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석회의 발언 나선 초선 의원 “문재인 대안 있나? 주류, 비주류가 뭔데 그러느냐”

박수현 새정치연합 의원. <사진=폴리뉴스 DB></div>
▲ 박수현 새정치연합 의원. <사진=폴리뉴스 DB>

[폴리뉴스 안병용 기자] 박수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숨겨둔 가정사까지 절절하게 고백하며 당의 화합을 촉구했다.

20일 새정치연합은 당무위원-의원총회 연석회의를 개최했다. 표면상 문재인 대표의 진퇴를 결정하는 회의였지만, 더 나아가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의 운명을 좌우할 중대 분수령이었다.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는 박 의원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그는 여야를 떠나 부드럽고 친절한 언행으로 누구에게나 ‘신사 의원’으로 통한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아니었다. 당의 화합을 위해 열변을 토했다.

박 의원은 이날 90여 명의 동료의원 앞에서 “주류, 비주류가 뭔데 그러냐”면서 “당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계파 갈등이 정점에 이르러 있는 당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그는 자신의 처지를 절절하게 설명했다. 야당 지지율이 낮은 충청도에서 지역구 의원을 하면서 겪는 애환을 토로했다. 박 의원은 “충남 공주에서 60년 민주당 (역사)에서 첫 당선됐다. 당시 당 지지율은 13%였지만 나는 48% 득표를 했다”면서 “하지만 저는 20대에서 낙선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의원의 지역구인 충남 공주는 내년 총선에서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지역구인 충남 부여·청양과 통합될 가능성이 높다. 전체 24곳 합구대상 중 여야가 합구하는 유일한 지역으로,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10%에 그칠 정도로 굉장히 낮다. 충남 공주에서 민주당 역사상 첫 당선된 전력이 모든 것을 대변한다.

박 의원은 “공주와 부여가 1시간쯤 걸리는데 (집에서) 새벽 3시 반에 일어나 30분 샤워하고 4시에 출발 한다”면서 “부여 교회가 100곳 있는데 새벽기도 가 앉아있는다. 목사도 나를 모르고 신도도 나를 모른다. 인사해주지도 않고 예배 끝나면 그냥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양승조, 박완주 의원 등 충남에도 민주당 의원이 있고 영남에도, 강원도에도 민주당 의원이 있다”면서 “이런 절절한 마음으로 뛰고 있다. 이건 우리 의원 모두의 얘기”라고 했다.

슬픈 과거도 털어놨다. 그는 “나는 아내도 없다. 두 번 징역 갈 뻔 했는데 아내가 견디지 못하고 나를 떠났다”면서 “국회의원 당선된 뒤 아내를 6번 찾아갔지만 얼굴도 보지 못했다. 전해들은 얘기로는 내가 가장 힘들 때 나를 버렸는데 어떻게 돌아오느냐는 것 이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어 당의 통합을 호소했다. 그는 “호남 역사가 위대하지만 이런 애절함과 비통함보다 더 위대하진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호남호남 하는데 호남 민심의 정체가 뭐냐. 제대로 하라는 회초리일 것이다. 정말 당에 손해배상 청구하고 싶다. 주류 비주류가 뭔데 그러느냐”고 호소를 이어갔다.

박 의원은 “당의 높으신 분들은 정계은퇴 불출마선언을 얘기 한다”면서 “나는 그럴 위치에 있지 않다지만 불출마선언까지 고민하고 있다. (여러분들에게) 국민만 보고 가달라, 민주당원이라는 게 부끄럽지 않게 해달라고 호소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문 대표의 재신임을 주장했다. “문 대표를 (대표 자리에서) 내려오라 하면 대안이 있는가. 대안이 있으면 그렇게 하자. 하지만 대안이 없다”면서 “일정시간을 주고 기다려보자. 지금은 아니다”고 밝힌 뒤 “재선이 되면 아내에게 돌아와 달라고 할 것”이라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박 의원의 발언을 공개한 김성수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적지 않은 의원들이 눈시울을 붉히고 박수를 치고 (박 의원에게) 악수를 청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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