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폴리뉴스 오현지 기자]용광로 속에 자진해서 들어간 아놀드 스왈제네거를 보며 오열했다. 에드워드 펄롱을 만나고 싶어서 돼지저금통에 동전을 모았던 때가 생각났다.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존재만으로 이미 신화가 된 영화다.

오는 7월 2일 시리즈 중 다섯 번째 이야기에 해당하는 ‘터미네이터5: 제니시스’가 귀환한다. 왕답게 개봉 전부터 말이 많다. 일흔을 앞둔 아놀드 스왈제네거의 활약은 후한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에밀리아 클라크(사라 코너 역)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터미네이터2: 심판의 날’의 린다 해밀턴이 소화한 사라 코너가 워낙 셌다. ‘터미네이터 T-3000’에 실망한 팬도 더러 보인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의 경쟁작은 1991년 개봉한 ‘터미네이터2: 심판의 날’이 됐다. 

터미네이터5: 제니시스’의 가장 큰 기대는 아놀드 스왈제네거였다. 정치 활동 때문에 ‘터미네이터2: 심판의 날’까지만 출연했던 아놀드 스왈제네거가 돌아왔다. 아놀드 스왈제네거는 ‘터미네이터 T-800’으로 등장한다. ‘터미네이터 T-800’을 위해 아놀드 스왈제네거는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터미네이터 T-800’이 사람처럼 늙는다고 설정했다. 아놀드 스왈제네거의 출연을 위해 그 정도 변형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단 분위기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의 전개 중간에 아놀드 스왈제네거는 “난 늙었지만 쓸모없지 않아”라고 말한다. 삐거덕거리는 자신의 몸을 보는 아놀드 스왈제네거. ‘터미네이터2: 심판의 날’이 교차되면서 시간이 이만큼 흘렀음을 느꼈다.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여전히 관객 마음 속에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가 공개한 예고편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가 공개한 예고편

아놀드 스왈제네거는 ‘터미네이터’의 연륜을 표현했다. 무뚝뚝한 말투와 달리 인간미 넘치는 대사가 웃음을 선사한다. 계속 ‘짝짓기’에 대해 묻는 장면은 배꼽을 잡는다. 어색한 상황에서 잇몸을 보이며 웃을 때는 귀엽기까지 하다. ‘터미네이터’와 정이 든 팬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아놀드 스왈제네거는 새로운 터미네이터에 비해 기능이 다소 떨어지지만 그래서 더 좋다. 

터미네이터가 세상에 나온지 31년이 지났다. 시간이 흘러 인간을 위협하는 존재는 사물 인터넷이 됐다. ‘터미네이터5: 제니시스’는 ‘기계와 사람의 싸움’ 포맷을 그대로 유지했지만, 스카이넷은 사물 인터넷 형태로 등장했다. 혹자는 사물 인터넷 소재가 흔하다고 지적한다. 중반부까지 ‘두 시대를 설정한 이유’를 설명해 지루하다는 의견도 있다. 제이슨 클락(존 코너 역)의 갑작스런 악역 변신 스토리가 약하다는 평도 있다. 

‘터미네이터5: 제니시스’는 새 이야기같지만, 기존 ‘터미네이터’ 시리즈 구성을 따라야 하는 숙명을 지녔다. ‘터미네이터5: 제니시스’ 제작진은 다른 SF블록버스터보다 더 많이 고민했을 것이다. 워낙 기대치가 높아 관객을 어느 정도 설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냥 ‘터미네이터빠’라면 ‘터미네이터5: 제니시스’를 가볍게 즐겼으면 좋겠다.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상징하는 아놀드 스왈제네거만으로 볼 이유가 충분하지 아니한가. 아놀드 스왈제네거의 잇몸 미소가 잠든 추억 속의 영웅을 깨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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