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문재인호’로는 안 돼” vs 새정치 “야권분열하면 정권교체 어려워”

무소속 천정배 후보(좌)와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와 문재인 대표(우)(사진=폴리뉴스 DB)
▲ 무소속 천정배 후보(좌)와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와 문재인 대표(우)(사진=폴리뉴스 DB)
[폴리뉴스 이성휘 기자]4.29 광주 서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조영택 후보와 무소속 천정배 후보 간의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야권의 심장’인 광주 서구을의 선거결과는 단순히 국회의원 한 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어떤 후보가 어느 정도의 차이로 승리하느냐에 따라 ‘야권재개편’ 뿐만 아니라, 차기 대권구도 역시 요동칠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재까지 나온 각종 여론조사들을 종합해보면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오차범위를 넘나들며 선두를 질주하는 가운데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가 역전을 노리고 있고, 새누리당 정승 후보와 정의당 강은미 후보가 그 뒤를 따르고 있는 형세다. 

‘폴리뉴스’의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지난 21~22일, 지역유권자 515명을 추출해 RDD 전화면접조사를 통한 여론조사에서는 천정배 후보 37.0%, 조영택 후보 25.0%, 정승 후보 9.9%, 강은미 후보 7.9%, 사퇴한 무소속 조남일 후보 4.5% 순으로 조사됐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p) 

‘CBS노컷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21~22일 지역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RDD를 활용한 ARS 여론조사에서는 천 후보가 41.6%, 조 후보가 29.9%, 정승 후보는 13.8%로 나타났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38%) 

‘MBN’이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22일 하루 동안 지역유권자 501명을 대상으로 유선 임의전화걸기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천 후보가 37.9%, 조 후보가 36.2%, 정승 후보가 9.3%, 강 후보 6.0% 순이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 

즉 이틀에 걸쳐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는 천 후보와 조 후보가 오차범위를 벗어난 12%대의 격차를 보였지만, 단 하루를 조사한 MBN 조사에서는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하고 있는 결과가 나와 막판 민심이 요동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위 여론조사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정치연합은 지난해 6·4 지방선거 과정에서 전략공천 논란으로 윤장현 당시 광주시장 후보가 무소속 강운태 후보에게 여론조사에서 큰 차이로 밀렸지만, 막상 본선거에서는 역전에 성공한 것을 주목하며 광주시민 특유의 ‘전략적 선택’에 기대하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27일 광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의 대선주자 지지율 합계가 50%를 넘고 새누리당을 압도하고 있다. 정권교체가 가능한 정당으로 우리 당은 거듭나고 있다”면서 “이번에 힘을 모아주시면 2017년 반드시 정권을 되찾겠다”고 호소했다. 

문 대표는 “야권이 또다시 분열한다면 정권교체 희망은 또다시 멀어질 것”이라며 “광주시민께서 투표로 분열된 야권을 하나로 만들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윤근 원내대표도 “이번 재보선은 2016년 총선 승리와 2017년 민주정권 창출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단합된 힘으로 조영택 후보에게 승리를 안겨줘야 부패한 정권을 이기고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 원내대표는 “민주진영의 분열은 군사독재정권 후예인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 될 것”이라며 “정치는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다”며 무소속 천 후보를 겨냥했다. 

영택 후보도 “부패한 박근혜 정부 심판을 통해 정권교체에 나서자”며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거듭나고 있는 제1 야당의 새 일꾼에게 광주발전과 정권교체를 위해 표를 몰아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천정배 후보 역시 ‘정권심판과 정권교체’를 주장하고 있다. 다만 “쇄신없는 ‘문재인호’로는 정권교체가 안 된다”면서 정권심판을 위해선 먼저 야권재개편에 나서야한다고 주장했다. 

천 후보는 같은 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달간 호남정치부활과 야권쇄신을 통한 정권교체의 열망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며 “야권의 전면쇄신만이 정권교체의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천 후보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실정과 무능에 중산층과 서민의 고통이 한계에 달한 지금, 야권은 반드시 정권을 다시 찾아와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사명을 안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지금의 ‘문재인호’ 야당으로 안 된다. 반성도 없고 스스로 쇄신하지 못하는 야당으로는 안 된다”며 맞불을 놓았다. 

또한 그는 “호남정치 없는 야권 쇄신, 호남정치 없는 대선 승리란 상상도 할 수 없다”면서 “광주의 위대한 선택 없이는 수평적 정권교체도, 정권재창출도 불가능했다”며 광주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두 후보를 추격하는 새누리당 정승 후보는 “힘있는 여당후보가 당선돼야 지역 현안들을 해결할 수 있다”면서 “1년만 써 달라”며 지역일꾼론을 내세우고 있다. 

정 후보는 이날 집중유세에서 “제대로 된 예산 한푼 가져오지 못하는 무능력 정치인에게 더 이상 광주의 미래를 맡겨서는 안 된다”면서 “광주발전을 위해 여당이 장전 완료중인 예산폭탄을 발사할 수 있도록 지역일꾼 정승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정의당 강은미 후보는 조영택 후보와 천정배 후보를 ‘범 새정치연합 후보’라고 싸잡아 비판하고 “차별성 없는 새정치연합과 무소속 후보, 심판받아야 할 새누리당 후보가 아닌 유일 진보진영 후보로 민심이 이동하고 있다”면서 지방의원 시절부터 다져놓은 지역 밑바닥 민심에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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