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오현지 기자]마크 로스코는 고(故) 스티브 잡스에게 영감을 준 예술가다. 마크 로스코는 해외에서 정평이 났지만 국내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오는 28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마크 로스코전’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 1998 Kate Rothko Prizel and Christopher Rothko / ARS, NY / SACK, Seoul
▲ ⓒ 1998 Kate Rothko Prizel and Christopher Rothko / ARS, NY / SACK, Seoul
 
관객과 교감이 1순위였던 마크 로스코
마크 로스코는 ‘추상 표현주의의 거장’이라고 불린다. 마크 로스코는 여러 단계를 거쳐 추상화에 정착한다. 마크 로스코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 두 가지 개념을 파악해야 한다.
 
마크 로스코를 기점으로 추상회화가 한 분야로 자리매김했다. 추상회화는 인간의 오감으로 알 수 없는 세계를 표현한다. 마크 로스코 작품을 보며 명상하고 힐링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마크 로스코는 “나는 추상주의에 속하는 화가가 아니다. 나는 색채나 형태에는 관심이 없다. 나는 비극, 아이러니, 관능성, 운명 같은 인간의 근본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다. 내 그림 앞에서 우는 사람은 내가 그것을 그릴 때 가진 것과 똑같은 종교적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마크 로스코는 살아있을 때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경제적 안정과 명예를 누렸다. 그러나 마크 로스코는 자신의 작품을 구상하고 그리면서 느꼈던 것을, 관람객도 동일하게 느끼길 바랬다.
 
그래서인지 마크 로스코는 생전 자신의 작품이 투자가치로 비춰지는 것을 혐오했다고 한다. 자신의 작품이 돈으로 매겨지는 것이 두려웠던 모양이다. 마크 로스코가 거액을 받고 뉴욕에 위치한 최고급 식당에 작품을 그리기로 한 계약을 포기한 일화가 있다. 마크 로스코는 뉴욕 최고급 식당에서 ‘벽에 걸 수 있는 그림을 그려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마크 로스코는 고심하던 끝에, 자신의 작품으로 물질 만능주의에 빠진 이들을 교화시키고자 계약했다고 한다. 하지만 마크 로스코는 천문학적인 부를 포기했다. 그들을 자신의 그림으로 교화시킬 수 없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이미 일부 작품은 완성했지만 이 식당에 팔지 않았다고 한다. 이번 ‘마크 로스코전’에서 식당에 걸릴 뻔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 1998 Kate Rothko Prizel and Christopher Rothko / ARS, NY / SACK, Seoul
▲ ⓒ 1998 Kate Rothko Prizel and Christopher Rothko / ARS, NY / SACK, Seoul
 
장벽을 뛰어넘어 불멸의 세계로 간 마크 로스코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생애 꼭 한 번 방문해야 할 신성한 장소로 ‘마크 로스코 채플관’을 꼽았다. ‘마크 로스코전’에서 ‘마크 로스코 채플관’을 그대로 재현했다.
 
관객과 교감을 중시했던 마크 로스코의 생각은 ‘마크 로스코 채플관’을 재현한 섹션에서 절정을 이룬다. 관람객은 자리에 앉아 마크 로스코의 작품을 보며 명상에 빠진다.
 
앞서 마크 로스코는 자신의 작품에 값이 매겨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마크 로스코는 누군가 과시용으로 자신의 작품을 소장하는 것 말고 다른 길을 찾았다. 그 길이 ‘벽화’였다. ‘마크 로스코 채플관’의 벽은 마크 로스코의 작품으로 가득 차 있다. 마크 로스코의 신념대로 ‘마크 로스코 채플관’에서 모든 이는 하나가 됐다. ‘마크 로스코 채플관’은 이념, 종교, 국경, 인종 등을 뛰어넘는 상징적인 장소가 됐다. 마크 로스코가 채플관에 걸릴 작품을 만들면서 가졌던 생각이 그대로 실현된 것. 마크 로스코는 채플관 작품을 통해 모든 이가 하나가 되길 바랬던 모양이다.
 
썰을 풀면 마크 로스코는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등 이념 때문에 ‘죽여야 사는’ 세상을 경험했다. 마크 로스코는 예술가로서 의무감을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의무감은 ‘마크 로스코 채플관’에서 절정을 이뤘다.
 
 ⓒ 1998 Kate Rothko Prizel and Christopher Rothko / ARS, NY / SACK, Seoul
▲ ⓒ 1998 Kate Rothko Prizel and Christopher Rothko / ARS, NY / SACK, Seoul
 
마크 로스코의 최후는 자살이었다. 마크 로스코는 캔버스를 빨갛게 칠한 최후의 작품을 남겼다. 자신의 작품 앞에서 손목을 그어 자살했다. ‘마크 로스코전’은 ‘부활의 시대’ 섹션에서 이 작품을 전시했다.
 
대한민국에 힐링과 치유가 필요하다. ‘마크 로스코전’은 사람의 근원적 감정을 감동으로 끄집어내고 있다. 예술의 치유력을 믿는다면 ‘마크 로스코전’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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