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정종섭 연찬회 발언이 발단, 野 '탄핵카드'까지 꺼내들어

[폴리뉴스 김희원 기자]내년 4월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정면 충돌했다. 지난 25일 열린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당의 총선 일정 등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과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총선 필승" 건배사를 한 것이 발단이 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7일 최경환 부총리와 정종섭 장관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장을 접수했으며 탄핵소추안, 해임건의안, 검찰고발 등을 포함해서 가능한 법적 절차를 검토하겠다고 발끈했다.

새정치연합은 하루 뒤인 28일에도 이들의 사퇴를 요구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새정치연합은 이 과정에서 지난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선거법 위반으로 탄핵까지 이르렀던 사실을 거론하며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선거 주무장관이 여당과 총선 필승을 외친 것은 당당히 직을 내려놓고 처벌받을 일이다"며 "스스로 직을 안 내려놓으면 탄핵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표는 이어 최 부총리에 대해서는 "경제성장률을 갖고 총선에서 여당에 도움되게 하겠다고 했는데 경제상황에서도 오직 선거용 정책을 생각하니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리가 없다"고 비판했다.

국회 부의장을 지낸 박병석 의원은 '최고위원회의-2차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새누리당은 관권선거라는 추악한 굿판을 당장 거두어드릴 것을 촉구한다"면서 "대통령은 행자부 장관에 대한 즉각적인 해임조치를 취하시라. 그렇지 않는다면, 우리 당은 모든 야권과 연계하여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을 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 “노무현 대통령 탄핵과 비교, 새누리 집단양심 마비”
새누리당 “도가 지나쳐, 국민 호도”

박 의원은 "거품경제를 일으켜서 총선의 승리를 가져오겠다는, 경제를 망쳐서라도 선거에 이기겠다는 발상은 어디에서 나온 발상인가"라며 "거품경제가 꺼졌을 때 서민과 청년층이 가장 큰 피해자인데, 서민과 청년층을 희생으로 삼아서 총선에 승리하겠다는 발상을 우리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또 "새누리당 지도부의 집단양심의 마비를 규탄한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과 비교할 때 마비된 새누리당의 집단양심에 대하여 국민들은 규탄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TBS <퇴근길 이철희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정 장관이 공식 사과한 것과 관련 "진정성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며 "공식 사과를 하면서도 구차하기 짝이 없는 변명을 늘어놓았는데 자신은 술을 못한다, 그래서 건배사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게 하게 되었다, 하는데... 맨 정신으로 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말이냐"고 비판했다.

진 위원장은 "오늘 최고위원회와 또 의원 워크숍에서 정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기로 결의했다"며 "정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내고 추후에 최경환 부총리에 대해서도 검토해서 내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이같은 대응에 대해 "도가 지나치다", "정치적, 정략적 행위"라며 맞대응하고 있다.

문정림 원내대변인은 원내 현안관련 브리핑에서 "정종섭 장관의 건배사는 일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것도 아니며, 단순히 덕담 수준의 건배사로, 선거 개입의 적극성도 지속성도 없다는 점에서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며 "또한, 경제부처 장관으로서 최경환 부총리의 발언 역시, 경제 활성화라는 국정과제를 수행하는 부처 장관으로서, 민생을 위해, 국민이 원하는 목표치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제시하는 발언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변인은 "두 장관의 발언은 공직자로서, 혹은 해당 부처 장관으로서 신중치 못하다는 지적은 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의 두 장관에 대한 언급과 고발 등의 행위는 도가 지나쳐, 국민을 호도하는 고도의 정치적, 정략적 행위로 보여진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종섭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깊이 유념하겠다"고 공식 사과했다.

정 장관은 "연찬회가 끝난 후 저녁식사 자리에서, 평소 술을 잘 하지 않는 저로서 갑작스러운 건배사 제의를 받고, 건배사가 익숙지 않아 마침 연찬회 브로슈어에 있는 표현을 그대로 하게 됐다"며 "당시 저의 말은 어떤 정치적 의도나 특별한 의미가 없는 단순한 덕담이었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사퇴 의사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장관으로서 맡은 소임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최 부총리는 전날 있었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지자 "경제부총리로서 경제를 살려 국민과 국가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결과적으로 총선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취지였다"며 "선거법과 아무 상관이 없다"고 반박했다.

최 부총리는 야당 의원들의 유감 표명 요구에 "일방적 정치 공세"라며 "유감을 표명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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