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분석 통한 개발로 판매량 증대 전략

현대차는 지난달 23일 중국 충칭시 량장신구 국가경제개발구역에서 충칭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현대차의 5번째 중국 생산거점인 충칭공장은 연산 30만 대 규모로, 충칭시 량장신구 국가경제개발구역 내 187만㎡의 부지에 29만3000㎡ 규모로 건설된다. 이자리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참석해 인사말을 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 현대차는 지난달 23일 중국 충칭시 량장신구 국가경제개발구역에서 충칭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현대차의 5번째 중국 생산거점인 충칭공장은 연산 30만 대 규모로, 충칭시 량장신구 국가경제개발구역 내 187만㎡의 부지에 29만3000㎡ 규모로 건설된다. 이자리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참석해 인사말을 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폴리뉴스 박효길 기자] 현대자동차가 중국 중서부 경제개발 중심지인 충칭(重慶)시에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등 중국 등 해외 생산공장을 통한 현지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각 시장별 고객들의 성향과 특성을 철저히 분석·개발해 판매량을 끌어 올린다는 전략이다.

충칭공장 준공…중국 중서부를 공략하다

현대차는 지난달 23일 중국 충칭시 량장신구 국가경제개발구역에서 충칭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현대차의 5번째 중국 생산거점인 충칭공장은 연산 30만 대 규모로, 충칭시 량장신구 국가경제개발구역 내 187만㎡의 부지에 29만3000㎡ 규모로 건설된다.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라인은 물론 엔진공장까지 갖춘 종합공장으로, 현대차와 베이징기차가 공동으로 10억 달러를 투자, 2017년 상반기 C급 중국 전략차종과 SUV 차종을 순차적으로 양산한다.

정의선 부회장은 기공식 인사말에서 “중국 중서부 지역의 경제 중심지로서 중국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충칭시에 신공장을 설립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현대차는 신공장을 통해 서부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해 중국의 동부와 서부를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전국 규모의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중국 정부 정책 및 자동차 시장 성장세를 감안,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생산 거점을 면밀히 검토해 왔으며, 자동차 수요 기반과 중국 동·서부를 연결하는 지리적 이점 등을 고려해 충칭을 신규 거점 건설 지역으로 낙점했다.

충칭시는 인구 3000만 명, 면적 8만2000㎢(한국의 83%)의 세계 최대 규모 도시이자 중국 중서부의 유일한 직할시로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국가개발 전략인 ‘창장(長江;양쯔강) 경제벨트’의 주요 도시로 충칭 등 중서부 내륙지역의 9개 성 및 2개 직할시를 포함하는 205만㎢, 인구 약 6억 명이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이게 된다.

중국 정부는 창장 수로를 기반으로 철도, 도로, 공항, 석유관 등 인프라 건설은 물론 중서부 지역에 국제 경쟁력을 갖춘 산업단지를 건설해 창장 지역의 광범위한 내수 시장을 활성화하고 지역간 경제 발전 격차를 줄인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광둥성이나 산둥성에 비해 자동차 시장수요가 3분의 1에 불과한 중국 내륙성들의 자동차 판매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자동차 수요는 매년 8%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중국 중서부 지역 자동차 대중화, 징진지 개발로 인한 수요 상승 등으로 오는 2016년 승용차 판매가 2000만 대를 넘어서고, 현대차 충칭·허베이 신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오는 2018년에는 전년 대비 37% 급성장한 23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글로벌 메이커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완성차 관세가 22.5%에 달하는 고관세 시장인 중국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글로벌 메이커들은 앞다퉈 중국 생산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구체적으로 ▲생산거점 다변화 ▲중국 전략차종 다양화 ▲고객 밀착 관리 체계화 ▲친환경차 시장 본격 진출 등 4대 전략을 집중 추진한다. 특히 가격 경쟁력을 대폭 높인 소형 SUV와 소형 세단부터 고급 대형차까지 생산 판매 라인업을 재구축한다.

정몽구 회장 “철저한 현지화로 인도·중동·아프리카 신시장 확보하라”

정몽구 회장은 지난해 현대차의 소형차 전략 생산기지인 인도공장과 터키공장을 방문해 현지화된 소형차의 경쟁력을 점검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 정몽구 회장은 지난해 현대차의 소형차 전략 생산기지인 인도공장과 터키공장을 방문해 현지화된 소형차의 경쟁력을 점검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이러한 해외공장 증설은 비단 중국뿐만이 아니다. 이미 인도, 중동, 아프리카 시장 확보를 위해 현대차는 인도, 터키 등 다양한 현지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는 정몽구 회장의 ‘신시장 확보’ 방침에 따른 것이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해 현대차의 소형차 전략 생산기지인 인도공장과 터키공장을 방문해 현지화된 소형차의 경쟁력을 점검했다.

유럽 수출 전진기지였던 인도공장은 인도 시장에 집중하는 생산 거점으로, 터키공장은 유럽 소형차의 생산거점으로 역할이 강화됐다. 인도 시장 공략 강화와 터키공장의 유럽 전략 차량 생산 확대에 따른 것이다.
 
현대차는 이 두 거점을 통해 이원화된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차명은 물론 플랫폼 및 디자인을 공유하지만, 차량 크기부터 각종 사양까지 인도와 유럽 각 시장에 최적화된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전략이다.
 
지난해 신형 i10으로 각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으며 올해는 신형 i20를 앞세워 유럽과 인도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중동·아프리카 시장 확대 꾀해

또한 현대차는 중동, 아프리카 등 포스트 브릭스 시장으로도 판매를 확대한다.
 
지난해 인도와 터키공장을 점검하며 정 회장은 “인도와 터키공장을 두 축으로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인도, 중동, 아프리카 등 신시장을 확보해야 한다. 최고의 경쟁력은 철저한 현지화에서 비롯된다”며 “각 시장별 고객들의 성향과 특성을 철저히 분석해 자동차를 개발하고 판매해야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난 2013년 인도 자동차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됐음에도 현대차가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은 생산 차량의 품질 경쟁력과 현지 밀착된 마케팅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며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브릭스의 대표 국가인 인도는 승용차 관세가 60%에 달하는 고관세 국가로, 대규모 인구를 바탕으로 한 경제 성장 가능성이 주목받으며 자동차 시장도 꾸준하게 확대돼 왔다.
 
현대차는 지난 1998년 현지 공장을 건설하며 인도시장에 첫발을 디뎠다. 이후 인도 시장에 특화된 쌍트로를 앞세워 인도 2위 승용차 메이커로 올라섰고, 현지화된 차량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판매를 늘려왔다.
 
성장세가 확대되던 인도 자동차시장은 지난해 고유가, 고환율 및 높은 이자율 등으로 인해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1998년 이후 1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승용차 시장은 2012년 200만 대를 돌파한 직후인 2013년 9.5%나 급감해 184만 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꾸준한 점유율, 현지전략 차량 적기 출시 덕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9일(현지 시간) 해외 전략형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크레타’의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했다. 크레타는 빠르면 이달 중 인도에 출시될 예정이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9일(현지 시간) 해외 전략형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크레타’의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했다. 크레타는 빠르면 이달 중 인도에 출시될 예정이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차는 시장 수요의 급변에도 불구하고 현지전략 차량을 적기에 출시하며 승용차시장에서 꾸준하게 20% 안팎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판매 비중이 큰 콤팩트급에서 경쟁력 있는 차종을 연이어 선보인 것이 주효했다. 이를 위해 인도공장의 유럽 수출 물량을 줄이고 인도 내수물량을 확대해 나갔다.
 
지난 2013년에는 인도 전략 소형차인 그랜드 i10을 통해 승용 시장 점유율을 19.2%에서 20.7%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i10의 4도어 모델인 X센트, 신형 i20를 출시하며 사상 최대 점유율인 21.6%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한 26만9025대를 판매했으며 전체 승용차 시장 증가율(1.4%)보다 월등히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유럽 전략 i10과 i20를 생산하는 터키공장은 지난해 신형 i20 투입을 통해 유럽 역내 소형차 생산 거점으로서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
 
정 회장은 “터키공장은 지난 2013년 현대화 작업을 거쳐 유럽시장을 공략할 핵심 기지로 재 탄생했다”며 “개발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는 현지화가 구축된 만큼 유럽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 회장은 “회복기에 접어든 유럽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신차의 품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터키산(産) i20가 유럽 판매 지형 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품질 고급화에 전력을 기울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지난 5월 현대·기아차의 해외 생산량이 처음으로 40만 대를 넘어섰다. 현대차는 지난 3월 인도, 중국, 미국, 터키, 체코, 러시아, 브라질 총 7개국 11개의 해외 공장에서 27만8231대를 생산했으며 기아차는 중국, 슬로바키아, 미국 등 3개국 5개 공장에서 12만3553대를 생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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