라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파문으로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는 관련 의혹을 담고 있는 청와대 문건을 “찌라시”라고 규정해 야당으로부터 파문을 축소, 은폐하고 검찰수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비박계 의원 몇몇을 제외하고는 한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태까지 발생한 이번 파문에 대해 제대로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도 많지 않다. 청와대의 자기 성찰과 쇄신책 마련을 촉구하기보다는 이번 파문을 축소하며 야당의 한낱 정치공세 소재로 치부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적극 옹호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특히 정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처했을 때마다 국면 전환용으로 이용해온 ‘종북몰이’카드를 또다시 꺼내들고 ‘박근혜 지키기’에 나선 모양새다.

국면전환용 종북몰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선두에 선 분위기다. 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최모 경위가 숨진 사건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내보이지 않은 채 재미교포 신은미씨의 ‘토크 콘서트’를 ‘종북 콘서트’라며 직접 공격을 펼쳤다.

박 대통령은 “소위 종북 콘서트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우려스러운 수준에 달하고 있다”며 “몇 번의 북한 방문 경험이 있는 일부 인사들이 북한 주민들의 처참한 생활상이나 인권침해 등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자신들의 일부 편향된 경험을 북한 실상인양 왜곡과장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정은 정권 십상시, 내시” “대한민국 종북콘서트로 떠들썩” 주장 난무

새누리당 내에서도 청와대와 보조를 맞춘 듯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 3주기를 맞아 16일 김대중평화센터 이희호 이사장 명의의 조화를 전달하러 북한 개성을 방문한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과 ‘종북논란’에 휩싸인 재미동포 신은미씨를 매개로 강도 높은 ‘종북몰이’ 발언들이 터져나오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16일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박지원 의원에 대해 “사실까지 왜곡하면서 통합진보당 해산 반대를 하고, 북한인권법 저지가 가장 자랑스럽다, 그러니까 발언 수위로 보면 거의 남자 신은미 수준”이라며 “그러니까 신은미가 북한의 여자 대변인이라고 하면 박지원은 거의 북한 정권의 남자 대변인인 것 같이 이야기, 그런 수준의 발언들을 여태까지 쏟아내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전날에도 국회에서 열린 당 소속 초·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 회의에서 “박 의원이 여태까지 발언한 것을 보면 거의 김정은 정권 십상시, 내시 역할 비슷하게 한 사람”이라고 원색적 비난을 가했다.

이장우 원내대변인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박 의원을 조선 시대에 동지를 전후해 명나라와 청나라에 조공을 바치러 파견하던 사신인 '동지사'라 칭하며 "정부 당국끼리 하는 외교도 아닌데, 옛날 조공 바치듯 (북한에) 갔다"며 "박 의원은 북한 당국엔 관심이 많고, 북한 주민의 인권 같은 것에는 반대하면서 북한에서 동지사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또 “과거 대북송금으로 사법처리된 분이고 국내에서는 국정농단이니 하면서 있지도 않은 일들을 확대 재생산해 국내 정치를 혼란에 빠트리는 분이 북에는 관대하고 또 특별히 가서 전달하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저는 우리 정부에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통일부에서 방북을 허락하는 것 자체가 주적 개념과 김정은의 여러 가지 행태를 보면서 그런 것들이 완화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야당의 중진의원이 수시로 북한을 드나들면서 과연 그분이 갖고자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굉장히 궁금하다”며 “한편으로는 북한정권에 이용당하지 않느냐는 여러 가지 의혹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태 의원은 전날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 “정윤회 사건을 접하면서 '야당, 또 거짓 선동 시작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주장한 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면 대통령을 중상모략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정당(통합진보당 지칭)에까지 손을 뻗는 게 우리나라 제1야당의 현주소다. 이러니 '종북숙주'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DJ(김대중 전 대통령) 5주기 때도 북한에 가서 (조화를) 받아왔는데, 국회의원이 김정일·김정은의 조화 배달 심부름꾼이냐"고 비꼬았다.

김 의원은 또 '황선·신은미 토크콘서트'를 언급하며 “대한민국은 '종북 콘서트'로 떠들썩하다”며 “북한이 지상낙원이라고 하는 '종북녀'들이 전국을 돌면서 민심을 어지럽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오전 현안 브리핑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야당에 대해 비난하고, 청와대 지키기를 자청했다”며 “해묵은 색깔론에 원색적인 막말과 비난이 난무했다. 긴급현안질의에 나선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강력한 유감을 표하는 바이다”라고 밝혔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