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국감 앞두고 ‘한목소리’…선거 앞두고 구태의연 ‘정치쇼’라는 눈초리도

이틀에 걸쳐 정기국회 여야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한 두 사람. 김무성(좌측) 새누리당 대표와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 이틀에 걸쳐 정기국회 여야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한 두 사람. 김무성(좌측) 새누리당 대표와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폴리뉴스 안병용 기자] 이틀에 걸쳐 여야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이어졌다. 19대 마지막 정기국회 포문을 연 것이다. 전쟁이 예상된다. 이른바 ‘개혁전쟁’이다. 새누리당이 노동개혁으로 시동을 걸고 새정치민주연합이 재벌개혁으로 ‘경제살리기 운동’에 방점을 찍었다. 다만 진정 개혁을 위해 총칼을 든 건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구태의연한 정치쇼를 벌인 건 아닌지 의문도 제기된다.

9월10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로서는 달갑지 않다. 여야가 호기롭게 재벌개혁을 외치고 있는 만큼 호출 대상이 되는 것은 뻔하기 때문이다. 이미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조대식 SK㈜ 사장, 조현준 효성 사장,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 박용성 전 두산중공업 회장 등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이들이 줄을 섰다.

여야 나란히 ‘재벌개혁’ 강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2일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4대 개혁(노동·교육·금융·공공)이 국민적 지지를 받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재벌개혁도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면서 “후진적인 지배구조와 시장지배력 남용, 불공정거래를 통해 불법·편법으로 부를 쌓는 재벌들의 행위가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재벌개혁이 반기업 정책으로 변질돼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가 성장하도록 하는 기업의 발목을 잡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의 재벌개혁 의지에 대해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오늘(3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어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재벌개혁을 피력한 것에 감동했다. 여당 대표가 재벌개혁의 필요성을 이야기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여야가 손잡고 재벌개혁을 시작해 이번 정기국회 내에 성과를 내자”고 호소했다.

그는 1998년초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마련한 기업경영의 투명성 제고를 비롯한 기업 구조개혁 5대 원칙과, 변칙상속 차단을 비롯한 재벌개혁 후속 3대 보완대책을 언급하며 “당시 재벌과 사회적으로 합의됐던 이 ‘5+3 원칙’으로부터 다시 재벌개혁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대기업 노동자는 시간을 양보해달라”며 노동시간 단축, 정시퇴근제, 여름집중휴가제 등을 제시했고, “재벌 대기업은 ‘이익’을 양보해달라”면서 “10대 재벌의 사내유보금 504조원의 1%인 5조원만 고용창출 투자에 사용해도 비정규직 50만 명을 바로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여당 대표와 야당 원내사령탑의 교섭단체 연설에서 거론됐다는 측면에서 재벌개혁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본격적인 논의의 수면 위로 떠오르는 건 분명해 보인다. 

때마침 최근 벌어진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정치권의 개혁의지에 불을 지폈다.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도 받고 있다. 여야가 힘을 제대로 합친다면 이번에야 말로 개혁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기대감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다만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재탕되는 정치권의 구태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내년 4월에 치러지는 20대 총선은 불과 7개월여 밖에 남지 않았다. 정치권으로서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후벼팔 수 있는 ‘이슈거리’를 만들어야 하는 시점이다.

정치권이 총선이나 대선을 앞두고 늘 ‘재벌개혁’이라는 카드를 전면에 내세워 왔다는 점도 그 ‘진정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선거가 끝나면 정치권의 ‘유권자 표심 얻기’는 ‘친 재벌정책’으로 바뀔지 모를 일이다.

재벌개혁은 이번 국정감사의 뜨거운 화두가 될 전망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