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화법 있어도 정치의식구조가 후진적이면 담아낼 수 없어”

사진: 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 사진: 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경북 군위군의성군청송군, 재선)은 18일, 국회가 12년 만에 내년도예산안을 법정기한 내 처리한 뒷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의 지도력이 돋보이는 면이 보였다”고 찬사를 보냈다.

당 원내수석부대표로 대야협상 최전선에 서있는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에서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와 가진 ‘정국진단 인터뷰’를 통해 “국회선진화법이 눈 시퍼렇게 살아있어도 정치의식구조가 후진적이면 그것을 지키고 담아 낼 수가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협상이라는 과정은 우리와 상대가 서로 필요한 것은 지키고 덜 필요한건 내주는 과정”이라며 “여야가 그런 과정을 거쳐 이번에 좋은 민주주의 정치의 선진화 전범을 보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 의원은 “야당의 우윤근 원내대표, 백재현 정책위의장, 안규백 원내수석 모두가 정말 훌륭한 분들”이라며 “이분들은 현재 야당의 시스템이나 사고방식에서 상당히 합리적으로 운영하려고 노력하는 분들로 그런 과정을 이번 예산국회에서 많이 보여주셨다”고 극찬했다.

다만 “그런 마음을 가지신 분들이 야당 내 다수가 돼야 하는데, 비교적 소수라는 점이 문제인 것 같다”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하는 관련 인터뷰 내용이다.

-올해는 세월호 참사도 있었지만, 12년 만에 새해 예산안이 법정기일에 맞춰 처리되기도 했다. 협상과 타협을 정치의 본질이라고 하는데, 이번에 여의도 국회가 보여준 것 같다. 국회 선진화법 때문이라는 말도 있지만 여야 원내지도부들의 노력의 성과 아니겠는가.

아무리 국회선진화법이 눈 시퍼렇게 살아있어도 정치의식구조가 후진적이면 그것을 지키고 담아 낼 수가 없다. 또 선진화법에 의해 야당이 여당의 예산안 단독처리를 유도하고 우리도 단독처리를 해야겠다고 나섰다면 정말 국민 눈에는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을 것인데 다행히 여야가 협상을 잘해서 예산안을 정시에 처리하는 정상적인 처리 과정을 이번에 밟았다.

지난 2002년도에 예산안이 한 번 법정시한에 맞춰 처리가 됐지만, 그건 대선을 앞두고 있었다는 특수한 측면이 크다. 당시 우리가 야당이긴 했지만 거의 3분의 2에 육박하는 다수였기에 예산안의 조속한 처리가 가능했다. 그 이전을 따지면 그렇게 이런 사례를 찾아보기가 힘들기에, 우리 헌정사상 제대로 여야가 예산안을 합의해 처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그 동안은 여당의원의 수가 너무 많거나, 또 직권상정을 통해 그냥 처리해버리기도 했지만, 이번엔 여야가 합의해 제 때에 처리했다. 그 협상이라는 과정은 우리와 상대가 서로 필요한 것은 지키고 덜 필요한건 내주는 과정인데, 여야가 그런 과정을 거쳐 이번에 좋은 민주주의 정치의 선진화 전범을 보인 것 같다.

-새정치민주연합 쪽에도 일부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방금 말씀하셨지만, 여당의 단독처리를 유도하고 투쟁해봤자 큰 성과는 없고 욕만 먹는다는, 그런 부분들 속에서 반성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야당 의원들로 부터 듣기도 했다. 야당 쪽에서도 이번 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정말 노력했다고 하던데, 협상파트너인 야당을 어떻게 평가하고 싶나.

야당의 우윤근 원내대표, 백재현 정책위의장, 안규백 원내수석 모두가 정말 훌륭한 분들이다. 특히 우 원내내표는 인간적, 인격적으로 흠모하는 입장인데 이분들은 현재 야당의 시스템이나 사고방식에서 상당히 합리적으로 운영하려고 노력하는 분들이다. 그런 과정을 이번 예산국회에서 많이 보여주셨다.

특히 우리 안규백 원내수석과 저는 어떤 내용이든 쉽게 협의하고 의견일치를 보고 있다. 단지 조금 걱정은 그런 마음을 가지신 분들이 야당 내 다수가 돼야 하는데, 비교적 소수라는 점이 문제인 것 같다. 그렇지만 야당 지도부의 지도력이 이번에 돋보이는 면이 보였다.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누리예산 파동’이 있었고, 김 의원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뛰어넘는 왕수석이라는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초강경 핵심친박’이라고 언론에 비쳐졌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은 내용이 전혀 잘못 알려진 것들이 많다. 그때 바로 이방에서 저와 안규백 수석이 그 문제를 두고 논의했는데, 당시 누리과정 예산을 두고 야당 측과 협상하던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우리 당 의원들이 ‘야당과 협상이 안 된다. 주장이 워낙 터무니없다. 당 지도부가 나서서 협상해 달라’고 했고, 야당 측도 마찬가지 입장이었다.

그래서 저와 안 수석에게 협상권이 넘어왔고, 충분한 협의를 통해 거의 협상이 끝난 상황이었다. 그래서 협의된 대로 처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데, 갑자기 전혀 상관없이 협상 당사자가 아닌 분들이 이야기를 했을 뿐만 아니라, 야당은 실질적으로 전혀 합의되지 않았는데 ‘황 부총리와 합의를 했다’고 마치 합의된 것처럼 언론에 공개하고 여당 지도부를 공격하는 과정이 있었다.

황 부총리에 대한 발언부분은 언론인들과의 대화에서 ‘원내수석이 지금 교육부 장관과 여야 간사 간 합의한 내용을 거부한 것은 월권이 아니냐’고 물었고, 그래서 저는 ‘그게 아니라 (협상권도 없는데) 합의했다고 하는 분들이 월권이다. 협상권한은 우리에게 넘어왔다’고 설명했는데, 그걸 뚝 잘라서 ‘황 장관이 월권했다’고 기사를 내 저를 아주 버르장머리 없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그럼 황우여 부총리에게 사과할 일도 아니었겠다.

사실 황 부총리와는 그 이틀 후에 조찬이 예정돼 있었다. 식사를 하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 그 문제에 대해 황 부총리가 오해하시거나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사실 황 부총리께서 우리 당의 대표를 하실 때 제가 그 밑에서 당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았고, 황 부총리가 저를 많이 아껴주셨다. 그래서 둘 사이에 무슨 문제는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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