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2월 24일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하여 설 민심과 청와대 비서실장 인선 등의 현안과 3월 정국 전망에 대해 짚어보았다. 이날 좌담회는 본지 이명식 논설주간의 사회로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과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 황장수 미래경영영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대표가 참석했다. 설 연휴 직후에 열린 좌담회에서 설 민심에 대해서 논의를 시작했는데 민생이 어려우니 민생에 좀 더 신경을 쓰라는 주문과 박근혜 정부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는 것이 대다수의 평가였다. 청와대 비서실장 인선이 지체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타이밍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비서실장이 누가 되던 결국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의 변화 없이는 어려움을 이겨낼 수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3월 정국과 관련해서는 국회에서 김영란 법 처리와 자원 국조 등을 거치면서 여야의 힘겨루기가 재연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최근 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4월 재보선 과정에서 공천문제로 분란이 발생할 소지가 있고 야권 분열로 성적이 좋지 않으면 다시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었다.     
     
이명식: 오늘이 2월 24일이고 내일이 박근혜 대통령 취임 2년이 된다. 지금 언론에서는 설 민심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여야 정가에서도 설 민심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우리도 그 부분을 먼저 거론을 하고 넘어갔으면 좋겠다.

김만흠: 보통 설 민심이나 추석 민심을 이야기하면 작년이나 재작년이나 그 동안에 별로 차이가 없었다.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되는 것 같은데 하나는 민생에 신경 쓰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치권이 싸우지 말라는 이야기였다. 이것은 10년 전이나 지난 해나 비슷할 것이다. 그런데 올해는 좀 달랐다. 민생에 신경 쓰라는 이야기는 공통적으로 나왔지만 여야가 싸우지 말라는 이야기는 올해 나오지 않았다. 대신 박근혜 정부에 대한 걱정들이 그 이야기를 대체했다. 구체적으로 워낙 사안들이 많았다. 이완구 신임 총리의 청문회서부터 시작해서 국회 동의까지의 일들이 있었고 대통령 신년 초 기자회견도 이런저런 논란이 있었다. 그리고 담뱃값 문제, 연말정산 문제도 있었다. 막판에는 4명의 장관급 인사도 있었다. 종합해보면 결국 박근혜 정부에 대한 걱정이었고 과연 현 정부가 새롭게 바뀔 수 있을 것인가라는 점이 과거와는 다른 설 민심이었던 것 같다.

유창선: 이번 설 연휴의 특징적인 것은 청와대, 여당 쪽에서 민심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시기였다는 것이다. 민심이 상당히 악화되는 상황에서 여권 입장에서는 설 연휴를 보내게 됐다. 일단 숨고르기 시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전에 이완구 총리후보자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다. 결국 인준이 되기는 했지만 지명 이후에 후폭풍이라고 할 정도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설 연휴 직전까지 사실 청와대로서는 거의 숨 돌릴 틈조차 없는 곤혹스러운 상황이 계속됐다. 그나마 있었던 연휴 기간으로 인해 어려운 국면을 좀 마무리 짓고 숨을 고르고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런데 이제 중요한 것은 설 연휴 이후 다시 시작이 되는데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은 청와대 비서실장 인선이 어떻게 되느냐 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 평가를 받는 그런 인선이 된다면 이전 국면에서 전환해서 집권 3년차로 들어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에 상당히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인선이 된다면 그때는 다시 또 국정운영에 대한 논란이 재연이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정국의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비서실장 인선 문제로 크게 좌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황장수: 결국 설 민심이라는 것이 서로 모여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설이라는 휴지기간 동안 정치권이 어떻게 정리되는가 하는 일종의 모멘텀이라고도 생각한다. 지금 경제문제에 있어서 담뱃값 인상이 결국은 증세를 위한 명분이었는데 이것이 저가 담배를 하겠다는 것과 맞물려서 굉장히 안 좋게 작용하는 것 같다. 그리고 연말정산을 편법으로 일종의 증세처럼 한 부분도 좋지 않게 작용했다. 이 두 가지가 젊은 층과 중년층에게 안 좋은 쪽으로 작용한 것 같다. 국민들이나 기업들도 경제상황이 녹록치 않다고 보고 있고 박근혜 정부가 아무리 노력을 하더라도 경제가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이미 다 알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경제가 어려운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어려운 경제 상황을 서민에 전가시키려고 하고 대기업이나 고소득층에 대해서는 전가시키지 않으려고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현 정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정부에서는 경제 활성화를 이야기하면서 부동산 3법만 통과시키면 경제가 활성화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지금 이런 부분에 대해 근본적인 재검토가 있어야 된다고 본다. 특히 1년차에 경제 분야에서 각종 개혁, 경제민주화 등 이런 부분들이 시도되다가 2014년부터 갑자기 경제 활성화, 즉 초이노믹스가 등장하면서 중산층과 서민의 이해관계가 다르게 작용됐다. 이 부분에 대한 방향 전환이 없다면 궁극적으로 여론이 쉽게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전환이 이뤄질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김능구: 초기에 박근혜 정부 지지도가 가장 높을 시점일 때도 그 중에 반 정도는 허수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때 저는 아마 그것은 박근혜 정부가 잘하길 바라는 기대치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만약 집권 2년차 정도를 지나서 경제 정책 결과가 실망으로 돌아올 때 콘크리트 같은 지지율은 추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지금은 30% 이하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조금 반등했다. 이번 설 민심을 쭉 들어보니까 중요한 것이 흔히 말해서 TK, 새누리당의 가장 핵심지역인 대구, 경북 지역의 의원들이 내년 총선에서 자신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지금 현재 30% 초반대로 내려온 지지율에서 여당의 지지기반인 지역, 그리고 여당을 지지했던 연령대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있다. 이제 국민들이 대통령을 걱정하는 시대가 왔다. 정부는 뭔가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서 이완구 총리를 등용했고 친박 내각이라고 할 정도로 교수와 관료 중심의 내각에서 정치인들을 전면 배치했다. 그리고 청와대 비서실장의 새로운 인선으로 3기, 3년차를 끌고 나가려고 한다. 그런데도 그런 부분에 대해 다들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 됐다. 

김만흠: 이번 설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보다 그런 모습을 더욱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연초인 1월 12일에 박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대면보고 필요하세요?’라고 하면서 보여주었던 그 때 상황, 그리고 이번에 담뱃값, 연말정산 문제와 관련해서 증세 이야기에 대해서는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최근 발언한 불어터진 국수이야기하면서 부동산 3법 핑계되는 것도 그렇다. 이런 것을 이야기하는 한편으로 경제혁신 3개년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박 대통령의 창조 경제 핵심이 부동산 3법 관련된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되면서 3년차를 맞는 시점에서 국민 여론이 좋을 리가 없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과연 그러면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점이다. 그런데 이것이 좀 답답하다.

유창선: 박 대통령이 지금 현재 힘이 많이 약해 보인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동안에 여러 가지 난맥들, 논란거리들이 이어져왔고 지지율이 하락해서 레임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인데 박 대통령 혼자 힘으로는 상황을 타결하기가 이제는 대단히 역부족인 상태가 아닌가 생각된다. 아마 이정도 상황에서는 본인 자신도 그것을 의식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하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왜냐하면 지난번 총리 때도 굳이 이완구라는 정치인 출신 총리를 예상보다도 빠르게 기용을 했던 것이 당시 상황의 다급함을 알려주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자신이 못하고 있는 정치적인 역할, 내지는 소통의 역할을 이제는 정치인 출신 총리에게 맡겨보겠다고 하는 포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저는 비서실장 인선문제를 이렇게 시간을 끌고 가는 것도 사실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비서실장이 사실상 유고상태가 된지 상당한 기간이 이래저래 돼버렸는데도 깜깜이식으로 해서 청와대 사람들도 알지 못하는, 지극히 비정상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도 이렇게 비서실장 한명 인선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가 역으로 김기춘이라는 사람이 한명 빠져나갔을 때 청와대의 불안감이 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무엇보다 여론의 반응을 의식한 면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더 김기춘 없는 청와대에서 누구를 써야 맡길 수 있을 것인가라는 생각이 큰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자신감의 결여 같은 것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래서 사실은 이럴 때 박 대통령이 자신의 강한 리더십으로 돌파를 해야 될 상황인데도 이미 비쳐지는 모습은 자신의 한계를 그어버리고 내가 못하는 역할들을 총리나 비서실장에게 좀 기대를 하는, 그런 상황으로 가 버린 것이 아닌가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황장수: 지금 여권이 운용할 수 있는 자원 활용의 폭이나 지지기반을 볼 때 박 대통령이 역대 가장 적은 대통령이라고 본다. 그 부분은 상대적으로 보면 박 대통령이 가진 장점이 본인에게는 단점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과거에 대통령들 같으면 자기 돈을 광범위하게 베풀면서 본인의 지지기반을 굉장히 늘렸고 청와대의 안가 같은데서 여당의 의원들이라든지 그런 사람들을 불러 앉히면서 굉장히 접촉을 많이 했다. 이런 부분이 여권의 광범위한 자기 계보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고 난 이후에 친박의 계보가 더 협소해 졌다. 친박의 수도 몇 사람이 안 남았다. 박 대통령하고 접촉하는 사람, 접촉하지 않는 사람의 격차가 더 커져 버린 것이다. 결국은 정치라는 것이 대중접촉이고 패거리 정치인데 이런 것들을 줄이면서 대통령의 정권운용 기반이 더욱 작아져 버렸다. 그런 상황에서 당도 비주류에게 넘어갔다. 이 상황에서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자원이라는 것은 폭넓게, 객관적으로 써야 되는데 현재는 회전문 인사의 성격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되면서 점점 대통령이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운용하는 인적 자원 규모가 적어지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서 국민과의 소통, 접촉을 과감하게 넓히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개혁 정책, 국회 청산 정책 등 야권도 이의를 달지 못할 정도의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들을 통해 대중적인 정책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현재 여러 가지 정책들을 보면 부동산 3법 같은 경우도 그렇고 과연 중산층과 서민을 향한 것인가를 봤을 때, 부동산 3법은 잘 사는 계층, 한국의 특권층을 겨냥한 정책일 수 있다고 본다. 일반 국민들 같은 경우는 부동산을 사서 활성화시킬 돈이 없지 않나. 젊은 세대나 노인 빈곤층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대통령에게 지금 정책방향을 잘못 제시하고 있다고 본다. 특히 경제팀에 문제가 굉장히 많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경제를 살리는데 박 대통령이 아니고 어느 대통령이 하더라도, 현재의 야권이 하더라도 이것을 살리기는 쉽지는 않다고 본다. 그렇다면 현 시기에 할 일은 무엇인가. 결국은 미래에 경제가 어느 시점에 좋아지게 하기 위한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 즉 부패청산, 개혁 부분들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국민에게 솔직히 선언하면서 해야 된다. 그런데 담뱃값 인상이라든지, 연말정산 파동 같은 일이 생기는 것이 뭔가 대통령에게 경제에 대해 잘못 세팅시킨 측면들이 있고 이것이 대통령이 가지는 대중성이나 지지율 부분에서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로 인해 박 대통령 지지율이 계속 30% 안팎에서 답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3년차에 이 부분에 대한 자각이 없다면 정권이 상당히 힘들어지면서 레임덕으로 빠져들게 될 가능성이 있다.

김능구: 우리가 명심해야 될 부분이 지난 대선에서 경제민주화라든지 복지 문제에서는 야당의 문재인 후보나 야당 캠프에서 저래도 되는 것인가 할 정도로 과감하게 당시 박근혜 후보는 노인 모두에게 20만원 이상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당시 야당은 70%를 상정했었다. 박 후보는 허를 찌르듯이 과감하게 나갔던 것이다. 그런 시점에서 3.6% 포인트 차이로 이긴 것이다. 예를 들면 기존의 보수 세력 표에다가 정책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더 포괄할 수 있는 정책을 야당보다도 더 과감하게 나가면서 3.6%포인트 차로 이겼다. 대통령이 원만한 국정운영을 위해서 가져야 할 대국민 지지도가 과연 어떻게 얻을 수 있는 것인가 하는 부분은 자명하다고 본다. 실제로 그 당시 유권자, 국민들이 원하는 정책으로 선거를 치러서 승리한 것 아닌가. 이명박 전 대통령도 쇠고기 파동에 의해서 지지율이 완전히 급락했다. 그래서 다시금 그나마 친서민 정책, 이슈를 가지고 나가서 어느 정도 회복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반면교사 삼아서 저는 대선 때 국민들에 대한 초심을 잃지 않고 그 정책 이슈들을 다시 되살려서 나가는 것이 살길이라고 생각한다.

이명식: 설 민심에 대해 이야기 하다가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다. 우선은 다음 비서실장이 인선이 늦어지고 있고 심지어는 자천 타천으로 거론되는 사람만 해도 40명 가까이 된다고 할 정도로 여러 사람들이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시기를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국민들에게도 또 다른 걱정을 주고 있는 것 같다. 비서실장이 아무리 중요한 자리라고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좌고우면하고 결단을 못 내리는 것은 문제이다. 현재 거론되는 인물 면면하고 시점, 가능성 관련해서 의견을 나눠보자.

황장수: 김기춘 비서실장이 맡았던 역할이 민정, 정무 더 나아가서 여당과의 지휘 조정, 그리고 청와대 내부의 리더 역할을 포괄적으로 해왔다고 본다. 그것들을 포괄적으로 해서 기춘 대원군이라고 언론이나 야권에서 비판을 했지만 실제로 그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일종의 방패막이 역할을 수행했다고 본다. 모든 부분이 이 사람에게 다 모이게 역할을 했다고 본다. 그런데 실제로 운영시스템은 조금 다를 수 있다고 본다. 좌우간 어쨌든 방패막이 역할을 했던 김기춘 실장이 빠지고 난 이후에 그 자리를 대행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인가를 봤을 때, 제가 볼 때는 없을 것 같다. 그러니까 실무형으로 가느냐, 정무형으로 가느냐, 소통화합형으로 가느냐는 것인데 지금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 지지율까지 빠져버리면 박 대통령은 이제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박근혜 정부의 정책 방향을 컨트롤 할 수 있는 경제를 아는 비서실장이 대통령을 보좌해야 된다. 왜냐하면 실무자들이나 관료들이 대통령을 속이는 일들이 좀 발생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까 제가 이야기했듯이 2년차에 들면서 경제 활성화로 전환했는데 왜 전환했는지를 설명하지 않은 채 턴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국민들을 실망시켰다고 본다. 결국 대통령은 기득권이나 상류층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중산층, 서민을 위해서 대통령이 있는 것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오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비서실장에는 정책 컨트롤을 하면서 경제를 아는 사람이 돼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대통령과 가깝지 않은 비서실장, 그리고 박근혜 정부의 경제 정책과는 다른 비서실장으로 가야 된다고 본다. 그런데 제가 봤을 때는 박근혜 정부가 이미 상당히 기득권에 포획되어져 있지 않나 생각한다. 대통령 주변 사람들이 포획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도 대통령 비서실장은 개혁적인 경제 마인드를 가지고 있고 나름대로 정무적 감각을 갖추고 있는 이런 사람이 하기 보다는 오히려 외교관 출신 뉴페이스나, 법관 출신 뉴페이스를 비서실장으로 앉혀서 야권이나 여권 내부에서 비판이 안 나오는 선택, 반대로 청와대 내부에서는 다루기 쉬운 인사로 갈까봐 상당히 우려된다.

김만흠: 청와대 비서실장 하나를 가지고 거의 모든 언론이 주목하는 것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긴 시간동안 하게 된 것 자체가 굉장히 비정상적인 상황이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가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지지기반이 협소하다는 것을 황 소장은 박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자 단점으로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그 부분도 있지만 다르다고 본다. 황소장이 이야기했던 것은 술하고 돈 주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중적인 정치와는 거리가 멀고 그러다보니 지지기반이 협소해졌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저는 그런 것보다는 박 대통령이 사람을 쓰는 것이 지지기반을 협소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당을 넘어서 통합적인 인사를 쓰겠다고 했는데 당의 인사도 제대로 못 쓰고 있다. 친박 의원들 중에서도 현재 제대로 못쓰고 있다.  여권인력의 4분의 1만  쓰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핵심인사만 쓰고 있으니까 풀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새 비서실장은 경제 비서실장으로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문제는 만약에 새로운 경제 참모를 쓴다고 했을 때는 기존의 최경환 부총리라든가 안종범 경제 수석의 경제 방향하고 충돌할 여지가 많다. 그런데 다른 쪽을 쓴다고 했을 때 이것을 조화시키기가 쉽지 않고 근본적으로 그 방향으로 간다고 해도 최 부총리의 경제 방향을 대체하는 쪽이 돼야 하는데 여기까지는 갈 것 같지 않다. 그래서 여전히 전망이 밝지 않다고 생각한다. 저는 박 대통령이 비서실장을 쓰는데 있어서 국정방향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옳다고 본다. 그런데 매번 반복됐듯이 당위적으로, 관행대로 협소하게 끝날 가능성이 많다. 이상적인 방향으로 주장하자면 방향은 2가지인 것 같다. 이제는 상식적일 수밖에 없지만 여당과 적극적인 협력체제로 가는 것이다. 외형상으로는 이미 당·정·청 협의회까지 구성했다고 한다. 그렇게 발표도 했다. 오히려 박 대통령이 당의 인사에게 의존해 가면서 간다고 보면 박 대통령 개인이 갖고 있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혹시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면 그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더 적극적인 변화의 가능성은 여당 정도가 아니라 야당과 국민이 비판적으로 요구했던 것에 대해서 답을 내주면서 가는 것이다. 그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보여지는데 지난 2년 동안 정말 야당이 요구하든, 국민이 요구하든 거기에 대한 답은 전혀 없고 묵묵부답으로 갔는데 더 적극적으로 기대한다면 그 방향으로 가면 답을 내주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 후자까지는 가기 어렵고 전자에도 갈 수 있을까 볼 때 여당과의 협력 체제 이것은 가능할지 모르겠다. 이번 비서실장 인물 특성을 보면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유창선: 그간에 있었던 것을 쭉 돌아보면 박 대통령이 오히려 더 위기 상황을 맞으면서 자신의 성안으로 더 들어가 버리는 식으로 대처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사실은 지금 위기를 돌파하려면 이제 더 밖으로 나가서 민심을 설득하고 민심과 호흡 하려는 적극적인 대응을 할 때 비로소 위기 극복이나 변화가 가능할 것인데 오히려 더 강화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자신의 성안으로 들어가서 더 좁게 사람을 쓰고 더 좁게 판단을 하는 등의 방식으로 더 심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다보니 여전히 민심과 엇박자가 나고 있고 가끔씩 나오는 이야기들이 뜬금없는 식으로 반복해서 나오고 있다. 인사에 있어서도 더 범위가 좁아지는 것이 굳어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비서실장 인사가 어떤 인물을 쓰느냐가 그 틀을 최소한이라도 벗어날 수 있을지 여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장고 끝에 나왔는데 이전까지의 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자기 사람 속에서 인선한다면 더 이상의 기대 같은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 될 것이다. 다만 변화의 여지가 있는 것은 고심을 하니까 시간이 걸린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도 지금 어려운 것은 이런 것 같다. 박 대통령이 비서실장을 인선했을 때 최우선적인 기준은 뭐니뭐니  해도 사심 없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김기춘 실장을 가리켜서 보기 드물게 사심 없는 인물이라고 이야기했듯이 정말 자기에 대한 로얄티 이외에는 본인에 대한 욕심이 전혀 없는 사람을 찾는 것을 최우선 기준으로 생각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을 충족시키면서 또 다른 것들을 충족시키는 사람을 찾는 것이 그 만큼 쉽지 않을 것이다. 박 대통령이 자기 방식을 바꾸는 것이 여간해서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돌고 돌다가 결국은 하던 방식으로 갈 가능성이 조금 더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 대통령이 기본적으로 청와대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하는데 여기서 비서실장을 자신이 충분히 신뢰하지 못할 인물을 쓸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계속 따라다닐 것으로 보인다.

김능구: 그런 문제도 연장선상에서 있다. 하지만 지금 어쨌든 3년차에 들어오면서 당이 지금 현재 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 등 비박으로 지도부가 구성돼 있다. 내각은 이완구 총리를 정점으로 해서 완전히 친박 내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의 비서실장 인선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당·정·청 삼각구도가 원활하게 움직이면서 한편으로는 임기 후반으로 들어가면 여당과 청와대가 긴장관계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긴장관계를 가지면서도 서로 협력해야 하고, 여당과 정부가 다음 총선을 위해서라도 서로 역동적으로 가야되는데 그런 부분에서 비서실장의 역할은 정말 막중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김기춘 실장이 방패막이고 뒤에서 3인방이나 정윤회씨가 조종했다는 이야기들도 있지만 어쨌든 간에 김기춘 실장 같은 경우는 당대표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정무수석인 조윤선 수석과 당대표가 소통하게끔 굴욕적으로 만들었다. 당대표가 협의하려고 해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했는데 더 이상 이런 사람과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국민 정서가 비서실장이 여당 지도부와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더불어 경제 활성화가 국정 목표이기 때문에 그렇게 간다면 3각체제에서 박근혜 정부에게 있어 마지막 기대를 가질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이명식: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경제를 기대할 만큼 경제 상황이 안 좋고 다른 사람들에게 실망한 것이 아닌가 본다. 총리를 임명해서 총리가 상당히 책임을 맡고 역할을 해주길 기대했는데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여러 가지가 드러나면서 흠집이 났다. 그리고 개각에 대한 기대도 있었는데 결국은 친박 일색으로 해서 개각에 대해서도 국민들에게 후한 점수를 못 받았다. 그러다 보니 비서실장이 누가 되느냐에 관심이 쏠린 것이 아닌가 싶다. 이 문제는 오늘, 내일 임명이 될 예정으로 보이니 좀 더 지켜보도록 하자. 이제 내일이 대통령 취임 2주년이고 본격적인 대통령 임기 3년차인데 지금까지 기대와 우려에 대해 이야기했다. 자원외교 문제와 관련해서 어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서전에 이어서 현 박근혜 대통령을 공격하는 인터뷰가 있었다. 이렇게 나서는 것이 심상치 않다는 생각도 든다. 어제 경우에는 본인뿐만 아니라 김태효 전 비서관도 이야기했고 박형준 전 정무수석도 이야기했다. 소위 친이 정권 때 핵심인사들이 적극적 공세를 펴는 양상을 보였는데 어떻게 보셨는지 이야기해보자.

김만흠: 저는 특별하게 자원국조 시작하는 시점에서 현 정치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기에는 힘들다고 본다. 회고록에 대해 완전히 포위되는 수준에서 비난, 비판만 있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자기 방어 수준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저는 오히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관련해서 본인에 대한 방어 논리가 나온 시점에 김종필 전 총리가 이런저런 이야기하는 것도 비교해서 볼만하지 않나 생각된다. 박영옥 여사가 돌아가셔서 문상을 갔던 정치인들과 이야기했는데 정치적인 행보로 봤을 때 김 전 총리가 던지는 화두하고 이 전 대통령이 던지는 화두를 비교하는 것도 재밌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유창선: 이 전 대통령이 도발적으로 발언하고 한 것은 그렇게 특별히 정치적으로 기획이 되거나 한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미를 부여하거나 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이 전 대통령 특유의 스타일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지난 번에 책을 내고 너무 당했다고 생각하니까 쌓아뒀던 것이 폭발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제 기본적으로 이 이야기를 꺼내면 꺼낼수록 본인에게 부담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본인 스스로 조정해야 되는데 책 낸 것도 내용도 너무 오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보니 안 읽어본 사람들이 더 난리라고 이야기를 했던데 읽은 사람 입장에서도 읽으면 읽을수록 더 기가 막힌 내용인 것은 분명했다. 그래서 이야기를 꺼낼수록 본인에게 불리할 것이다. 다만 MB맨들이 이야기를 꺼내는 시점이 박 대통령 지지율이 레임덕에 들어간 상황과 맞물리고 있다는 것이다. 본인들이 혹시라도 이 상황에서 정치적 제물로 삼으려는 것을 방어하려는 것이다. 지금까지 박대통령이 전임 대통령에 대해서 조금 지켜주려는 그런 기조를 고수해왔는데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혹시라도 여야 간에 타협으로 자신들이 제물이 되는 것을 선제적으로 방어하는 의미는 좀 있지 않나 생각한다. 박 대통령 집권 3년차는 중요하고 그런 면에서 이완구 총리의 역할은 상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번에 워낙 상처를 많이 입어서 이완구 효과라는 것이 축소 돼버렸다. 그리고 본인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려고 해도 기본적으로 박 대통령 아래에서 총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는 것은 제한 될 수밖에 없지 않겠나 생각한다. 그래서 이완구 총리가지고 이 위기를 반전시키기에는 좀 역부족이라고 본다. 다만 저는 오히려 새누리당 쪽에서 유승민 원내대표, 김무성 대표 투톱 체제는 좀 변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것은 이제 박 대통령과는 상관없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서 여당이 기사회생하는 카드로서의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특히 유승민 원내대표가 하기에 따라서는 앞으로 과거에 지난 총선에서 박근혜 위원장이 그 역할을 했듯이 유승민 원내대표가 중심이 돼서 비박 투톱이 다시 새누리당을 기사회생시키는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본다. 그것은 상대적으로 야당이 부진할 경우 그것이 대비가 되면서 그 효과가 가능하기 때문에 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곧 다음 총선에서의 여당의 패배로 예단할 문제는 전혀 아니다. 별개의 문제로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김만흠: 유 박사께서 박 대통령 본인이 더 궁 안으로 들어간다고 이야기했는데 궁 안 정도가 아니라 안방에 들어 가버린 수준이다.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상의 책임 총리제 방식으로 정말 안방에 있어버리고 맡기는 식으로 가지 않는 한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아까 지적했던 여당이 과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본다. 지난번 정책위의장까지 포함해서 세 사람이 면담했을 때 나온 반응이 세 사람이 다 달랐다. 3인 3색이라는 표현도 썼었다. 그중에서도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역할을 해야 하고 국회에서 역할을 하려면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고 그러면 야당의 제안을 일정 부분 수용해야 된다고 이야기한 것 같다. 그리고 김무성 대표가 언제까지 이렇게 갈 것인가. 사람들은 아직도 명확하게 보지 못하고 있다. 계속 지금까지 참고 견디다가 어느 시점에서 역할을 할 것인가, 아니면 계속 이렇게 갈 것인가는 하는 것인데 지금 새누리당의 지지가 어느 여론조사기관에서는 1% 미만으로 새정치연합과 경합하는 수준까지 갔다고 한다. 이것에 대한 결정적인 이유가 박근혜 대통령과 이 시점에 차별성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이 국면까지 왔다면 뭔가 만들려고 할텐데 지금 시점으로 봐서는 앞으로 어떤 것을 만들려고 할 것으로 본다. 계속 간다면 박근혜 대통령과 더불어서 꺼지는데 그렇게 갈 것이냐, 그렇게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박 대통령은 고립적으로 가고 당은 당대로 갈 것인가, 아니면 박 대통령이 당에 협조를 구할 것인가, 이 부분만 남아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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