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오현지 기자]SBS가 주중 지상파 저녁 드라마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보였다. 그러나 MBC가 바짝 뒤를 쫓고 있다. 그동안 SBS는 ‘상류사회’, ‘미세스캅’, ‘가면’, ‘용팔이’까지 줄곧 월화·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이번에 SBS가 새로 준비한 월화·수목드라마는 ‘육룡이나르샤’와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이다. 초반 SBS는 많은 관심을 받았다. ‘육룡이나르샤’는 연기본좌 김명민, 천만 흥행 배우 유아인의 ‘남남케미’가 예상되는 작품. 또한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은 KBS 2TV 드라마 ‘후아유-학교2015’에서 대세남으로 떠오른 육성재와 문근영의 만남으로 화제가 됐다. 

그러나 SBS를 MBC가 추격하고 있다. MBC의 상승세가 매우 위협적이다. MBC는 월화드라마로 50부작을 준비했다. 치정, 살해공모, 정치 등 흔한 말로 ‘막장 소재’를 다룬 ‘화려한 유혹’이 그 주인공. ‘화려한 유혹’은 최강희, 주상욱, 차예련, 정재영을 내세워 ‘막강 연기력’을 가동하고 있다. 앞서 MBC는 월화드라마로 정명공주(이연희 분)를 다룬 ‘화정’을 방송했다. ‘화정’ 역시 50부작이었지만 시청률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MBC가 ‘50부작’으로 초강수를 뒀다. SBS가 홍보전에 열을 올린 ‘육룡이나르샤’와 맞붙은 ‘화려한 유혹’은 강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6일 방송된 ‘육룡이나르샤’와 ‘화려한 유혹’은 각각 12.4%, 9.7%를 기록했다. SBS ‘육룡이나르샤’는 아직 아역 분량이 남았고 ‘화려한 유혹’은 곧 성인 연기자로 교체되는 점이 변수다. 

육룡이나르샤, 의미 알지만 아직

또한 SBS ‘육룡이나르샤’가 ‘팩션 사극’이라는 점이 기회이자 위기가 될 수 있다. 수많은 작품에서 이방원은 아버지 이성계의 애정을 갈구한 인물로 그려졌다. 실제로 이방원은 이성계에게 인정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결국 ‘왕자의 난’으로 집안이 풍비박산났다. 그러나 SBS ‘육룡이나르샤’에서는 어린 이방원의 시절이 조명되면서 ‘정도전’에게 무게가 쏠렸다. 이방원의 눈에 이성계는 이인임의 잘못을 어찌하지 못하는 아버지였다. 이인임이 간신이며 백성을 수탈한 것, 이방원과 정도전의 극적 만남을 위한 장치이지만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또한 정도전(김명민 분)의 명연기로도 ‘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정도전은 유생들과 함께 원과의 수교를 반대했다. 이를 저지하고자 군사들이 투입됐다. 맞으면서도 노래를 불렀다. 마치 현대 사회의 아픔이 교차하는 장면이었다. 

KBS 사극 ‘정도전’과 비교하자면 ‘육룡이나르샤’는 이인임을 대표하는 간신이 고려 말 백성을 어떻게 핍박했는지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정도전’은 당시 정치인의 치열한 권력 싸움과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니 ‘육룡이나르샤’는 ‘다른 정도전과 이인임’을 그려야 했다. 그래서 선택한 코드가 ‘백성의 수탈과 비리’였다. 

이 역시 현대 사회와 똑같다. 자살한 성완종 전 경남회장은 “비타500에 오만원권을 담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현대 사회에는 돈이 많은 사람이 권력자다. 7포 세대는 이들을 위해 노동을 강요당한다. 

‘육룡이나르샤’는 현대 사회의 서민 고충을 고려 말 사회에 빗대어 표현했다. 과연 이것이 얼마나 통할까. 이방원이 성장하고 조선이 건국되면서 이러한 추악함은 사라질까. ‘육룡이나르샤’는 요즘 시청자가 대리만족을 원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 대리만족을 위해 정도전-이방원을 내세웠지만 ‘차별화’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 다시 브라운관으로 불편한 진실을 보는 것이 시청자에게 꽤 무거운 일임을 알아야 한다. 

화려한 유혹, 진짜 시청자 화려하게 유혹했다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은 출발부터 순조롭다. ‘화려한 유혹’에서는 온갖 막장 소재가 등장하지만 ‘탄탄한 구도’가 거부감을 확 줄였다. 또한 ‘화려한 유혹’의 궁금증은 다른 궁금증으로 이어졌다. 차예련(강일주 분)의 출생이 그랬다. 교도소에서 오열하는 최강희를 보여준 후 과거를 보여준 구성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또한 ‘화려한 유혹’은 바로 성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육룡이나르샤’의 아역 비중이 ‘화려한 유혹’보다 큰 것이 호재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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