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해산 결정은 민주주의에 대한 사형선고”

사진제공: 통합진보당
▲ 사진제공: 통합진보당
통합진보당의 해산에 반대하는 진보성향 시민·사회단체들은 20일, 박근혜 정권과 헌법재판소의 정당해산 결정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한국진보연대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시민과 관계자 1500여명(경찰 추산 800여명)과 함께 ‘민주수호 국민대회’를 열고 “진보당 해산결정은 민주주의에 대한 사형선고이자 정부의 공안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이정희 진보당 전 대표와 오병윤 전 원내대표, 의원직을 상실한 김미희·김재연·이상규 전 의원, 민병렬 전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고, 시민사회에서도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를 비롯해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정진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소장 등의 모습도 보였다.

또한 행사장에는 ‘민주주의 사망’을 뜻하는 ‘꽃상여’가 놓여 졌고, 행사장 주위에는 ‘유신독재부활 저지하자’, ‘민주주의 사형선고 규탄한다’ 등의 내용이 적힌 만장이 설치됐다. 여기에 참가자들은 ‘민주주의 사형선고 박근혜 정권 퇴진’, ‘근조 민주주의’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무대에 오른 이정희 전 대표는 “앞으로 다른 세상을 꿈꿀 자유, 나의 생각을 표현할 자유, 모여서 행동할 권리 등을 하나하나 빼앗기게 되고 조금이라도 정권을 비판하면 종북세력으로 낙인찍히고 배제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전 대표는 “박근혜 정권은 당선 2주년인 어제 모든 반대 세력을 압살하는데 성공했다 생각하겠지만 진보정치는 포기되지 않을 것이고 민주주의를 향한 더 큰 행진이 시작될 것”이라며 “진보당은 독재정권에 의해 해산 당했지만 노동자와 농민과 함께했던 진보정치는 살아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도 “박근혜 정권이 진보당 해산심판을 청구하고 헌재가 이를 선고한 숨은 목적은 청와대 비선실세의 국정 농단의 진상을 은폐하려는 것”이라며 “범죄행위를 덮고 물타기하기 위해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공동대표는 “국가정보원과 국가기관에 의한 총체적 부정관권선거와 비선 실세의 국정농단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국민들과 함께 무너진 대한민국의 진보정치를 위해서 함께 싸우자”고 촉구했다.

행사를 마치고 참가자들은 ‘민주주의 사망 선고, 박근혜 독재 퇴진’이라는 문구가 붙은 꽃상여를 들고 청계광장에서 광교, 보신각, 을지로2가를 거쳐 서울광장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전날 법무부가 진보당 해산에 반대하는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했지만 이날 경찰은 집회 강제해산 시도를 하지 않았고 집회와 행진 전 과정은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한편 진보단체들은 오는 22일 각계 원로 인사들이 참여하는 원탁회의를 열고, 23일에는 ‘진보당 해산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어 27일에도 전국적인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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