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와 월간<폴리피플>은 지난 7월 21일 차기 총선을 앞두고 발생하고 있는 여권 내 당청갈등과 야당의 혁신위원회 활동 그리고 분당 움직임, 여기에 국가정보원 불법 해킹 의혹 논란, 8월 정국 전망 등을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본지 정찬 정치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에는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퇴로 불거졌던 여권 내 당청갈등이 총선 전까지 어떻게 진행될 지 전망해봤고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회의 활동에 대한 평가와 야권 신당 가능성에 대해 짚어봤다. 아울러 최근 국정원 불법해킹 논란과 국정원 직원의 자살 등과 관련해 이 문제가 8월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사회(정찬) : 최근 국정원 해킹 의혹이 발생하면서 7월말 ~ 8월 정국에 큰 변수가 되고 있다. 그래도 7월 정국에서 먼저 짚어봐야 할 부분은 월초 있었던 집권여당 내의 갈등이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로 이어졌던 이 부분이 차기 총선을 앞둔 여권의 판짜기로 보이는데 이를 진단해 보자.

김만흠 : ‘유승민 사태’라고 말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배신의 정치 파동’이라고 이야기한다. 어쨌거나 유 전 원내대표가 사퇴하고 그 전에 국회법 개정안을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새누리당의 재의결 표결 불참으로 이를 폐기했다. 이렇게 두 가지 방식으로 당청 갈등이 해결됐다.

그러고 나서 새로 원유철 원내대표가 추대된 이후로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당청 회동을 가지면서 해결이 됐다. 청와대 회동에서 새누리당 지도부는 박 대통령의 코드를 적극적으로 맞추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고 박 대통령은 웃음꽃을 피웠다. 그 결과 최근 김무성 대표에 대한 지지도가 긍정적으로 나왔다. 당청갈등 처리 과정에서 김 대표의 정치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들이다.

그러나 그런 긍정적인 요인들도 있지만 김 대표의 리더십과 관련해 오히려 유 전 원내대표와의 역할 분담이 사라지고 본인이 직접 당청관계의 책임론의 전면에 서게 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동안 당청의 삐걱거림이 유 전 원내대표의 입을 통해서 나갔다면 이제는 원 원내대표가 그런 역할을 할 게재는 아니다. 결국 김 대표가 전면에 서야할 상황이다. 지금은 박 대통령 코드에 맞춰서 잘 가고 있으나 향후에도 잘 맞춰갈 수 있는지를 두고 봐야 한다.

또 하나는 서로 웃음을 주고 받으면서 덕담도 하고 찰떡궁합이니 코피 흘리겠다는 둥 원 원내대표가 말했다고 하는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그동안 박 대통령이 해왔던 방식 그대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나는 이렇게 하겠다. 무엇을 하겠다’라고 말한 것은 하나도 없었고 당과 국회에 요구하는 것만 있어서 그 점에 대해서는 갑갑하고 아쉽다.

황장수 : 당청회동에서 단적으로 보여준 게 오전 11시50분에 끝났으면 점심을 먹고 갈 수도 있을 텐데 안 먹었다. 박 대통령과 김 대표 두 사람 다 현상을 수습하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서로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봉합한 것일 뿐이라고 본다. 봉합 했으면 언젠가는 또 터지는데 문제는 ‘언제 터질까?’이다.

박 대통령의 입장은 4대 개혁이나 24개 국정 과제라는 부분을 연말까지 집중하고 연말부터 공천권을 둘러싼 권력의 향배에 집중을 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 어쨌건 대통령이 탈당을 해 현재의 판을 깨거나 당에 더 심한 압력을 가하면 당 내부가 더 시끄러워진다. 그렇게 되면 국회 내에서 처리해야하는 법안들 처리가 어렵지 않겠느냐하는 생각과 또 하나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부패척결 수사가 결국은 자연스럽게 당을 통제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지 않겠느냐고 보는 것 같다.

그런데 유승민 사태 수습 후 박 대통령이 집중할 남은 국정과제의 순서를 잘못 정한 것이 아닌가 싶다. 공공개혁부문에서 공무원연금개혁을 했다면 남은 부분은 교육과 금융개혁 이런 부분을 손을 대야 하는데 노동개혁을 꺼내들었다. 솔직히 쉽지 않다고 본다. 김무성 대표가 당청회동 후에 노동개혁에 집중하겠다고 하지만 박 대통령을 향한 립서비스라고 본다.

예전에 공무원연금개혁에 집중하겠다고 할 때 저게 뜻이 잘 맞아서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결국은 공무원연금개혁하다가 국회법 개정하면서 저 사단이 난거 아닌가. 거기에 김 대표도 사실상 관여가 되어있다. 유 전 원내대표한테만 문제라고 말할 수 없는 과제다. 그러나 유 전 원내대표 하나 제물로 삼고 서로가 그냥 제한전을 끝내고 화해를 했는데 이 부분에서 노동 개혁 문제를 다음 순서로 택한 것은 미스라고 본다.

왜냐면 한국 내 집단 중 가장 억세고 강한 집단이 노동부문인데 임금피크제나 정부가 생각하고 있는 노동유연화를 밀어붙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야당도 그럴 것이다. 한국의 재야, 진보 좌파, 노동계 전부를 다 적으로 둘러싸는 것인데 쉽지 않다. 노동 개혁 추진이 이런 여건 속에서 벽에 부딪치면 여권 내 갈등은 다시 불거질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또 하나 잠복된 문제는 개헌 문제다. 유 전 원내대표 사퇴 이튿날 야권과 여권 친이계가 개헌 세미나를 하면서 개헌 문제를 다시 꺼냈다. 개헌 문제는 정개특위가 선거구를 만들고 국회의원 정수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다시 또 불거져 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김 대표가 개헌문제에 대한 입장을 어떻게 정리하냐에 따라 박 대통령과의 관계가 달려있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는 지뢰밭이라고 본다.

김 대표는 공천문제에 대해선 오픈프라이머리를 계속 주장할 것으로 본다. 그것은 본인도 손대지 않을 것이니 청와대도 손대지 말라는 거다. 그렇게 하면 당분간 던져둘 수 있다. 총선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자신이 유리해진다고 보기 때문에 ‘킬링타임’하는 쪽으로 끌고 가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한 전략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보다는 한 단수 위다.

사회 : 역시 이제 내년 총선까지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봉합 체제가 잘 유지될 것인가가 핵심인 것 같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

유창선 : 유 전 원내대표의 사퇴는 표면적으로 봤을 때는 박 대통령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새누리당 비박 지도부를 완전히 제압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청와대는 자평을 하고 있을 것이다. 아마 제압한 이후에 ‘거 봐라’는 자신감을 되찾은 분위기가 아닐까하는 짐작이 된다. 하지만 내용을 들춰보면 박 대통령의 상처뿐인 승리다. 무엇보다도 이번 과정을 거치면서 박 대통령이 입은 정치적 상처나 타격이 너무나도 컸다.

또 제왕적인 모습과 여왕처럼 군림하는 대통령의 모습에서 고정적인 지지층을 제외한 많은 국민들로 하여금 탄식이 나오게 만들 정도였다. 특히 보수 신문들은 유 전 원내대표 사퇴과정에서 박 대통령에 대해 절망하고 탄식하는 논조였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만 앞을 내다본다면 박 대통령이 이것을 가지고 승리했다고 보는 것은 대단히 어렵고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유 전 원내대표가 정치인 유승민으로서는 이번 과정을 거치면서 오히려 위상이 제고됐다. 여론조사에서 대선주자급의 반열에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박 대통령의 승리로만 규정하는 것은 어렵다. 앞으로의 상황은 유동적일 것 같다. 지금은 임기 절반도 안 지난 시점이기 때문에 그래도 대통령한테 굽힐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새누리당내 정서가 주도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도출이 된 것으로 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박 대통령은 하향곡선을 그릴 수밖에 없고 아마 내년 총선은 새누리당이 과연 박 대통령을 간판으로 해서 치룰 것이냐 하는 문제가 나올 것이다. 특히 수도권 지역 같은 경우에 그런 생각을 가질 가능성이 굉장히 큰데 그때 가서 유 전 원내대표의 역할을 다시 필요로 하는 상황이 생길 것이다. 청와대와 김 대표의 갈등이 봉합은 됐지만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갈등의 여지가 계속 커질 것이라고 본다.

김능구 : 유 전 원내대표가 사퇴 후 충남도당위원장 선거가 있었다. 그 선거에서 유 전 원내대표 밑에서 원내부대표를 한 김제식 의원과 유 전 원내대표의 사퇴를 주창하며 의총에서 연판장을 돌렸던 김태흠 의원이 맞붙었는데 김제식 의원이 1표 차로 이겼다. 사실 충청은 박 대통령의 제2의 고향이다.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고향이기 때문에 지난 대선에서 완전히 충청도가 큰 힘을 실어줬었다. 친박 정서가 상당히 깊은 곳인데 그 결과가 의외였다.

저는 내년 총선 때까지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가 어떻게 갈 것인가라는 부분에서 먼저 전제해야 하는 부분은 당청 모두가 총선승리에는 이해관계가 일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총선은 박근혜정부와 당, 개인 의원 모두에게 굉장히 중요하다. 첫 번째로 의원들은 자신의 생사가 왔다갔다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당으로선 총선을 통해 대선주자들이 스타트할 기본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박근혜정부도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이후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는다. 총선 승리라는 전제에 모두가 이해를 같이 한다.

그렇다면 총선승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문제다. 그런데 이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박 대통령이 보여줬다. 지난 2012년 총선에서 당명도 바꾸고 정치노선도 바꾸고 오히려 야당에서 허를 찔렸다고 할 정도로 복지 등의 야당이 해왔던 정책들을 다 선점했다. 이를 통해 중도층을 흡수해 승리했다.

차기 총선에서는 19대 총선 그 이상을 내놓지 않으면 안 될 것으로 본다. 지금은 새누리당내에서 그 노선을 주창하는 사람이 유 전 원내대표다. 당의 경제정책에서의 보수노선을 상징하는 나성린 의원조차도 총선을 위해서는 유 전 원내대표를 지원할 수밖에 없다고 얘기했었다. 그래서 저는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간의 총선을 앞두고 한 판 승부는 국민들이 요구하는 정서와 정책부분으로 다 정리될 것이라고 본다. 그 바탕위에서 갈 수밖에 없다고 본다.

박근혜 대통령은 MB정부에서 촛불집회와 2010년 지방선거 패배를 보고 ‘줄푸세’에서 친서민-복지정책으로 노선을 바꾸지 않았나? 그런 것처럼 박 대통령은 이번 연말을 기점으로 해서 정부의 정책노선에 대한 틀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다고 본다.

김무성 대표는 ‘독불장군은 미래가 없다’는 것을 정치 일선에서 쭉 배우고 겪은 사람이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의 모습을 봐왔기 때문에 ‘독불장군은 미래가 없다’는 것을 생체험으로 봐온 분이기 때문에 박 대통령하고 정면으로 붙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낮은 자세를 유지할 것이다. 다만 자신이 일어설 그 시점만 볼 것이다. 그리고 그 시점은 박 대통령이 자신에게 성공적인 정권재창출을 위해 손을 내밀 때로 보는 것 같다.

지금 노동개혁은 자기 오른팔이라는 김성태 의원이 그리고 청와대에서 현기환 정무수석이 합을 맞출 것으로 본다. 둘 다 노총출신이고 거기에서 잔뼈가 굵은 분들이다. 정부도 그렇고 김무성 대표도 그렇고 함께 동지적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박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 간의 그 관계가 언제까지 갈 것인지가 관건인데 저는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본다.

사회 : 시각이 약간 엇갈렸다. 내년 총선까지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공조가 순항할 것이라는 의견과 총선 전에 지금의 봉합이 다시 갈라질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다. 이번 당청갈등 속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인물이 유 전 원내대표였는데 그를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김만흠 : 저는 유 전 원내대표가 정치적인 야망을 가지고 행동해왔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는 그런 스타일도 아니다. 또 정치 입문과정이나 활동의 내용들이 정책전문가로서 활동해왔다. 이번 일을 거치면서 조금 더 주목받으면서 특정한 역할도 하게 됐을 것이라고 본다.

일부에선 공천을 받을 수 있을까하는 걱정들이 있다. 저는 만약에 김무성 대표가 유 전 원내대표에게 희생타를 요구해 이번 일을 처리해놓고 공천까지 그렇게 가버린다면 정치적으로 김 대표의 리더십은 굉장히 비판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본다.

아까 김 대표 스타일로 봐서 절대 충돌하지 않을 것이라고 김능구 대표가 했는데 그게 언제까지 갈 것인가가 관건이다. 박 대통령도 당도 협력해야만 된다는 것을 느낄 것인데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일정 지지를 받으려면 박 대통령도 변화해야한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변화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혹 여지가 있다면 박 대통령의 고집은 그대로 계속 간다하더라도 당청이 자주 만나 호흡하면 조금 틈새를 메울 수 있다고 본다.

어쨌든 총선에서 당이 이겨야한다고 보면 국민여론에 초점을 맞춰야하는데 국민여론에 호응하는 방식이 뭐가 있는가를 보면 박 대통령 입장에서 특별하게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사정 빼고 뭐가 있나 싶다. 정치 전략적 면에서 보면 오히려 여야 간의 정치싸움이었을 때 여야를 단순비교하면 여당 우위의 지점을 조금 더 확보할 수도 있다고 본다.

대신 저는 노동개혁을 달성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좋은 소재는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동안 진보진영 또는 야당이 대기업 조직노동자 측만 대변하면서 비정규직 등등에 대한 것을 굉장히 소심하게 대했다. 조금만 그런 이야기가 나오면 하향평준화니 뭐니 하며 안 건드려왔는데 만약에 새누리당 쪽에서 이 문제를 건드리면서 노동기득권 층에 대한 개혁의 목소리를 제기한다면 국민 대다수로부터 지지를 받게 될 것이다. 그 점에서 정치전략차원에서 여당이 유리한 의제를 꺼낼 수도 있다고 본다.

사회 : 황장수 소장은 아까 노동개혁은 실현하기 어려운 과제라고 이야기 했는데?

황장수 : 합의에 의한 노동개혁은 어려울 것이다. 정부가 집중해야할 부분은 결과가 아니다. 김만흠 박사가 이야기 한 것처럼 추진과정에서 정치적 우위를 쥐고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느냐다. 노동 양극화가 되면서 중간의 괜찮은 일자리들이 사라진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문제를 해부해 실상을 알리고 노동귀족화된 집단들을 개혁하지 않으면 좋은 일자리가 20대들에게 갈수가 없다는 부분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이런 전략을 취할 생각이라면 노사정위원회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대중선전전부터 제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박근혜정부에서 대중홍보부분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그렇지만 그런 부분에서 정치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한 홍보의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새누리당과 대통령의 관계는 근본적으로 지지율 게임이다. 국회의장선거, 서울시장 경선, 당 대표 선거 등에서 친이계가 연속으로 이기니까 김 대표가 중국 상해에서 오스트리아식 분권 개헌론을 들고 나왔다. 실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때 박근혜 정권은 레임덕으로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봤을 것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강하게 반발하니 숙인 것이다.

이후 지난해 연말 ‘3인방 찌라시’가 터졌다. 또 4자방이 터지고 연초에는 이완구 전 총리가 부패척결을 들고 나오니까 성완종 사건이 터졌다. 이런 것을 보면 여권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권력다툼이 물밑에서 전개되고 있고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성완종, 메르스까지 한 방 맞으면서 상당히 어렵게 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 이후 박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을 자신에 대한 도전으로 바라보고 세게 반격을 했다.

이번에 유 전 원내대표가 국회법개정에서 사실상 김 대표와 같은 배를 탔다고 봤는데 유 전 원내대표 한 명을 희생양으로 삼고 다들 꼬리 자르고 나왔다. 왜 그랬을까? 유 전 원내대표가 사회를 바라보는 경제적인 시각이 저는 상당히 옳을 수 있다고 보는데 문제는 유 전 원내대표를 지지하는 계층과 유 전 원내대표 하는 이야기가 매치되지 않는다. 과거 친이계는 자신들이 집권할 때는 어느 누구 못지않게 기득권에 집착했는데 지금 비주류가 되니까 오히려 사회개혁이나 경제개혁에 적극적인 것처럼 포지션을 취할 뿐이다.

지금 끊임없이 박 대통령의 레임덕 여부에 대한 파워테스트를 친이계와 비박계가 해보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앞으로 석 달 안에 또 파워테스트를 시작할 것으로 본다. 그러면서 총선 전에 같이 갈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할 것이다. 지금 체제로 총선을 치루고 나서 유리해지는 쪽은 당권을 잡고 있는 친이 비박이 유리하다.

그러면 박 대통령의 마지막 승부수는 총선 전이다. 그 전에 박 대통령이 뭔가 승부수를 던질 수 있을 것이냐이다. 그런데 4대 개혁안을 추진하려면 여당의 협조가 필요해 당에 끌려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친이 비박의 생각이다. 그래서 여기에서 누가 승부수를 먼저 뽑느냐에 따라 갈릴 것인데 총선까지만 밀고 나간다면 친이-비박이 성공할 것이라고 본다.

유창선 : 유 전 원내대표의 복귀나 역할은 정국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매우 유동적인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과 위상과는 역함수 관계가 될 것이다. 박 대통령 지지율이 내려가면 뭔가 새로운 간판, 유 전 원내대표를 필요로 하는 목소리들이 나올 것이고, 반대로 박 대통령 지지율이 오래 가면 오래 갈수록 유 전 원내대표의 등장 시기는 늦어질 것이다.

총선이 좀 유동적인 것이라고 봤을 때 총선을 거친 이후 대선으로 가는 과정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더 이상 박근혜가 아니라 유승민 내지는 신보수, 이런 것을 가지고 선거를 치를 것으로 본다. 결국 시점의 문제다. 대선 이전에 새누리당이 유승민을 필요로 하는 시간이 올 것이다.

유 전 원내대표의 공천문제는 아예 탈락시키는 것은 지나친 무리가 따를 것이다. 내심은 박 대통령의 심판의 호소를 보면 공천을 안주고 싶겠지만 그렇게까지 하기는 김 대표로서는 너무 망가지고 차마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이다. 결국 공천받아 출마할 것이다. 정치인 유승민은 20대 국회에서 결국은 살아남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야당 입장에서는 유 전 원내대표가 없는 새누리당과 선거를 치르는 것이 훨씬 더 홀가분할 것이다. 유 전 원내대표가 중심에 있는 여당과 선거를 치른다는 것이 사실은 중도층의 표를 둘러싼 경쟁에서 상당히 부담이 되는 상황이었다. 유 전 원내대표가 빠지면서 야당은 ‘박근혜 대 야당’의 구도가 돼 홀가분할 것이다. 선거만 놓고 보면 야당으로서는 구도가 더 선명해졌다.

김능구 : ‘유승민 정국’ 때 유 전 원내대표 탈당한다는 소리도 있었다. 최근 새정치연합의 비노 핵심 의원이라고 할 수 있는 분과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다당제가 필요하고 다당제의 가능성이 높다”고 전혀 맞지 않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새정치연합 친노-비노처럼 새누리당이 유 전 원내대표에 의해 촉발된 친박-비박, 구보수-신보수 간의 노선갈등으로 분당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하더라.

그래서 저는 그건 아니라고 했다. 유 전 원내대표 본인이 수도권 출신도 아니고 TK핵심인 대구 출신에 아버지도 민정당 출신의 유수호 전 의원이다. 또 대구시당위원장을 하면서 그곳에서 터를 닦았다. 대구에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새롭게 정치하겠다고 나선 마당에 유 전 원내대표가 뛰쳐나오긴 어렵다. 자신이 대구서 지지세를 확보하면 그 자체가 포스트 박근혜인데 그걸 박차고 나올 리가 없다고 본다. 새누리당에서도 공천을 안 줄 도리가 없다. 만약에 안주게 되면 그것이야말로 자신들의 총선전략을 허무는 것이다.

김 대표의 ‘로우키’와 박 대통령과의 봉합됐던 관계가 변화 혹은 파국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는데 저는 현기환 수석이 가운데서 많은 역할을 해 김 대표와 박 대통령 사이에 대화의 창구가 될 것으로 본다. 현기환은 양날의 칼이다. 김 대표와는 같은 부산 출신으로 호형호제하는 사이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현기환이 2012년 공심위원으로 있으면서 김 대표의 공천을 배제했었다. 그것을 서로가 모를 리가 없다. 한편으로는 굉장히 소통이 새로우면서 과거로부터의 역사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김 대표는 일본 역사에서 ‘도꾸가와 이에야쓰’의 인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총선이 달아오르면 ‘총선 승리’라는 전제를 향해 신보수 노선으로 새누리당이 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에서 청와대도 바뀌어야 된다. 하지만 그 주도권은 청와대가 아니다. 청와대는 따라가는 식일 것이고 주도권은 당이 쥐게 될 것이다. 그때 김 대표가 껍질에서 깨어날 것이고 그동안 참을 인(忍)자만 그리고 있던 휘하에 있는 장수들도 터져 나오면서 새로운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본다.

김만흠 : 당청의 권력투쟁은 청와대의 고도의 전략에 따른 행동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과거에 박 대통령이 말을 대단히 절제되고 실용적인 말을 쓴다는 지적들이 있었는데 여기에 대한 반박으로 ‘말 그대로 베이비 토크 수준이지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말이 있었다.

저는 박 대통령의 이번 대응이 전략적인 대응이라기보다는 상대방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냥 밀고 가는 싸움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박 대통령 체제하에서의 해결방법은 이른바 ‘솔로몬의 선택’으로 파국을 막으려는 쪽이 양보할 수밖에 없다. 이런 것을 잘 간파했기 때문에 김 대표가 그대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저는 총선을 앞두고 당이 어느 쪽으로든 행동하는 그림이 나올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왜냐하면 일단 지표상으로 봤을 때 7월만 보면 역대 정부 중 노무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가장 지지율 상황이 안 좋다. 이런 것을 본다면 박 대통령에 의존해서 총선을 치루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김 대표가 언젠가 독자노선을 걷는다고 하는데 김 대표는 무엇을 가지고 독자노선을 걷는다는 것인가를 보면 그것도 마땅치가 않다. 예컨대 유 전 원내대표를 이야기할 때는 두 가지가 분명하다. 국회운영방식에 있어서 야당과 상당한 협력적 관계가 필요하다는 정치적 부분과 노선에서는 복지 강화 등이 있다. 하지만 김 대표는 과연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인가가 명쾌하지 않다. 뭔가 자신만의 색깔에 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김 대표의 리더십이 발휘된다면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가?’라는 물음에 답할 과제를 안고 있다고 본다.

김능구 : 이번 당청갈등 속에서 드러난 부분을 보면 여당 내 정치세력 중 국민들에게 가장 갑갑하게 보였던 세력이 친박계란 것이다. 거의 조폭수준으로 국민들께 인식됐고 정치세력으로서 국민들 앞에서는 얼굴도 못 들게 됐다. 그런 부분에서 충남에서 김태흠 의원이 도당위원장에서 떨어진 것도 그렇다. 친박이 이번 일에서 한 일은 생떼 쓰고 윽박지르고 억지 부린 것 말고는 없다. 정말 정치세력으로서의 역할은 다한 모습을 보여줬다.

황장수 : 저는 새누리당의 친박, 비박, 신보수, 구보수를 구분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다. 유 전 원내대표조차 경제민주화를 이야기한 적은 있지만 그 직후에 그것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성실하게 노력을 해왔는가, 책이라도 하나 제대로 썼는가? 그런 것도 없다.

그리고 그런 것을 하고자 하는 의원들의 모임은 결국은 그런 색깔을 좀 더 개혁적이고 중도적인 색채를 띠는 것이 수도권 의원들한테 선거에 유리하기 때문에 그렇게 했을 뿐이고 그게 끝나면 또 그러지 않는다. 그러니까 새누리당에 실질적으로 신보수, 개혁보수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저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서 무슨 친이, 친박이 있는지 모르겠다. 자기들 집권했을 때 다 해먹고 비주류가 됐을 때는 비판이나 하는 정도다.

새누리당 밖에서 특히 야권이나 재야에서 새누리당을 바라보면 당 안에 거대한 노선과 특징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제가 봤을 때는 그런 게 하나도 없다. 우파 쪽에 봤을 때 그런 게 전혀 안 보인다.

사회 : 청와대 새누리당 등 여권의 이야기는 이 정도에서 정리하고 야권으로 넘어가자. 새정치연합 김상곤 혁신위원회의 1차 혁신안이 중앙위원회에서 통과가 됐다. 그렇지만 내부적으로 분당론, 신당론 등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데?

유창선 : 1차 혁신안이 통과되긴 했는데 전 별 큰 의미를 부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혁신위가 이대로 간다고 한다면 사실상 실패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애당초 왜 혁신위가 만들어졌는가를 보면 4·29재보선에서의 야당의 완패로 내년 총선에서의 위기의식이 반영돼 총선패배를 막기 위해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다. 그래서 혁신위가 이를 위한 논의에 들어간 것인데 지금 제시되는 수준의 혁신안이 과연 국민들의 제1야당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쪽으로 영향을 주기엔 대단히 어려운 내용이다.

좀 민감한 문제들이 뒤로 넘겨 9월에 한다고 하지만 그것까지 포함이 된다하더라도 역부족이 아닌가 한다. 혁신위의 혁신안이 자기들의 관심사, 정당 내부의 관심사에만 초점이 맞춰져있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봤을 때 ‘정말 야당이 달라지는구나’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내용들이 사실상 다 방치돼 있다.

정작 지금 혁신위의 핵심은 놓치고 자기들끼리만의 문제에만 초점이 맞춰져있다. 아무리 최고위원회의 폐지하고 사무총장 폐지하고 당비납부 어떻게 하나 이런 거 따지더라도 자기들의 문제지 국민들이 ‘아 야당이 이제 달라지나보다’라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소재들이 아니다. 방향 자체가 문제가 있다.

결국 핵심은 내년 총선을 새정치가 어떤 지도체제와 어떤 얼굴로 치를 것 인가이고 그 과정에서 계파 갈등을 종식을 시킬 것인가는 같이 가는 문제다. 이 문제들에 대한 아무런 답을 않고 아무런 고민이 없이 피해가는 상황에서는 핵심은 빠진 혁신안이 될 수밖에 없다. 혁신위 활동이 이렇게 간다고 했을 때 활동이 종료가 된다고 해도 국민의 지지를 얼마만큼 넓힐 수 있을지 의문이고 내년 총선과 관련해선 기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본다.

황장수 : 혁신의 방향이 거꾸로 됐다. 내년 총선을 생각하면 새정치연합의 가장 큰 문제는 국민들이 요구하는 정치에 대한 기대, 특히 야권이나 중도성향의 지지자들이 요구하는 기대, 즉 경제사회적으로 ‘어떠한 정치적 노선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의 문제다. 이는 이념이나 가치에 대한 논쟁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그 부분에 있어서 지금 새정치연합 내부를 보면 극좌부터 중도 우파까지 다양한 노선들이 포진해있다. 그래서 당의 노선이 왔다 갔다 했다. 경제-사회-대북 이념적인 부분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내년 선거에서 어떻게 보일 것인가를 먼저 정리하는 것이 혁신이었다고 본다.

당은 그 노선에 대해 의원총회나 중앙위에서 투표해야 결정해야하는데 그런 부분들은 완전히 외면한 채 공천과 관련된 기술적인 부분들에 집중하기 때문에 조국이고 김상곤이고 간에 관심이 없다. 조국씨는 자기가 말만 하면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관심이 없다. 자기들만의 혁신위 활동을 하고 있다.

결국 이탈 세력을 막기 위한, 탈당세력에 정치적 명분을 안 주기위한 혁신위일 뿐이다. 따라서 혁신위 활동이 끝나버리면 다른 사람들은 정치적 명분을 어떻게든 만들어낼 것이다. 왜냐면 본질적인 명분이 아니니까 그렇다. 혁신위는 사실상 실패로 귀결됐다고 본다.

김능구 : 김상곤 위원장이 처음에 혁신위를 시작할 때 정체성 수립이라는 부분을 목표로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어떤 정치세력이 정체성을 수립하는데 거의 외부 인사다. 당내에서 노선투쟁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 고민을 한 사람이 아닌 농사짓던 사람이나 어린 친구들을 불러놓고 혁신위를 꾸렸다. 그때 저는 ‘이것은 정치쇼’라고 생각해 ‘김상곤 위원장은 가케무사다’라고 이야기했다.

선거 패배 후 문재인 대표에게 사퇴하라고 하니까 문 대표가 혁신위로 시간을 끌면서 ‘고비를 넘기려는 것 아닌가’로 봤다. 그래서 저는 그때 ‘문 대표가 정면승부 해야 한다, 혁신위로 회피하는 것이 아닌 본인이 재신임 받아야한다고 했다.

지금 당의 반 이상의 의원들이 문 대표와 함께 총선 못한다고 얘기한다. 그렇다면 자신이 당을 변화시키겠다는 안을 가지고 의총에서라도 재신임을 받았어야한다. 근데 그것을 하지 않고 외부 혁신위를 만들어놓고 거기에서 나오는 것 가지고 어떻게 해보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됐다고 본다. 그러다보니까 지금 나오는 안 어느 하나도 그들만의 관심이다. 사무총장을 없애 다섯 본부장으로 하고 최고위원회의도 없앤다고 하지만 국민들이 볼 때는 뭐하자는 건지 모른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것이다. 조국 교수도 이번에 위원회 들어가서 망가진 케이스다. 이제 야당은 분당과 신당 출현은 필연이 돼버렸다.

김만흠 : 외부 혁신위원들로 참여한 사람들이 정치적 부분을 논의할 게재가 되냐는 말에 저도 부분적으로 동의한다. 18대 총선 때 대통합민주신당에서 외부 공천을 변호사에게 맡긴 것과 똑같은 상황이라고 본다. 지금 새정치연합은 척추를 다쳐 수술이 요구되고 있는데 혁신위는 건강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건강 프로그램은 당이 제대로 돌아갈 때 필요한 것이다. 지금 당장 근본적인 처방전이 필요한데 장기 플랜을 이야기 하고 있다. 맞지 않다.

어제(20일) 통과가 된 것은 별 내용이 없다. 사무총장 관련 부분도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문 대표는 의미를 뒀냐면, 이게 일단 중앙회에서 통과가 되면 자기가 주도하는 당의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받는다는 점이다. 그것에 대해서는 문 대표가 진행이 잘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무총장 문제도 그렇고 9월달 중앙위에 올리겠다고 한 최고위폐지문제도 결국 계파싸움 없애겠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 몇 사람이 칼럼에서 그런 지적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 계파문제냐 특정세력의 패권문제냐에 따라서 완전히 말이 달라진다. 지금 새정치연합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특정세력의 패권 문제라면 오히려 계파 청산을 명분으로 내건 최고위원회 폐지는 패권을 강화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반혁신 반개혁일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을 혁신이라고 진행하는 혁신위가 뭔가 혁신해볼 여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유창선 : 제 의견도 김 박사의 의견에 거의 90%의 싱크로율을 보이고 있다. 환자를 대수술해야하는데 처방을 좋은 거 먹고 기초체력 기르라고 한다. 핵심은 내년 총선을 문 대표 체제로 치를 수 있나 치러도 되느냐는 물음이다. 당내 정서도 부정적인 의견들이 많아지고 있다. 최근의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야당 지지층에서조차 문 대표가 잘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잘한다보다 훨씬 압도적이다.

굳이 여론조사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최근까지 문 대표가 보여준 정치적인 능력이나 리더십에 대해서는 야당 지지층 내에서도 회의적인 시선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 상태에서 과연 문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러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이다. 저는 혁신위가 내년총선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면 거기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어떠한 결론이 나오던 간에 그것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이 기본이 되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또 계파간의 갈등을 진정시키고 당 밖의 천정배 정동영 등이 딴 살림 안 차리고 이 기회에 다시 돌아오게 해서 하나가 돼서 한번 해볼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성이 있었는데 정작 혁신위는 그 문제는 소관이 아니다 식으로 다 피해버렸다. 이렇게 되니 그림이 문 대표가 책임져야할 혁신의 문제를 혁신위로 넘겨버렸고 공을 받은 혁신위는 자기소관이 아니라면서 공을 밖으로 던져버린 꼴이 됐다. 그리고 이 공을 책임지고 잡으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상황이다.

이 상태로 가면 야당은 어렵다. 차라리 문 대표가 결단을 내려서 대표직에서 사퇴를 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손학규 전 지사를 삼고초려가 아니라 십고초려라도 해서라도 총선을 맡아달라고 끌어들여 총선준비를 한다면 친노-비노의 계파갈등도 진정시키고 나가있던 사람들도 불러들일 수 있는 명분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예로 손학규 전 지사로 들었지만 문 대표가 이런 식의 큰 반전을 가져올 수 있는 결단을 자기희생적으로 새로운 판짜기를 주도할 때, 문 대표가 총선 이후 대선도 기약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을 것으로 본다. 문 대표도 총선에 패배해서 그 책임으로 아웃이 되느니 야당 승리에 기여할 때 다 같이 살 수 있는 윈윈 전략이 된다고 본다. 그런데 문 대표나 혁신위도 이에 전혀 눈을 돌리지 않으니 답답하다.

김능구 : 혁신위원들 중에서도 그런 이야기한다. 지금 죽어가는 당을 살리기 위해선 기득권 내려놓기의 핵심인 당 기득권의 내려놓기, 그래서 당 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 총선사령탑을 손학규가 됐든 누가 됐든 세워 국민들이 당을 다시 쳐다볼 수 있게 하고 다른 정치세력도 함께해보자고 하는 기운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이게 전혀 없다는 이야기다.

지금 겨우 생각하는 것이 문 대표의 대선 불출마 선언 정도를 꺼내볼 생각이라고 한다. 근데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 웃는다. 대선이라는 것은 국민들이 원하면 불출마 100번 선언해도 출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자기가 정면돌파해서 재신임을 묻든지 아니면 내려놓던지 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 대표는 당이 죽어나가고 있다는 진단에 동의를 못하는 것이다. 문 대표를 포함한 친노 핵심에서는 동의를 안 하고 있다. 비노 측에서 자기들 공천욕심 때문에 당을 흔들어서 벌어지는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거기에 기초해 전략을 세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애초에 이 문제가 터졌을 때 분당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 오히려 분당과 신당으로 국민들 앞에 두 상품을 내놓고 평가를 받는 것이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한테 오히려 충성하는 길이라고 이야기했었다.

친노 핵심에서는 나가봐야 호남 몇 명밖에 없다고 했는데 저는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나 싶다. 실제 그런 뜻을 밝힌 사람이 몇 명 없다고 치더라도 자기들이 그런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

비노 측도 비판 받아야 한다. 이 사람들은 전부 눈치만 보고 있다. 이걸 단순하게 자기 공천이 위협받는 상황이냐 아니냐의 문제로 본다. 새로 당이 만들어지면 공천 받으면 뭐하나? 야권분열로 본선서 떨어지는데 공천 받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정말 새로운 정치세력이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국민을 위한 당으로 야권세력이 새롭게 재편되는 모습을 보여주도록 진인사대천명을 해야 하는데 지금 눈치만 보고 있으면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

비노 측의 9월말까지 혁신위 결과만 바라보는 행태는 헌법기관으로서 국회의원의 모습인지 모르겠다. 지금 각자 자기들 지역에서 행사일정만 짜서 바닥표 다지기만 하고 있는데 수도권에서 그거 해봤자 잘 되지도 않는다. 정체성 확립도 “이 정도는 돼야 같이 간다, 이것 외에는 곤란하다” 이런 것도 토론하고 그 세력들이 천정배 의원도 불러서 이야기도 나누고 해야 하는데 눈치만 열심히 보고 있다. 너무 비겁하다. 비노는 비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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