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사장 재판 내내 ‘침묵’

[폴리뉴스 박효길 기자] 세계가전전시회 IFA 2015가 열린 독일에서 삼성전자의 세탁기를 파손한 혐의로 기소된 조성진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장 사장 측이 첫 정식재판에서 검찰을 상대로 적극 대응했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조 사장 측 변호인은 파워포인트로 ‘조 사장이 세탁기 도어를 힘줘 눌러 연결부를 고의 파손했다’는 검찰 주장을 1시간여 동안 조목조목 반박했다.

변호인은 “세탁기는 도어가 무거워 도어가 어느 정도 처져도 쓸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며 조 사장이 손을 댄 세탁기가 도어를 위로 들어 올려 밀어야만 닫히는 식으로 파손됐다는 검찰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도어가 다소 쳐진 세탁기의 도어 후크가 본체의 결합부분과 문제없이 합쳐지는 모습을 3차원 애니메이션으로 시연했다. 삼성 세탁기 새 제품도 검찰 주장처럼 문이 위아래로 흔들린다며 시연 동영상을 띄웠다.

반면 검찰은 조 사장의 공소사실을 약 1분간 읽는 것으로 대응했다. 검찰은 “손괴 여부 판단은 상식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소비자가 이상이 있다, 못 사겠다하는 느낌으로 입증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인 오는 21일 문제가 된 실제 세탁기를 가지고 직접 검증하기로 했다. 검찰은 문제 세탁기와 동일모델 등 7대를 독일에서 공수했다. LG 측이 검찰이 확보하지 못한 삼성 세탁기까지 추가로 가져오겠다고 하자 방청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한편 조 사장은 첫 정식 재판인 이날 처음 출석했다. 조 사장은 법정에 입장 전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을 뿐 재판에서 말을 아꼈다.

삼성과 LG는 지난 3월 말 세탁기 파손 분쟁 등 현재 진행 중인 모든 법적 분쟁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삼성전자는 고소취소∙처벌불원서를 제출했지만 검찰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부분은 취소하지 않고 법원에서 공소기각 판결을 받겠다는 뜻을 밝히고 재판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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