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창간15주년 특별인터뷰> 민관이 손 맞잡은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

사진 = 이은재 기자
▲ 사진 = 이은재 기자

 

   이낙연 지사는 지난 1월 15일 오후 전남도청 도지사실에서 본지 김능구 대표와 가진 <폴리뉴스 창간 15주년 폴리피플 창간 6주년 특집, ‘대한민국 길을 묻는다’> 특별인터뷰에서 “2,219개의 섬과 아름다운 경치는 전라남도의 자랑”이라고 강조하며 “민선 6기 브랜드 시책인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과 ‘숲 속의 전남’ 만들기 사업”을 “주민들의 역량을 키우고 주민들이 함께하는 사업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지사는 작년 4월 진도 앞바다에서 벌어진 세월호 참사에 대해 “특히 진도 군민들께서 국민적 슬픔의 완화를 위해 생활의 불편과 손해를 감수하셨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추모공원 조성을 위한 조사용역이 올해 예산에 반영되어 있다. 내년쯤에는 설계와 착공에 들어가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선거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던 버스 없는 농촌을 잇는 100원 택시 공약에 대해서는 “어르신들 만족도가 특히 높다. 꼭 필요한 경우에만 택시를 이용하셔서 생각했던 것 만큼 지자체 예산이 많이 들어가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낙연 전남지사와의 일문일답이다.

 

“나무를 심고 섬을 가꾸는 일, 주민참여는 필수적”

- 2015년 새해가 밝았다. 1월 7일 10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주제는 ‘가고 싶은 섬, 숲속의 전남’이었다. 전남의 브랜드 가치를 이 방향으로 가고 싶다고 잡았다. 특히 주민 참여를 강조했다.

  전남에는 섬이 2,219개가 있다. 그중에 유인도가 280여개이고 나머지는 무인도다. 이것은 다른 시도가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올 수 없는 전남만의 자랑이고 자산이다. 민선 6기 브랜드 시책인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은 원래 갖고 있는 섬들의 매력을 더해 힐링의 공간으로 만들고, 주민들에게는 정주여건을 개선해드리는 게 목적이다. 섬에 오시는 분들에게 가능하다면 귀어·귀촌 체험이나 아름다운 자연속에 휴식과 치유의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또 다른 브랜드 시책인 '숲 속의 전남' 만들기는 숲을 통해 경치를 아름답게 가꾸는 한편 소득이 보장되는 숲을 만들자는 것이다. 나무는 너무 흔해서 가볍게 보기 쉽다. 그러나 조물주가 만든 피조물 중 가장 잘 만들어진 것이 나무라고 생각한다. 특히 고령화시대에는 숲에서 나는 것들의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 견과류, 항산화 물질, 갱년기 장애를 늦춰주는 물질 등을 얻어 소득을 만들고, 경관을 좋게 하는 나무를 심자는 것이다. 생활주변의 자투리땅과 유휴지, 도로와 철도역 주변, 나들목, 산업단지와 농공단지, 신도시에는 주변의 경관과 어울리는 나무를 심고, 간척지나 시유지나 구유지 등의 공유지, 야산, 한계농지에는 돈이 되는 숲을 조성하고자 한다. 

- 주민 참여를 특히 강조했다.

  그렇지 않고는 민선 6기 브랜드 시책의 지속적 추진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부분에는 사회적 기업이 참여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각 면 단위 정도까지 내려갈 수 있는 청년회, 부녀회, 새마을회 등의 조직이 움직여주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 나무를 심고, 섬을 가꾸는 일에 주민들이 함께 해야 한다. 주민들의 역량을 키우고 경영 마인드를 갖게 해드리는 게 필요하다. 세월호 참사 와중에 홍도에서 유람선이 좌초한 적이 있다. 그런데 주민들 중에 비상상황에 잘 대응하는 훈련이 된 분이 계셔서 한 분도 다치지 않고 전원이 구조된 적이 있었다. 바로 그런 정도까지 주민들의 역량을 키울 수 있다면 좋겠다.

 

“세월호 참사 진도군민 결단에 감사, 추모공원은 내년 착공예정”

- 작년 세월호 참사 현장이 전남의 진도 앞바다였다. 선거를 치루면서도 남다른 소회가 있었을 것 같다.

  한참 후보 간 경합이 치열할 때, 어느 지방 방송사의 후보 간 토론회 날, 세월호가 침몰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선거운동에도 큰 제약을 받았다. 저로서도 일체의 네거티브, 정치공세를 중단하고 오로지 정책 얘기만 했다. 그 뒤로 진도 군민들은 생활상의 불편을 감수하면서 국민적 슬픔을 완화하는데 동참했다. 군민들께서 대단한 결단을 내주셨다. 그 손해가 아직까지도 만회되지 않았다. 우리의 잘못이 아니더라도 저희들로서는 크게 감사한 일이었다.

- 추모공원을 계획 중이다. 도에서도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나.

  그렇다. 제가 계획했다. 진도군에서 그런 의사를 올렸다. 취임 벽두에 추모공원을 조성해야겠다는 계획을 냈고, 정홍원 국무총리께서 그것을 그대로 수용했다. 조사용역비 명목으로 올해 5억원이 국비로 반영돼 있다. 조사도 하고 계획도 세우고, 내년쯤에는 설계와 착공까지 들어갔으면 좋겠다.

 

여야 국회의원 합심으로 일궈낸 내년도 예산”

- 지난 정기국회에서 전남이 많은 예산을 확보했다.

전체가 6조2천억원, 국비가 5조3천억원이다. 17개 광역시도 중 1등 아니면 2등 정도이다.

- 중앙정치의 사무총장이라는 역량이 발휘된 것 같다.

  제가 잘했다기보다는 지역 출신 여야 의원들이 경쟁적으로 도와주셨다. 그간 새누리당 불모지역이었다가 지난 7.30 보궐선거에서 이정현 의원이 당선되셨다. 그분의 열정적인 방식의 일처리 등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자극을 받은 야당 의원들도 이에 질세라 노력하여 서로 상승작용이 있었다.

- 언론 보도를 보면, 청년실업 문제가 점차적으로 더 심해지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 지사께서는 도정의 첫 번째 목표를 일자리 창출에 두고 계신다.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이라는 구호가 상당히 스마트하다. 이런것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쉬우면 목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청년이 떠나는 상태로 내버려두면 전남의 미래는 없다. 어렵더라도, 거의 불가능에 가깝더라도 그런 목표를 두지 않을 수 없다는 절박감이 있다. 대졸자만 놓고 말하면, 전남에 있는 대학에서 1년에 8천여명 정도의 졸업생이 나온다. 그중에서 도내에 취직하는 인원이 1천3백명이고, 6천5백명 이상이 외지로 나간다. 이 상태를 언젠가 끊어줘야지 이대로 두면 안 된다. 누구나 느끼듯이 젊은이가 없어지는 전남이 아니라 다시 젊은이가 돌아오는 전남이라는 목표를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목표라는 것이 추상적인 것보다 금방 손에 잡을 수 있는 게 좋겠다고 해서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이라는 슬로건을 세웠다. 선거 과정에서는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 같은 구체적인 목표를 갖지 않았는데 취임사를 쓰기 바로 이틀 전에 떠올랐다. 이렇게 목표가 구체적이어야 민과 관이 위기의식을 함께 공유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러한 목표달성이 결코 불가능한 것 같지는 않다. 노력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기보다는 최근 두 가지의 큰 변화가 있다. 하나는 귀농과 귀촌의 증가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귀농, 귀촌자가 전국에서 880가구였다. 작년에는 3만2천여가구로 늘어났다. 10년 만에 36배로 늘어난 것이다. 보통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새로운 현상, 추세라고 봐야 한다. 또 하나가 혁신도시로 거의 입주가 완료된 상태이다. 한국전력을 포함해서 13개 기관이 입주를 완료했다. 직접 고용된 정식 직원만 해도 6천명이 넘는다. 우리 지역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도 생겼고, 외지에서 들어오는 젊은이들도 그만큼 확보됐다. 그래서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이 되기에 비교적 괜찮은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

- 인구도 다시 늘었다는 보도를 접했다.

  작년 하반기만 놓고 보면 늘었다고 할 수 있다. 작년 1년 통계를 놓고 재작년에 비해서 1,000명 넘는 숫자가 조금 줄었다. 감소폭이 현저히 둔화됐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다.

- 지금 인구는 어느 정도 되나.

  190만명 정도이다. 191만명 밑으로 내려간 상태이다.

- 전남인구 200만 시대로 넘어가야겠다.

  그렇다.

 

도예산은 가능한 아끼고 꼭 필요한 사업에만

- 선거 당시 100원 택시가 화제가 됐다. 어느 정도로 시행되고 있나.

  작년에 두 개 군, 보성과 화성에서 시범시행을 했다. 올해 11개 시군에서 본격 운행한다. 공모를 했는데 17개 시군이 공모에 응했다. 준비상태와 각 시, 군의 의지를 봐서 11개 시군만 선정했다. 주민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100원 택시는 버스가 들어가지 않는 마을에 사는 주민들이 택시를 부르면 버스정류장까지 100원만 내면되고 나머지는 지자체가 채워드리겠다는 것이다. 싼 맛에 많이 이용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어르신들이 버스가 들어가지 않는 마을에 많이 살고 계신다. 100원 택시를 타고 흥청망청 술 마시러 나가거나, 연애하러 가시는 게 아니라 병원에 가거나, 손주 얼굴 보러 가는 등 꼭 필요할 때만 가신다. 예상했던 것만큼 지자체 예산이 많이 들어갈 것 같지는 않다.

- 선거 때도 매니페스토라고 해서 정책 공약,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고 어떻게 실천할 것이냐가 주요 쟁점이다. 지사님께서 도 의회에 자료를 제출했다. 공약사업에 17조 8천억원 정도 비용이 들 것이라고 했다. 이런 부분도 제시해야 하는 등 선거가 좀 무서워졌다.

  공약을 제시할 때 공약 팀에게 “돈에 관해서는 엄청나게 인색하게 하라. 큰 공약 좋아하지 말고, 사람이 잘다는 말 들어도 괜찮으니까 돈 적게 드는 것을 골라라. 그리고 다른 지방에서 시범실시 해봤는데 돈이 안들고 가능성이 높다고 한 것을 골라라”고 강조했다. 연도교, 연육교 조기 완공에 돈이 많이 들어가서 그렇지 100원 택시는 한 개 군에 1년에 1억원 정도 들어간다. 100원 택시가 22개 시군 중 11개 시군이니까 50%라고 볼 수도 있다. 버스가 안 들어가는 마을이 316개이다. 100원 택시가 들어가는 마을이 235개 마을이니까 거의 70% 정도가 시행된다.

- 자료를 보니까 가고 싶은 섬을 만들기 위해 어떤 사업을 하면 100억원씩을 지원하겠다고 한 것이 있던데.

  단순히 100억원 씩이 아니라 평균적으로 가고 싶은 섬에 우리가 이 정도면 되겠다고 싶은 수준으로 올리는데 평균한계선이 100억원 정도 들겠다는 것이다. 그것이 2년 걸릴 수도 있고, 3년 걸릴 수도 있다. 그런데 대체로 몇 개 성공한 섬들이 있다. 완도의 청산도, 신안의 증도, 여수의 금호도 등이다. 그런 섬들에 지금까지 들어간 돈을 계산을 해서 평균을 내보니까 대충 100억원 쯤 된다. 이번에 가고 싶은 섬 사업 대상지역으로 선정되는 곳은 청산도, 금호도, 증도보다 작은 섬들이 될 가능성이 높을 거라 예상한다. 크기가 작은 만큼 100억원 보다는 조금 적게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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