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자본은 노동자 착취한 뒤 반드시 먹튀한다

기륭전자 동지들 지난 10년 동안 고생 많았습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더 투쟁하라는 격려(?)의 얘기도 있었는데 승리할 때까지 계속 투쟁해야 할 것입니다. 기륭전자 투쟁으로 비정규직노동자라는 개념이 일반화되었다고 했습니다. 저는 지난 2년 반 동안 젊은 동지들이 알바노조를 조직하는 일에 함께 했습니다. 예전엔 알바()이라 불렀을 뿐인데 투쟁을 통해 자신의 사회적 존재를 인식하고 노동조합을 만들고 투쟁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노동자들은 그 어떤 이론을 내세우는 학자들보다 투쟁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철학적이고 계급적으로 인식하고 개념화 합니다.

며칠 전 페북에서 왜 탄원서인가, 그리고 존경하는 재판장인가 등 탄원서 양식에 대한 의견교환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탄원서가 아니라 요구(요청)’, 사법공무원으로서 재판장이면 된다고 했습니다. 여러 의견이 있었는데 원칙적인 투쟁을 강조하는 한 동지는 탄원서를 쓰지 않는다는 의견을 올렸더군요.

저는 2004년 투기자본 론스타에 맞서 투기자본감시센터를 만들고 활동한 바가 있습니다. 그 활동을 시작할 때 먹고튀는 투기자본을 감시하자고 했는데 먹튀가 시사용어가 되었습니다. 최근 새롭게 금융수탈자본먹튀감시단(먹감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쌍용차, 기륭, 하이디스 등 국내, 외를 막론하고 투기자본은 노동자를 착취하고서는 반드시 먹튀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자본가들은 착취당하는 노동자가 민주노조를 만들어 투쟁하고 나아가 공장자주관리에 이르는 것을 용인하지 않습니다. 노조를 깨거나 자본을 철수시키겠지요. 3세계로 이전한 자본은 현지 국가권력과 결탁해 노동자를 착취하고 노동자를 학살하기까지 합니다.

그리스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수차례 노동자 총파업과 가두투쟁을 전개했습니다. 그 결과 소수파였던 좌파연합 시리자가 집권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IMF, EU, 유럽중앙은행 등 채권단은 그리스 좌파정권을 그냥 두지 않으려 합니다. 부채에 시달리는 그리스정부에 구제금융을 내세워 긴축정책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국가부채가 GDP2배에 달하는 400조원인데 1~2조원 구제금융으로 위기가 해결될 수 없죠. 오히려 이 돈은 채권단이 가져갈 것입니다. 그리스 좌파정부가 채권단의 요구를 거부하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인데 금융수탈 결과 진 빚이므로 부채탕감을 위해 싸우는 일밖에 없습니다.

세계화된 자본에 맞선 전략적인 고민이 필요합니다. 지리멸렬한 민주노조운동을 전략적으로 바꾸어가야 할 것입니다. 지난 10년간 먹튀자본에 대항해 투쟁해 온 기륭전자 동지들이 그 중심에 서기를 바랍니다.

(2015.7.2, 기륭전자 서초동 법원 앞 집회, 7.5기륭전자 투쟁 1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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