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이전과 이후가 달라져야 한다고 했듯이, 제발 메르스 이후에는 대한민국이 달라져야 합니다. 세월호와 메르스는 우리에게 엄청난 교훈과 기회를 주었다. 국가 최고의 리더십과 국정운영과 소통방식을 모두 바꿔야 한다.

국민과 맞서지 말고 상생·연대하고, 국회와 대결하지 말고 협조를 구하고, 야당을 몰아붙이지 말고 국정파트너로 삼아야 한다. 내가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승리하는 리더십이어야 한다. 내가 빛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빛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네 탓이오’의 정치에서 ‘내 탓이오’ 정치로의 전환, 일방통행과 대결의 정치가 아닌 타협과 합의의 정치를 추구해야 한다. 문제를 일으키는 정치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 소모적 정쟁의 정치가 아니라 생산성과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정치여야 한다.

특히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의 발달은 우리 사회와 인간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정치가 이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구시대 정치로 전락하여 결국 도태되고 말 것이다.

새로운 정치의 비전과 방향은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사이버 공간은 역사상 유례없이 많은 사람이 모이고 확산하는 ‘플랫폼’이 되었다. 때로는 공론의 장이 되고, 때로는 새로운 창조의 작업장이 되는 이 플랫폼의 핵심은 개방성과 상생적인 생태계에 있다.

국민들은 플랫폼을 통해 우리라는 연결 고리로 연대하고 소통하고 공유를 지향하면서, 서로를 발전시켜나가는 ‘평화로운 성장’을 경험하고 있다. 개방성과 상생의 원리를 체득해 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개방과 상생의 출발점은 ‘국민과의 연대’이다. 정부와 국민의 관계가 소통과 협력으로 재정립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 정치에 ‘플랫폼의 정치’를 도입해야 한다.

플랫폼에서 리더의 역할은 새로운 경쟁과 협력의 규칙을 만들고, 나만의 성장이 아닌 우리 모두의 상생발전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다. 국가 지도자와 정치권은 새로운 시대의 플랫포머가 되어야 한다.

개방과 상생이 번영과 발전으로 이어진 역사적 사례는 많다. 과거 로마는 지성에서는 그리스 보다, 체력에는 게르만 보다, 기술에서는 에트루리아 보다, 경제력에서는 카르타고 보다 열등했다. 이러한 로마가 천년의 역사를 이룬 원천은 바로 평화적 개방에 있다.

로마는 부(富)로 성을 쌓기 보다는 도로를 놓아 사람을 왕래하게 하였고, 만민법을 통해 로마 시민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반면 중국의 청나라 건륭황제는 세계의 절반을 차지하고도 무력에 의한 지배를 고집했기에 장구한 제국을 영위할 수가 없었다.

메르스 사태는 국가 지도력의 존재이유를 묻고 있다. 메르스 바이러스에 무너진 것은 방역체계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위상과 명예가 실추된 것이다. 무엇보다 나라와 국민을 지켜야 할 대통령과 정부의 지도력이 붕괴된 것을 말한다.

국민과의 소통과 신뢰가 무너진 것이다. 공자는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이라고 했다. 국민의 신뢰가 무너지면 나라가 제대로 설 수 없다.

우리국민은 세계에서 가장 소통에 능한 국민이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은 “한국에 출장을 갔는데, 사람들이 스마트폰과 삶을 얼마나 잘 통합시키고 있는지 보고 놀랐다. 한국에서 미래를 봤다.”라고 했다.

21세기 대한민국은 소통에 가장 능한 국민과, 가장 불통인 대통령이 공존하는 아이러니에 처해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경험만이 가득한 우리 정치권은 과거의 ‘성장’과 ‘투쟁’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다. 상생과 공존이 아니면 정치도 경제도 사회도 지속적인 발전을 이룰 수 없는 역사적 단계에 도달한 것이다.

우리시대가 직면한 환경·생태·인구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수직적인 ‘통치’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중앙정부와 지자체와 시민사회가 수평적으로 협력하고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협치’로 나아가야 한다.

 

김영환 칼럼니스트 프로필

 o 출생지
  - 충청북도 괴산 출생(1955년생)
 
o 주요학력
  - 청주고등학교 졸업
  -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업 (15년만에) 
  -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석사
 
o 주요경력
  - 민주화 운동으로 20개월간 투옥 
  - <광주민주화운동>으로 1년간 현상수배 
  - 5년간 노동자 생활/전기공사 기사1급 등 6개의 각종 자격증 취득 
   (전기공사기사 1, 2급, 소방설비기사 2급, 전기주임안전관리기사 2급, 전기공사기능사 2급, 전기공사주임기사) 
  - <詩人>, <문학의 시대>를 통해 문단 데뷔 
  - 15대·16대·18대 국회의원
  - 現 19대 국회의원 (정무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 과학기술부 장관(전)
  -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전)
  - 새천년민주당 대변인/정책위의장/최고위원(전)
  - 광주민주유공자
  - 새시대새정치연합청년회(연청) 중앙회장(전)
  - 영국 캠브리지대학 방문연구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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