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박효길 기자] 본격적으로 여름 휴가철 여행 성수기를 맞았다. 벌써 몇 주 전부터 대기업, 정부부처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으로 인한 경기 악화로 국내 여행을 장려하고 있다. 가만히 하는 상황을 보면 돌아가는 꼴이 우습다.

정부 주요 공직자들이 업무 부담에도 불구하고 국내 여행을 친히 납셔주신단다. 참 황송한 일이다. 또한 삼성, LG, 한화 등 주요 그룹들은 국내 경기 활성화를 위해 휴가도 일주일씩 주고 넉넉하게 채워준다.

그런데 어디 국민들이 정부요직, 대기업 종사자만이 있겠는가. 중소기업을 다니는 임금노동자들이 전체 90%를 차지하는데 이들에게 휴가비 한 푼이라도 쥐어져야 어딜 다녀오든 말든 할 것 아닌가.

이것은 마치 노동유연성 어쩌고 하면서 일자리 흔들며 육아 복지 예산줄이면서 결혼해 애 낳으라고 하는 것과 같다. 

예년 같으면 산으로 바다로 많이들 떠날 것 같지만 올해는 예년만 못할 전망이다. 최근 한 시장조사 전문기업 설문조사에서 성인남녀(19~59세) 100명을 대상으로 “여름휴가에 여행이 꼭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절반(51.7%)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피로에 누적된 사회에 아무 것도 안하고 싶은 반증이 아닐까. 지난 2013년 기준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은 2163시간으로 OECD 평균인 1770시간보다 393시간이나 길다. 쉬기도 버거운데 국내 여행가서 돈 쓰고 오라는 정부·재계의 움직임을 보면 할 말이 없다. 피로에 누적돼 메르스도 국내 경기도 책임져야 하니 죽을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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