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파고 캐낼 것이다. 반드시 밝혀낼 것이다. 아빠에게 영감을 다오”

[폴리뉴스 정찬 기자]“사랑하는 나의 아들 수현아, 우리가 이별한 지 벌써 1년이나 되었구나. 너에게도 아빠에게도 참으로 서럽고 모진 세월이었다. 이 서러움을 풀기 위해 1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뛰어다녔지만 아직도 너의 원통함을 풀어주지 못하고 있구나. 미안하다. 하지만 아빠는 굳게 약속한다. 반드시 파고 캐낼 것이다. 반드시 밝혀낼 것이다. 그리고 이 사실을 세상에 알릴 것이다. 아빠에게 영감을 다오. 그때까지 아들 믿고 기다려라. 사랑한다, 아들.”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잃은 수현 아빠, 박종대씨는 참사 1주기를 맞은 16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은 곁에 없는 아들 수현 군에게 한 말이다.

박씨는 인터뷰에서 자신이 기억하는 아들의 모습에 대해 “저에게 수현이는 친구이자 동지이자 삶의 기둥이다”며 “그리고 수현이는 아주 어려서는 공룡을 많이 좋아하고 조금 자라서는 남이 듣든 남이 듣지 않든 음악 얘기하는 것만 뺀다면 어디 내놔도 항상 자랑스럽고 믿음직한 아들이었다”고 추억했다.

그러면서 그는 “항상 생각이 많이 나는데 아주 심하게 생각날 때는 깊은 밤 아니면 이른 새벽, 이 때가 가장 생각이 많이 난다”며 “딱 눈을 뜨면 수현이가 방에 있을 것 같아서 방에 이렇게 들어가 보죠. 하지만 역시 빈 방임을 확인하고 그때부터는 고독하고 씨름을 한다. 제가 눈물이 많은 편이라서 많이 울곤 한다”고 지난 1년 간의 고통스런 현실을 털어놨다.

아들이 생전에 작성했던 버킷리스트를 대신 실천하고 있는 박씨는 “수현이가 고등학교 들어가기 직전에 작성을 했던 것이다. 그중에서 작곡, 일본 여행, 뮤지션 사인받기 한 14개 정도는 지금 완료가 된 상태고. 아직 못한 건 11항목 정도”라며 “(버킷리스트를 보면서 수현이 생각이) 많이 난다. 버킷리스트를 보다 보면 부모님 효도여행 보내 드리기, 아빠 수제 기타 만들어드리기 이런 것을 보면 특히 더 많이 생각이 난다”고 밝혔다.

또 박씨는 수현 군이 단원 중학교 때부터 활동했던 밴드 공연에서 20번 뛰기 실천과정에서 방해를 받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것에 대해 “어떤 특정한 사람들이 대량으로 예약을 하고 난 다음에 다음 날 취소시키고. 그러면 다른 사람이 사려고 하는데 못 사게 하고 기회를 박탈시키고 난 다음에 다시 또 사가지고 또 그다음 날 취소시키고 해가지고 사실 저희가 걱정을 많이 했다”며 “어린 아이들의 꿈을 그냥 하는 건데. 그건 정치적이지도 않고 이념적이지도 않는데 그걸 (방해)하는 것에 대해서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아들의 버킷리스트를 실천하는 과정에 일부에서 자신을 비난한 것에 대해 “상처를 받았다”며 “제가 경험한 일화를 한번 말씀을 드리자면 여름 어느 날 강남에서 택시를 탔는데 어떤 택시 기사님이 저는 아무 말씀도 안 드렸는데 그분께서 ‘요즘 세월호 부모들 너무들 한다, 이제 돈 많이 받았으니 회사는 안 갈 것이냐’ 저희는 이런 말씀을 들을 때마다 참 심한 상처를 받곤 한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날 안산에서 열리는 1주기 추모행사에 박근혜 대통령 등 정부부처 등에서 참석하지 않는 데 대해 “그분들이 여기에 오시려면 적어도 먼저 전제되어야 될 것이 몇 가지는 있다. 우리들한테 그리고 국민들한테 보여주었던 행태는 정상적이고 객관적이지는 못하다. 법 제정이라든가 조사특위출범과 관련된 문제 (등에 대한) 사과 부분은 반드시 하고 오셔야 한다”며 “오히려 오는 게 아이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현 정권에 대한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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