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삼성전자 지분율 줄지만 삼성물산 보유지분 확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을 선언한 가운데, 삼성은 지배구조를 단순화했을 뿐만 아니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사진=삼성전자 제공></div>
▲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을 선언한 가운데, 삼성은 지배구조를 단순화했을 뿐만 아니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폴리뉴스 전수영 기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또다시 재계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이번 합병은 출자구조를 명확히 하고, 아울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장악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3년 에버랜드는 구(舊) 제일모직으로부터 패션사업을 인수했으며, 지난해 7월에는 사명을 제일모직으로 변경했다. 또한 지난해 말에는 기업 상장을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2년간 숨 가빴던 제일모직의 변모가 이번 삼성물산과의 합병 선언으로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삼성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가 단번에 해소될 뿐만 아니라 이 부회장을 비롯한 이부진·이서현 등 삼남매의 승계구도가 명확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은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SDI→제일모직의 순환출자 구조였다.

하지만 이번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하면서 출자구조는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해진다. 건설, 패션, 상사 부문을 갖춘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하는 금융 부문과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하는 전기·전자 부문으로 나뉘게 된다.

출자구조의 단순화와 함께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남매의 지배구조 또한 더욱 튼실해졌다.

이 부회장은 현재 제일모직 지분 23.2%를 소유하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제일모직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은 각각 7.8%씩의 제일모직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 삼남매는 삼성물산의 주식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번 합병으로 이 부회장의 제일모직 지분율은 약 16.5%로 줄어들게 된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의 지분율도 각각 5.5%로 축소된다. 이건희 회장 지분율 또한 3.4%에서 2.9%로 낮아진다.

하지만 삼성전자 지분을 4.1%를 가지고 있는 삼성물산과의 합병으로 이들 세 사람은 경영승계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특히 현재 이 회장의 부재로 인해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는 이 부회장에게는 더욱 큰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삼성물산은 삼성SDS의 주식을 17.1% 보유하고 있어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이번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이 부회장 체제의 본격적인 시작이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15일 이 부회장은 부친인 이 회장의 뒤를 이어 삼성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의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되며 이 같은 전망이 더욱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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