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노 전 대통령 어떤 심정일지…부끄럽다”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6주기 추도식'에서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 비롯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권양숙 여사, 노건호 씨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묘역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div>
▲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6주기 추도식'에서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 비롯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권양숙 여사, 노건호 씨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묘역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폴리뉴스 서예진 기자]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6주기를 맞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서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내 갈등 양상이 그대로 드러난 현장이었다.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친노(무현) 인사들은 지지자들에게 환호와 격려를 받는 한편, 추도식장을 찾은 비노(무현) 인사들에게는 욕설과 물세례가 쏟아지는 봉변을 당하는 등 대조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한 마음으로 고인을 추모하자는 행사의 취지가 무색해 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추도식은 문 대표와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 한명숙 전 국무총리, 천호선 정의당 대표를 비롯한 친노계 주요 인사들은 물론 박지원 전 원내대표,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 등 비노 인사 등 야권 주요 인사들이 총집결한 자리였다.

임을 위한 행진곡제창과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추도사 등으로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 행사는 진행될수록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의 조짐이 나타났다.

사회를 맡은 김은경 전 청와대 행사기획비서관이 내빈소개를 하며 지난 3월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이름을 호명하자, 행사장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

그러자 김 전 비서관은 오늘은 추도식인 만큼, 이에 맞게 손님을 맞아주고 함께 해 주면 좋겠다며 수습하기도 했다.

마지막 순서로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단이 단체로 묘역을 참배하러 갈 때에는 분위기가 한층 험악해졌다. 문 대표를 향해서는 박수와 환호, 카메라 세례가 쏟아진 것과 대조적으로 비노 인사들을 향해서는 비난과 야유가 쏟아졌다.

김 전 대표가 분향을 마치고 나오자 일부 시민은 너만 살겠다는 거냐”, “철 좀 들라며 비난과 욕설을 하며 물을 뿌리고, 흙을 던지기도 했다. 김 전 대표는 일부 참석자가 뿌린 물에 몸이 젖기도 했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굳은 표정으로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박 전 원내대표에게도 한 참석자가 뒤에서 욕하고 다니지 말라며 야유했고, 안 전 대표를 향해서도 참석자 일부의 야유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천 의원도 당을 분열시키지 마라”, “친노 1, 확실히 해라등의 비난과 함께 물세례를 받아야 했다.

문 대표는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당 의원들 20여명과 노 전 대통령 사저로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노무현의 이름을 앞에 두고 친노·비노로 분열하고 갈등하는 모습이 정말 부끄럽다고 반성했다.

문 대표는 정권교체를 하지 못하는 것만으로도 통탄스러운데, (분열하는 모습에) 대통령께서 어떤 심정일까 싶다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 등 떠나신 분들은 이제 놓아드리면 좋겠다. 그 분들의 이름을 말하며 분열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이날 오전 그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과도 맥락이 일치한다.

최재성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봉하마을에 왔는데, 구정치의 맏형들이 여전하다. 대통령님으로 방패를 삼는 사람들이나, 창을 드는 사람들이나 구정치다. 참담하고 부끄럽다고 적었다. 최 의원이 언급한 구정치의 맏형이라는 표현은 노 전 대통령이 남긴 새 시대의 맏형이 되고 싶었는데 구시대의 막내 노릇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어록을 비튼 것으로 보인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