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제공>
▲ <사진=KBS 제공>

[폴리뉴스 오현지 기자]지난 18일 KBS 1TV는 여야 국회의원이 직접 택시 운전기사로 분해 민심을 듣는 ‘여야택시’를 방영했다.

이날 ‘여야택시’ 방송에서 여당 정치인 2명, 야당 정치인 2명이 일일 택시기사가 되어 국민과 소통했다. 특히 여당 정치인은 야당이 우세한 곳에, 야당 정치인은 여당 텃밭에 가서 여론을 청취해 눈길을 끌었다.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홍대 거리에서,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정책위의장은 서울에서 택시를 몰았다. 이어 김문수 前 경기도지사는 전라남도 광주광역시로 원혜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대구로 향했다.

원유철 의원은 택시를 운전하기 전 “아까 배지 준다면서? 의원 패션의 완성은 배지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여야택시 기사’임을 인증하는 배지를 단 원유철 의원은 운행을 시작했다. 

첫 손님을 맞은 원유철 의원은 긴장했다. 손님이 피곤해 잠이 든 것이다. 원유철 의원은 눈치를 보다가 가까스로 말을 걸었다. 원유철 의원은 “민심을 듣고 싶은 취지로 운영하는 ‘여야택시’다. 택시비는 공짜다. 하하. 원유철 의원이라고 한다”며 멋쩍어했다. 

원유철 의원은 냉정한 국민을 만나 깊은 속마음을 들었다. 75세인 할머니는 원유철 의원에게 “정치? 한심스럽다. 지금 솔직히 대한민국이 몇십 년을 퇴보하고 있는데, 여당 야당 해서 아이고”라고 한탄했다. 이 할머님은 “진짜 썩은 정치라고 본다. 그럴 새가 어디가 있느냐? 청계천에 신발장사 50년을 했는데 경기가 너무 똥이야. 내후년 되면 더 할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후 원유철 의원은 젊은 층을 손님으로 태웠다. 원유철 의원은 젊은 층과의 대화를 통해 “좁은 공간 안에서 좀 더 솔직하게 얘기하고. 청년 학생들의 현 상황에 대해 얘기했다. 더 노력해야겠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김문수 전 지사는 전라남도 광주광역시에서 지역색에 대한 비판을 들었다. 김문수 전 지사는 택시기사 경력을 발휘해 처음부터 안전하게 손님을 맞이했다. 김문수 전 지사는 동그라미를 친 지도를 보여주면서 “여기 와서 공부 좀 했다. 머릿속에 지도는 나오는데 손님이 타는 거는 별개다”고 자신했다. 이어 김문수 전 지사는 ‘여야택시’라고 쓰인 문구에 대해 “무상택시라고 써놓으면 어떠냐? 공짜는 좋잖아”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특히 김문수 전 지사는 여대생을 통해 전라도의 민심을 듣게 됐다. 이 여대생은 김문수 전 지사에게 “아무래도 새누리당이 호남과 맞지 않는 정치노선을 가지고 있다. 현대사적으로 보면 5.18민주화운동이 있다. 예를 들어 2008년부터 5.18 공식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 못하게 하고 합창했다. 이것이 ‘5.18 폄하하는 게 아니냐’ 그런 의견도 많았다”고 꼬집었다. 이 여대생은 “전 세계에서 11위로 잔 산다는 통계 자료가 있다. 경제 성장은 이뤄졌는데 민주화나 이런 것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문수 전 지사는 날카로운 여대생의 입장을 경청하면서 “내 생각에 새누리당은 경제 발전 잘 시킨다고 생각한다. 민주화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잘하지 않느냐? 서로의 가치 차이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편 이날 ‘여야택시’ 방송에서 시험이 치러졌다. 김문수 전 지사는 시험에서 1등을 해 맛있는 한정식을 먹었다. 그러나 원유철 의원은 많이 틀려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으로 식사를 해결했다. 간단히 식사를 마친 원유철 의원은 홍대거리에서 민심을 들었다. 한 젊은 여성은 원유철 의원에게 “현재 최저시급이 5580원이다. 시급을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원유철 의원이 “얼마로 오르길 원하느냐”고 묻자 이 여성은 “6000원이요”라고 대답해 시청자의 마음을 울렸다. 

‘여야택시’가 방송 포맷은 ‘형식적’일지 몰라도 ‘형식’으로 끝나면 안 된다. ‘택시를 타고 의견을 듣는다’는 포맷은 여러 프로그램에서 수차례 사용됐다. 그러나 정치인을 이 포맷에 적용한다면 조금이나마 달라져야 한다. 

국민이 정치인에게 바라는 것은 늘 변함없었다. 앞으로고 그럴 것이다. 노동계는 ‘시급 1만 원’을 주장했지만 2015년 최저시급은 6030원으로 결정됐다. 원유철 의원에게 “6000원이요”라고 대답한 여성의 마음은 무엇일까. ‘6000원’이란 돈이 아니다. 그보다 30원 더 올려줬다고 생색내면 안 된단 뜻이다. ‘6000원’의 상징성은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민심이었다. ‘여야택시’에 참여한 여야 정치인이라도 민심의 외침을 정책으로 풀어주길 바란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