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식 참석…주요국 정상들과 함께 초청"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5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초청했다고 크렘린궁 대변인이 19일(현지시간) 밝혔다.  

김 제1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게 되면 2011년 북한 최고 권력자에 오른 후 첫 외국 방문이 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김 제1위원장에게 2차대전 승전 기념식 참석을 요청하는 초청장이 발송됐는지를 묻는 이타르타스 통신의 질문에 "그런 초청장이 발송됐다"고 확인했다. 페스코프 비서는 그러나 더 상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모스크바 외교 소식통은 "김 제1위원장에게 2차대전 승전 기념식에 참석해달라는 초청장이 발송된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하면서 "그러나 북한에만 특별히 초청장을 보낸 것이 아니라 한반도 주변국들을 포함한 세계 주요국과 2차 대전 관련국들 모두에 보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이미 몇 개월 전에 러시아가 여러 나라에 한꺼번에 초청장을 발송했으며 한국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보냈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러시아의 초청을 받아들여 실제 승전 기념식에 참석할지는 마지막 순간이 돼봐야 알 것"이라며 "지금 그가 올지 안 올지를 예측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매년 5월 9일 나치 독일을 무찌르고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날을 기념하고 있다. 10년 단위의 '꺾어지는 해'처럼 주요 연도 기념식에는 여러 외국 정상들이 초청된다.

2005년 60주년 기념식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고이즈미 일본 총리 등 53개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도 참석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도 초청받았지만 참석하지는 않았다.  

김 제1위원장의 참석 가능성과 관련, 일부 전문가들은 역대 북한 지도자들이 다자 행사에 참석한 적이 없고, 중국에 앞서 러시아를 찾는 것이 관례를 깨는 파격이란 점에서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모스크바의 또다른 외교 소식통은 "북한 지도자로서 취임 후 처음으로 혈맹인 중국을 방문하던 관례를 깨고 러시아를 먼저 찾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러시아 전승 기념식 참석은 양자회담이 아니라 다자 행사 참석이기 때문에 김 제1위원장에게 부담이 덜 할 수 있다"면서 성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동시에 김 제1위원장이 5월 9일 승전기념식 이후 별도로 러시아를 찾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러시아와 북한은 지난달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김 제1위원장의 특사로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양국 정상회담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의 김정은 초청은 각각 우크라이나 사태와 핵개발 문제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양국이 상호 이익을 위해 우호적 협력관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거부권을 가진 러시아로부터 인권·핵 문제 등에 대한 지원을 받기를 바라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극동 개발과 연계된 남·북·러 3각 협력 사업 실현과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확대에 관심을 갖고 있다.  

양국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러시아산 가스의 한국 수출을 위한 북한 경유 가스관 건설 문제, 나진-하산 구간 철도 개보수로 가속도가 붙은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 사업 등이 중점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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