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1TV ‘가족을 지켜라’ 캡처>
▲ <사진=KBS 1TV ‘가족을 지켜라’ 캡처>

[폴리뉴스 오현지 기자]‘가족을 지켜라’ 강별이 시청자에게 감정으로 호소했다. 그러나 그 감정이 과연 합당한지 자꾸 의문이 생긴다.

6일 방송된 KBS 1TV ‘가족을 지켜라’에서 이해수(강별 분)은 고예원(정혜인 분)에게 물어줄 수리비 때문에 고민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가족을 지켜라’ 방송에서 이해수는 정우진(재희 분)과 싸운 후 고예원에게 빌었다. 고예원이 야박하게 구는 것 같은 모양새다. 

앞서 이해수와 함께 사는 동생들은 구내식당에서 몰래 밥을 먹었다. 이 때문에 신경전이 벌어졌다. 외부인이 관리자 허락 없이 구내식당 음식을 먹은 것은 규정 상 잘못된 점이다. 그러나 ‘가족을 지켜라’에서 고예원은 ‘어차피 남은 밥’에 인정 없이 구는 모양새였다. 

몰래 밥을 먹다가 들킨 오세미(이열음 분)는 “밥 먹을 때 개도 안 건드린다더라. 우리가 개보다 못해 보이냐? 우리 사람이다. 이깟 밥 좀 먹었다고 거지 취급하느냐”고 따졌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오세미는 고예원의 차를 긁고 도망갔다. 사전에 고예원에게 알리지 않은 잘못보다, ‘밥 한 그릇’에 매정하리만큼 원칙을 들이대는 모습이 부각됐다. 

이해수는 오세미의 잘못을 책임지기로 했다. 그러나 막상 차 수리비가 250만 원이 나오자 그제야 빌었다. 이해수는 “견적서를 봤는데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 차가 없어서 차 수리비가 그렇게 비싼 줄 몰랐다”면서 “알아보니까 그 정도 흠집은 페인트로 칠해도 표시가 잘 안 난다고 하더라. 아주 감쪽같다고 한다”고 말했다. 

상식적으로 보면 견적서대로 수리비를 무는 것이 당연하다. 청소년이 잘못한 대가는 보호자가 지는 것이 맞다. 그러니 이해수는 250만 원을 어떤 식으로든 갚겠다고 해야 할 텐데, ‘페인트 칠 수리비’로 깎으려고 했다. 이해수는 여러 동생들을 건사하고 살기 위해 악착같이 버티는 착한 캐릭터다. 그렇다고 수리비를 무작정 깎으려는 태도가 올바를까. 실수가 아니라 명백한 범죄행위 아닌가. 오세미는 누가 부추겨서 차를 긁은 것도 아니다. 스스로 자발적으로 범죄행위를 했다. 

고예원은 ‘페인트 칠’을 제안한 이해수에게 독설을 했다. 고예원은 “보니까 동생들도 많은 거 같던데 동생들 뒷바라지 하려면 고개 숙이는 거부터 배워라. 가진 게 없으면 굽힐 줄도 알아야 한다”고 직언했다. 이어 고예원은 “나한테 있으나 없으나 상관없을 돈이 이해수 씨한테는 빌어야 할 돈이라는 거, 그게 나와 당신의 차이라는 거 이번 기회에 똑똑히 배웠으면 좋겠다”고 쏘아 붙였다. 

고예원은 부유하지만 이해수는 가난하다. 착한 일을 하면, 문제가 생겨도 부자가 봐줘야 할까. 착하니까 경제적 손해를 입어도 “괜찮다”며 감싸줘야 할까. 규정을 어기고 남의 차를 긁고 달아는 사람은 오세미다. 못된 동생 뒤치다꺼리를 하는 여주인공이니까 모든 것이 용납될까. 

이해수는 고예원에게 “잘못했습니다. 건방지게 보였다면 사과하겠습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빌었다. 마치 재력으로 사회적 약자를 누른 사죄로 보인다. 그러나 사회적 약자가 먼저 자발적이며 우발적인 범죄행위를 한 것은 드라마 속에 나온 ‘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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