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성과 ‘이산가족상봉 진행17%, 빠른 시일 내 대화14%, 北 유감표명14%’

[폴리뉴스 정찬 기자]한국갤럽이 지난 25일 남북 고위급접촉에서 6개항에 합의한 것과 관련 이 북한이 이 합의를 잘 지킬 것으로 보는지 물은 결과 17%만이 잘 지킬 것이라고 답해 향후 남북관계 진전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북한의 합의 이행을 잘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69%에 달했으며 14%는 의견을 유보했다. 최악의 상황을 막고 합의를 이끈 데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우리 국민 중에서 북한이 실제로 그 내용을 잘 이행할 것이라 믿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작년 10월 북한 최고위급 대표단이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하고 우리 정부 주요 인사들과 회동했다. 직후 조사에서 북한의 태도가 변했는지 물은 결과 60%'변하지 않았다', 28%'변했다'고 답했다. 그에 앞선 작년 2, 6년 만에 성사된 남북 고위급 접촉(이산가족상봉 행사 합의) 직후에도 '북한의 태도가 변한 것은 아니다'64%로 조사된 바 있다.

이러한 불신의 기저에는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핵문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작년 2월과 10월 세 차례 조사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80%를 넘어, 우리 국민 대다수는 북핵 문제 해결을 요원한 일로 여겼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북한에 대한 불신이 한두 번의 깜짝 이벤트로 쉽게 바뀔 수준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번 협상에 대한 평가에선 우리 국민 65%'잘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16%'잘못됐다'고 답했으며 19%는 의견을 유보했다. 특히 5060 세대와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는 '잘됐다'는 응답이 70%를 넘었다.

다음으로는 이번 합의 내용 중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이산가족상봉 진행'(17%), '빠른 시일 내 대화, 협상 진행'(14%), '비무장 지대 지뢰 폭발 유감 표명'(14%), '북한의 준전시상태 해제'(11%) 등 네 가지가 상대적으로 많았고 '남북 민간 교류 활성화'(3%)'남한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3%)을 성과로 본 경우는 적었다. '기타' 응답이 4% 있었고 35%'성과가 없다'거나 구체적인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이번 남북 협상 과정 중 우리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76%'잘 대응했다'고 봤고 '잘못 대응했다'11%에 그쳤으며 13%는 의견을 유보했다. 모든 응답자 특성별로 '잘 대응했다'는 의견이 60%를 넘었고, 5060 세대와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는 80%를 웃돌았다.

남북통일 시기에 대해 물은 결과, '통일은 10년 후쯤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응답이 57%로 가장 많았고 '빨리 이뤄져야 한다' 21%, '통일보다는 현재대로가 낫다' 20%로 점진적 통일을 원하는 국민이 과반을 차지했다. 2%는 의견을 유보했다.

재작년 12월 조사에서는 '장성택 숙청 사건으로 인해 북한 정권이 더 불안해질 것'(60%), '김정일보다 김정은이 더 호전적 인물'(48%)이라는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남북통일보다 현재대로가 낫다'는 의견이 24%로 늘어 당시의 긴장감이 반영된 바 있다. 그러나 그 전후 조사 결과들의 전반적 경향은 거의 비슷하다. 이로 미루어 보면 북한의 태도, 북핵, 통일 시기 등 최근 우리 국민의 남북 관계 인식은 거의 고착 상태에 있는 듯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지난 25~27(3일간)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로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4명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3.1%포인트에 95% 신뢰수준이며 응답률은 20%(총 통화 5,099명 중 1,004명 응답 완료).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