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도행역시(倒行逆施)’, 박근혜정부 1,2년차 국정 비판

우리나라 교수들이 2014년 한해를 규정하는 사자성어로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일컫는다는 지록위마(指鹿爲馬)’를 선정했다. 올 한해 한국사회가 옳고 그름이 크게 뒤바뀌었고 국정 또한 몹시 혼란스러웠다는 평가를 담은 것이다.

교수신문은 지난 817일 전국의 교수 724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27.8%(201)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지록위마를 선택했다고 21일 밝혔다. 교수들은 지난해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는 뜻의 도행역시(倒行逆施)2013년의 사자성어로 뽑은데 이은 것으로 박근혜 정부 1, 2년차 국정에 강한 비판의식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록위마사자성어의 배경의 진시황이 죽고 2세인 호해가 황제였던 시절, 권신이었던 조고가 반란을 일으키기 전에 다른 신하들이 자기 말을 들을지 시험하기 위해 말을 가리켜 사슴이라고 한 고사에서 유래됐다. 처음에는 윗사람을 농락하는 것을 일컫는 뜻이었으나 지금은 흑백이 뒤바뀌고 사실이 호도되는 것을 일컫는 말로 쓰인다.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곽복선 경성대 중국통상학과 교수는 “2014년은 수많은 사슴들이 말로 바뀐 한 해였다온갖 거짓이 진실인양 우리사회를 강타했다. 사회 어느 구석에서도 말의 진짜 모습은 볼 수 없었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구사회 선문대 국어국문과 교수도 이 사자성어 선정배경에 대해 세월호 참사, 정윤회의 국정 개입 사건 등을 보면 정부가 사건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지록위마에 이어 합리성을 무시하고 억지로 적용한다는 뜻의 삭족적리(削足適履)’23.5%(170)2위였으며 3위와 4위는 세월호 참사를 나타내는 사자성어가 꼽혔다. ‘지극한 아픔에 마음이 있는데 시간은 많지 않고 할 일은 많다는 의미의 지통재심(至痛在心)’20.3%(147)3, ‘세상에 이런 참혹한 일은 없다는 뜻의 참불인도(慘不忍睹)’20.2%(146)의 선택을 받아 4위에 올랐다.

교수들의 올 한해를 규정하는 사자성어인 지록위마는 지난 912일 법원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대선개입사건 판결에서 선거법 무죄를 선고하자 김동진 수원지방법원 부장판사가 이를 지록위마의 판결이라는 글을 올려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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