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의 망령” 비판에 文측 “포용인물 발탁했어야 한다 강조한 것”

사진 출처 새정치연합 홈페이지
▲ 사진 출처 새정치연합 홈페이지
오는 2·8 전당대회를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 당권 주자들의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문재인 후보의 '호남총리' 발언이 예상치 못한 역풍을 불러오고 있다.

문 후보는 26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근혜 대통령이 충청출신인 새누리당 이완구 의원을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내정한 것과 관련 “그 부분이 정말 아쉽다”며 “박 대통령의 가장 큰 문제는 지금 국민을 나누는 두 국민 정치로 통합에 실패한 것이다. 그것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이 인사문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그래서 국민통합을 해내려면 야당하고 안면이 있는 그런 사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반대쪽 50% 국민을 포용할 수 있는 그런 인물이 되어야 하는 것”이라며 “그런 관점으로 본다면 당연히 호남 인사를 (총리로)발탁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라고 호남 총리 임명 필요성을 제기했다.

문 후보는 “그런데 지금 신임 총리 내정자는 말하자면 또다시 예스맨이지 않느냐”며 “저는 국민통합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아주 의문시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의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당권 경쟁자인 박지원 후보는 물론이고 새누리당 충청지역 의원들까지 가세해 비판을 가했다.

박지원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호남총리 임명을 했어야 한다는 문 후보의 발언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도 약속한 일이기에 환영을 표한다"면서도 "충청권 출신 총리후보자 임명에 대해 또 하나의 지역갈등이 되는 오해로 번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새누리당 홍문표(충남 홍성), 이명수(충남 아산), 김제식(충남 서산·태안), 박덕흠(충북 보은·옥천·영동), 이장우(대전 동구), 민병주(비례대표)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 세종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후보의 사과와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문 후보가 오늘 오전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통합에 실패했고, 통합을 해내려면 국무총리에 호남인사를 발탁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는 충청인을 무시한 망발"이라며 "새정치연합은 이완구 의원의 총리 내정에 대해 '환영' 일색이었는데 문 후보는 무슨 이유로 '통합의 역할을 할 수 없는 잘못된 인사'라고 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문 후보는 당 대표가 되면 무슨 낯으로 충청권을 찾을 것이냐"며 "제1야당의 당 대표 후보라는 사람이 당권에 눈이 뒤집혀 아직도 지역주의 망령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허우적대는 모습을 보니 한심할 따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과연 당 대표의 자질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한 뒤 "문재인 후보는 충청인 앞에 석고대죄하고 후보직을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문 후보 측은 예상치 못한 비판이 제기되자 발언이 나온 배경을 자세히 설명하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문 후보 측 한정우 공보팀장은 "역대 대통령이 지역안배 인사에 심혈을 기울였는데 박근혜 정권만 최소한의 국민통합 개념조차 없음을 강하게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나누는 두 국민 정치로는 통합에 실패한다고 지적하면서 반대편 50%를 포용할 인물을 발탁했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라며 "이 발언을 이용하는 분들이야말로 호남과 충청을 나누는 게 아니냐. 우리는 결코 지역을 나누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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