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우 회장이 1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창립 14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신한금융지주></div>
▲ 한동우 회장이 1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창립 14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신한금융지주>
[폴리뉴스 김태구 기자] “새로운 시대에 맞는 창조적인 생각을 가지고 고객이 체감하는 ‘따뜻한 금융’을 실천해야 합니다. 또 마치 하나의 회사처럼 그룹사간의 역량을 결집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해 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처해야 합니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1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열린 창립 14주년 행사에서 직원들에게 이같은 4가지 당부의 말을 전했다.

아래는 한동우 회장의 기념사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신한이 지난 14년간 이룬 성과는 결코 작지 않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중국 경기 둔화와 미국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또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저하되고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금융업을 비롯한 산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큰 고민을안고 있다.

특히 금융업의 경우에는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경영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정보통신기술의발달과 규제완화로 인해 ICT기업과 금융회사의 영역이 중첩되면서 경쟁의 양상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이제 신한은 변화된 환경 속에서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전기를 만들어내야 한다.

우선 새로운 시대에 맞는 창조조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쉴러 교수는 고객의 꿈을 실현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금융의 역할이라고 정의했다. 재무 설계를 통해 생애주기별로 필요한 자금 준비를 돕거나 적시에 자금을 공급해서 기업의창업과성장을 지원하는 것들이다.

이처럼 금융업의 본질은 고객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다만 그것을 구현하는 솔루션은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오늘날 고객들은 은행을 찾지 않아도 예금과 대출이 가능하고 신용카드 없이도 물건을 살 수 있다. 또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을 주축으로 하는 금융회사들이 핀테크 기반의 사업모델을 제시하면서 새로운 경쟁자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더 이상 과거의 방식과 틀로는 금융의 본질을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새로운 전환기를 맞아 우리는 스스로를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성공의 덫에 빠져서 기존의 방식만을 답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금의 현실에 안주하며 변화의 흐름을 애써 외면하고 있지 않은지, 엄숙하게 자문해봐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생각과 역량, 일하는 방식을 새로운 시대에 맞게 바꾸어 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고객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창조적인 방법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살아 숨쉬는 조직’을 만들어가야 한다.

우리가 누구보다 앞서서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선도해 나간다면, 신한은 1등 금융그룹의 지위를 더욱 확고히 다질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그룹사가 가진 모든 역량을 결집해서 고객에게 ‘하나의 회사’로 다가가야 한다. 그 동안 우리는 지주회사 체제를 바탕으로 고객중심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기업투자금융(CIB), 자산관리(WM) 사업부문을 통해 은행과 증권간 협업모델의 표준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종합금융서비스의 대상 고객을 보다 확대해 창조금융플라자와 PWM라운지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단순히 협업을 위한 틀을 마련한 것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앞으로 더욱 중요한 과제는 고객 가치의 향상이라는 목표를 향해 그룹 전체가 ‘하나의 회사’처럼 움직이는 것이다.

얼마 전 금융당국에서는 겸직과 업무 위·수탁 범위를 확대하는 등 업권간의 벽을 대폭 낮춤으로써 지주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그룹 전체의 관점에서조직 체계를 정비하는 동시에, 여러 업권을 포괄하는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를 우리가 먼저 만들어 먼저 고객에게 다가가야 한다.

이렇게 해야 저성장, 저금리 환경 속에서 신한의 차별성이 더욱 빛날 수 있다.

셋째, 글로벌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해서 세계를 무대로 우리의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 양적 성장이 한계에 도달하고 저금리로 인해 수익성마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국내에 치중하기보다는 성장성이 높은 해외로 나가는 것이 올바른 전략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은행이 아시아 권역을 중심으로 신규 진출을 확대하는 것이나 비은행그룹사들이 은행과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기회를 찾아 진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출한 지역에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진출 지역을 선정하는 단계에서부터 현지 사정에 맞는 사업전략을 수립해서 조기에 안착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아울러 해외 진출뿐만 아니라 자금 조달이나 자산 운용 측면에서도 글로벌 시장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우리의 역량을 한층 강화해 나가야 한다.

당장은 어렵고 힘들겠지만 글로벌경쟁력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해 나간다면 신한은 글로벌 금융그룹으로서 한국 금융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밖에 고객이 체감하는 ‘따뜻한 금융’을 제공해야 한다. ‘따뜻한 금융’이 일상업무 속에 체화돼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 동안 우리는 ‘미래를 함께 하는 따뜻한 금융’을 구현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리더 계층이 변화를 주도하고, 제도와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으며, 우수한 실천사례를 발굴해서 전파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고객과 사회가 우리의 진정성을 느끼고 있는지 자문해보면 아직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 고객의 입장에서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더욱 깊이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미래를 함께 하는 따뜻한 금융’을 통해 ‘고객에게는 고마운 회사’, ‘사회에는 착한 회사’,‘직원에게는 보람을 주는 회사’로 자리잡을 수 있다면 신한은 어떠한 변화와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는 반석 위의 기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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