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추진 선 개발·LNG 저장 탱크용 신소재 개발 연료절감 등 기술 바탕 영업

[폴리뉴스 박효길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7개월 연속 수주잔량 1위를 하면서 조선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크게 늘고 있다. 이러한 비결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영업으로 수주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의 ‘세계 조선소 현황’ 6월호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옥포조선소의 수주잔량(지난달 말 기준)이 829만9000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로 조선소 중 가장 많았다. 이 수주잔량 중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이 55%로 가장 많았다.

이어 2위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로 546만3000CGT, 3위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447만2000CGT 순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 단일조선소 수주잔량 1위를 대우조선해양에 빼앗기며 올해 3월 이후 3위에 자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소 그룹 차원에서 수주잔량은 1위지만 2위 대우조선해양이 바짝 추격하고 있는 상태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11척 수주 쾌거 달성

대우조선해양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11척을 수주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지난 3일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해운선사인 덴마크 머스크 라인으로부터 1만9630TEU 초대형 컨테이너선 11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계약 총액은 약 18억 달러 규모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길이 400m, 폭 58.6m, 깊이 16.5m 규모로 모두 옥포 조선소에서 건조돼 2018년까지 선주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머스크 그룹은 지난 2003년 대우조선해양과 자동차 운반선 계약으로 첫 인연을 맺은 이후, 지난 2011년 세계 최초로 1만8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발주하는 등 양사는 공고한 비즈니스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머스크 그룹은 이번 계약 포함 총 54척의 선박을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한 친(親)대우 선주사며 현재 13척의 선박이 옥포 조선소에서 건조되고 있다.
지난 3일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해운선사인 덴마크 머스크 라인으로부터 1만9630TEU 초대형 컨테이너선 11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 지난 3일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해운선사인 덴마크 머스크 라인으로부터 1만9630TEU 초대형 컨테이너선 11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계약과 관련해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이번 초대형 컨테이너선 계약 체결로 LNG선에 이에 컨테이너선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입증했다”며 “대우조선해양은 모두가 인정하는 세계 1등 조선해양회사임을 다시 한번 전세계에 알린 쾌거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5월 35억1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전년 동기 대비 84.7%(16억1000만 달러) 급증한 것. 특히 LNG선(6척)과 유조선(11척) 수주량은 총 23척으로 전년 동기보다 6척이 늘었다.

잇따른 수주 이유 ‘기술력’

이러한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실적 증가는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능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LNG선과 관련된 기술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대우조선해양은 LNG 추진 선박을 내놓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이 개발한 천연가스(LNG) 추진 선박 기술이 적용된 세계 최초의 ‘LNG 추진 컨테이너선’이 첫 선을 보였다.

지난 4월 미국 샌디에고 나스코 조선소에서 3100TEU급 컨테이너선의 명명식과 진수를 개최했다. 미국 해운선사 TOTE가 지난 2012년 발주한 해당 선박은 ME-GI 엔진(독일 MAN Diesel&Turbo의 고압 LNG 엔진)이 적용된 세계 최초의 LNG 추진 선박이다.

해당 선박에는 대우조선해양의 ‘그린쉽 테크놀러지’인 ‘천연가스 추진 선박’ 기술이 최초로 적용되기도 했다. 독자 개발한 고압 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Fuel Gas Supply System, FGSS)가 처음으로 탑재됐고 자회사인 디섹이 선박 설계 및 자재 패키지 공급을 담당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 및 자회사의 최신 기술이 총망라 된 것이다.

이날 ‘Isla Bella’로 명명된 TOTE 선박은 시범 운항을 거쳐 올해 하반기에 선주 측에 인도돼 미국 연안 항로 서비스에 투입될 예정이다.

LNG 추진 선박은 기존 선박보다 친환경성과 경제성이 뛰어나 조선업의 미래로 꼽힌다. 일반 중유(HFO, Heavy Fuel Oil) 선박 대비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23%, 황산화물(Sox) 95% 이상을 감소시킬 수 있고 연료비 또한 약 35%가량 절감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환경규제가 강화될 것을 예상해 지난 2008년부터 관련 기술을 개발해 왔다. 대우조선해양은 고압 LNG 연료공급장치 등 자체 개발 기술을 활용해 지난해 총 20척, 41억 달러(4조5000억 원) 상당의 천연가스 추진 선박을 수주했고 올해도 총 6척의 ME-GI LNG선을 수주하는 등 ‘LNG 추진 선박’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샌디에고 나스코 조선소에서 3100TEU급 컨테이너선의 명명식과 진수를 개최했다. 미국 해운선사 TOTE가 지난 2012년 발주한 해당 선박은 ME-GI 엔진(독일 MAN Diesel&Turbo의 고압 LNG 엔진)이 적용된 세계 최초의 LNG 추진 선박이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 지난 4월 미국 샌디에고 나스코 조선소에서 3100TEU급 컨테이너선의 명명식과 진수를 개최했다. 미국 해운선사 TOTE가 지난 2012년 발주한 해당 선박은 ME-GI 엔진(독일 MAN Diesel&Turbo의 고압 LNG 엔진)이 적용된 세계 최초의 LNG 추진 선박이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대우조선해양의 천연가스 추진 선박 기술은 지난 2013년 장영실상을 시작으로 지난해 ‘대한민국 기술대상 금상’, ‘올해의 10대 기술’ 등에 잇따라 선정, ‘LNG 추진 그린 선박은 대우조선해양’이라는 명성을 국내∙외에 각인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끊임없는 기술 개발

대우조선해양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기술력 개발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포스코 및 5대 주요 선급과 함께 LNG 저장 시스템에 쓰일 신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 20일 대우조선해양은 포스코와 공동으로 극저온용 소재인 고망간(Mn)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가격경쟁력과 활용도가 높은 고망간강 개발 성공으로 ‘LNG 저장 시스템’ 소재가 다양해졌고 한국 조선업계 또한 일본,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벌릴 수 있게 됐다. 이는 한국 조선업계의 LNG운반선 시장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섭씨 영하 163도에서 액화된 상태로 운반되는 LNG의 특성상 그동안 알루미늄합금, 니켈합금강 및 스테인리스강 등 극저온 소재가 LNG 저장 탱크의 주 재료로 사용됐다. 이들 재료는 강도가 약하고 가공이 까다로워 사용에 제약이 많았다. 또한 고가인 니켈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가격 경쟁력도 떨어졌다.

이에 비해 망간은 국제 원자재 시장가격이 낮게 책정돼 있고 극저온 특성을 보유하고 있어 차세대 소재로 주목 받아왔다. 기존 알루미늄합금 대비 고망간강은 소재 단가가 53%에 불과하며 LNG 저장탱크제작 총비용 또한 56%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0년 11월 포스코와 5대 주요 선급(ABS/BV/DNV-GL/KR/LR)과 함께 ‘극저온용 고망간강재 및 용접재 개발 공동개발프로젝트’를 발족 고망간강 개발을 적극 추진해 왔다. 5년여에 걸친 개발 끝에 가공성에 대한 기술 장벽을 뛰어넘는 데 성공해 양산화가 가능해졌다.

대우조선해양과 포스코는 고망간강 강재 및 용접재에 대한 선급 승인을 완료했고 지난해 12월 국가 표준인 KS(표준번호 KS D 3031, 7142~7144) 등재 고시를 끝냈다. 공동개발에 참여한 양 사와 5대 선급은 현재, 국제 공인기관(ASTM, ASME) 및 가스 관련 국제 코드 등재를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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