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잡음 ‘일단’ 잠잠해져…공천 혁신안 등 ‘갈등 뇌관’ 아직 숨어있어

사퇴 선언 108일만에 당무에 복귀한 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표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주승용 최고위원, 박지원 전 원내대표, 문재인 대표. <사진=새정치연합 제공></div>
▲ 사퇴 선언 108일만에 당무에 복귀한 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표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주승용 최고위원, 박지원 전 원내대표, 문재인 대표. <사진=새정치연합 제공>

[폴리뉴스 서예진 기자]사퇴 선언 108일 만인 24일 당무에 복귀한 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혁신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주 최고위원은 지난 5월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의 ‘사퇴 공갈’ 발언에 격분해 최고위원 사퇴를 선언한 바 있다.

이로써 4.29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계속됐던 새정치연합 내 주류·비주류 간 갈등이 해소되고 화합의 물꼬가 트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재인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열 정비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시점에서 주 최고위원의 복귀 결정은 계파갈등 해소의 시발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단 당 지도부내 ‘비주류 대표’ 격인 주승용 최고위원의 복귀에 따라 그동안 ‘반쪽 최고위’라고 비판을 받던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는 정상화에 한 발 가까워졌다. ‘공갈 사퇴’ 발언으로 당 윤리심판원에서 당직 정지처분을 받은 정청래 최고위원만 최고위원회에서 빠지게 됨으로써 흔들리던 당 지도체제가 일단 수습·정비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날 회의에는 호남 출신 비주류 핵심인사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전날 설치된 한반도 평화·안보특위 위원장 자격으로 참석, 모처럼 계파 간 불협화음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비주류 측이 오는 9월로 종료되는 당 혁신위원회 활동이 미흡하다면 10월에 조기 선대위를 꾸리는 방안 등을 배제하지 않고 있어 계파갈등 격화의 뇌관은 아직 숨어있는 상태다.

이날 오전 108일만에 최고위원회에 복귀한 주 최고위원은 “오랜만이다. 당과 나라가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108일 만에 다시 인사를 올리게 되었다”면서 “그러나 반갑다는 말 대신에 마음이 무겁다는 말로 인사를 드려야할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먼저 사퇴를 번복하게 되어 죄송하게 생각한다. 욕을 먹을 것을 각오하고 최고위원회에 복귀했다”면서 “개인적으로 고민이 많았지만,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동료 의원님들, 그리고 많은 당원, 지역구민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선당후사(先黨後私)하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책임이 큰 최고위원으로서, 당의 혁신을 위해서 호랑이 등을 타고 달린다는 기호지세(騎虎之勢-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기세. 중도에서 그만둘 수 없는 형세)의 마음으로 국민과 당원이 부여한 정치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그는 “이번 혁신에 실패하면 우리 당의 미래는 장담 할 수 없다”면서 “당 지도부가 정치적 명운을 걸고 혁신에 성공시켜야 한다. 저도 앞장서서 그 역할을 감당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지도부는 일제히 복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문재인 대표는 “열심히 혁신하고 있지만 아직 충분하지 못하다”면서 “주 최고위원의 복귀를 계기로 더 단합하고 혁신해 국민·당원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오영식 최고위원은 “어려운 결단을 해 복귀한 만큼 당의 혁신과 통합을 위해 큰 역할을 해주시길 부탁한다”고 밝혔고 유승희·추미애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가 꽉 차고 활기 넘치는 것 같다”고 반겼다.

하지만 주 최고위원의 당무복귀가 비주류의 문 대표 체제에 대한 전폭적 지지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를 뒷받침하듯 주 최고위원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무엇보다 계파 간 신뢰 형성이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에 매사를 서로 부정적으로 보고 불신하면 당이 절대 제대로 갈 수 없다”라고 ‘신뢰’를 강조했다. 계파 패권주의에 대한 경계로 보인다.

또한 그는 최고위원 간 갈등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최고위원 워크숍’ 개최를 제안하기도 했다.

전날 문 대표와의 만남을 가진 주 최고위원은 “저는 우리 당의 계파 패권주의 청산을 요구하고 나갔다. 그래서 어제(23일) 문 대표하고도 충분한 교감을 나눴다”면서 “문 대표도 아직 패권주의 청산이 안 이루어진 것에 대해 공감을 하고, 앞으로 공동으로 더 노력을 하자(고 했다). 저는 당의 일체와 당의 통합이 최고의 혁신이라고 항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9월 확정을 앞두고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혁신위의 공천혁신안 작업도 계파갈등의 씨앗이 될 여지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비주류 측은 최근 혁신위가 8차 혁신안을 통해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를 100% 외부인사로 구성하는 한편 평가결과 하위 20%를 공천 배제한다고 한 데 대해 비주류 물갈이를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의심 섞인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주 최고위원은 당 혁신위원회의 혁신이 미흡할 경우, 내년 총선을 위한 10월 선거대책위원회(조기 선대위)를 꾸리는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은 (판단할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혁신위가 열심히 하고 있는데 하나하나 사사건건 얘기하는 건 절대 바람직하지 못하고, 마지막에 가서 아마 보완할 게 있을 거라 생각한다”면서도 “일단 혁신위 활동이 잘 되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혁신안이 구체화될 때마다 즉각 대응해 반발하는 것처럼 보이기보다는 마지막 단계에 가서 문제되는 부분에 대해 지적할 것을 예고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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