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교과서 국정화‧고영주 방문진 이사장…편향성 문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와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문제를 놓고 정치권 이념 공방이 치열하다.
▲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와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문제를 놓고 정치권 이념 공방이 치열하다.

[폴리뉴스 안병용 기자] 정치권 이념 공방이 치열하다. 여권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야권은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이념을 문제 삼고 있다. 여야는 서로 편향성을 문제 삼으며, 연일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본격적인 ‘드라이브’ 건 모양새다. 편향성을 문제 삼으며 사실상 단일 국사 교과서로 방침을 정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친일 미화와 독재 옹호를 위한 불순한 의도가 깔렸다고 반발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7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일부 출판사의 한국사 교과서가 친북 성향을 보인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대한민국 역사를 부정하고 좌파적 세계관에 따라 민중 혁명을 가르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북한 체제를 정상적 사회로 서술하고 주체사상을 사회주의 사상이라고 표현해 종북주의를 연상시킨다고 했다. 그는 “현행 역사교과서는 학생들이 배우면 배울수록 패배감에 사로잡히고 모든 문제를 사회 탓 북한 탓만 하는 시민으로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재외동포정책 포럼에서는 “미래세대가 긍정적 사고를 갖고 우리나라를 발전시키도록 하기 위해서는 역사 교과서를 국정 교과서로 전환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같은 날 “여당은 국민의 역사 인식을 길들이고 통제하겠다는 독재적 발상을 그만둬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역사 국정교과서는 독일의 경우 나치 시대, 일본은 군국주의 시대, 우리나라에서는 유신 때만 했던 일이고, 지금 북한이 하고 있다. 전체주의 국가에서 했거나 하고 있는 제도이고 정상적인 나라에선 하지 않는 제도”라고 설명하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유신 독재의 비이성 시대로 되돌리려는 시도인 만큼 정부와 여당이 강행한다면 유신 잠재세력으로 규정하고 저지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새누리당은 일부 한국사 교과서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 방식뿐만 아니라 교과서의 균형 감각을 지적한다. 특히, 북한 관련 기술 내용을 크게 부각하고 있다. 김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는 한국사 교과서의 집필진에 공정성이나 역사관을 의심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특정 이념을 추구하는 세력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주장한다. 새누리당이 ‘전교조 교과서’라는 표현까지 쓴 것은 집권여당이 현재 한국사 교과서를 바라보는 시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종 결정권한을 쥐고 있는 교육부는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자칫 한국사 교과서 문제가 진영 갈등으로 퍼져 교육 현안이 아닌 정치 논리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국정감사 일정이 마무리되면 국정화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교육부는 정치권과 여론의 추이를 살핀 뒤 이르면 10월 중순에는 국정화 전환 여부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이념 공방전인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문제에 대해 새정치연합은 의원총회까지 열며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고영주 이사장은 두 차례에 걸친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표를 ‘공산주의자’라고 규정해 논란을 증폭시켰다. 7일 의총에서 이종걸 원내대표는 고영주 이사장의 발언은 개인의 극우 언행이 아니라 박근혜 정권의 향후 국정운영 방향을 좌우할 심각한 정치적 사안이라고 규정했다. 이 원내대표는 방문진은 MBC 문화방송의 관리 감독 기구이기 때문에 해당 방송의 공정성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고 이사장 문제에 대해 공개 질의를 하며 공세를 펴기도 했다. 그는 “고 이사장을 박 대통령 가문과 특수한 관계가 있는 곳의 이사장에 임명한 것은 박 대통령의 뜻인가”, “문재인 대표 등 야당 정치인들을 공산주의자로 몰고 있는 고 이사장의 주장에 대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가”, “고 이사장을 사퇴시키지 않고 원만한 국정운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등의 질문으로 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여야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와 고영주 이사장 문제를 놓고 충돌하면서 정치권에 이념 공방이 거세게 일고 있다. 진보와 보수가 정면으로 맞붙은 형국이라 ‘이념 전쟁’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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