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2TV ‘가족을 지켜라’ 캡처>
▲ <사진=KBS 2TV ‘가족을 지켜라’ 캡처>

[폴리뉴스 오현지 기자]KBS 2TV ‘가족을 지켜라’ 정혜인(고예원 역)이 드디어 분명한 악녀의 색깔을 찾았다. ‘가족을 지켜라’ 초반 정혜인은 재희(정우진 분)에게 다시 돌아온 재벌가 엄친딸이었다. 극 초반 정혜인은 악녀의 본성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다. 정혜인의 억양, 단어 선택만 보면 전혀 악녀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7월 말 정혜인은 완전히 악녀 노선으로 들어섰다. 인상쓰고 소리 지르고 흘겨보는 등 ‘악녀표 고정 연기’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약 3개월의 시간이 흐른 후 정혜인의 악녀는 어떻게 완성됐을까. 

정혜인은 ‘가족을 지켜라’ 흐름에서 ‘돈’을 쥐고 있다. 모든 일을 돈으로 해결하려 한다. ‘가족을 지켜라’ 초반, 강별(이해수 분) 또는 강별의 가족이 사고 친 것을 돈으로 막고자 했다. 이 부분에서 반감이 느껴졌다. 강별은 이미 정혜인의 남자를 몰래 짝사랑했지만 “절대 좋아하지 않는다”고 극구부인했다. 그러면서도 재희 앞에서 사랑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강별은 거짓말도 하고, 사고를 막아주겠다는 제안도 거부한 꼴이다. 도리어 강별이 ‘민폐녀’로 전락했다. 

이후 ‘가족을 지켜라’의 정혜인은 자신의 잘못을 돈으로 덮으려고 시도했다. 또한 정혜인은 재력과 권력을 앞세워 ‘자신의 뜻’대로 모든 이를 움직이려 했다. 최근 맛간장 레시피를 무단도용한 것도 마찬가지다. 

지난 13일 방송된 ‘가족을 지켜라’에서 정혜인은 ‘원스식품 회장 딸’이란 점을 앞세워 재희 집에 찾아갔다. 최일화(정만재 분)의 동영상이 인터넷에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아쉽게도 정혜인 캐릭터가 잠시 길을 잃었다. 

우선 인터넷에 자신의 모습이 무단으로 찍혀서 퍼지는 것 자체가 문제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재희네 가족은 생각 외로 평온했다. 동영상 자체도 최일화의 엉뚱한 모습이 담겨 있으니 ‘대기업 사돈’이 될 입장에선 부담스럽다. 정혜인의 요구는 아주 상식적이다. 정혜인은 정중히 “혼에 대해 말들이 많은데 아버님까지 입에 오르락내리락 하게 둘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휘향은 “우리가 계속 원스식품 눈치 보면서 살아야 하냐”고 따졌고 임채원(최윤정 역)은 “아직 며느리 된 것도 아닌데 아버님께 이래라, 저래라 할 권리가 있느냐? 너희 집안을 생각해서 체통을 지켜달라는 것이냐? 결국은 너희 집안 체면을 깎지 말라는 말이냐?”고 나무랐다. 

결혼은 두 집안의 결합이다. 특히 대중의 주목을 받는 대기업과 사돈을 맺으면 세간의 이목이 쏠린다. 과연 미끄러운 공원 대리석 의자에 올라가서 춤추는 것이 상식적인 행동일까. 도촬 당해도 기뻐하는 재희 네 가족 모습이 정상일까.

그래도 ‘가족을 지켜라’는 시청자가 정혜인의 캐릭터를 이해할 여지를 남겼다. 정혜인은 강별이 김현주(오선역 역)을 위해 선뜻 신장을 기증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정혜인에게는 ‘엄마의 정’이 콤플렉스였다. 정혜인은 “정말 이해수는 자신을 버린 엄마에게 이식을 해주냐”고 확인했고 강별과 김현주가 다정한 모습을 지켜봤다. 정혜인 악녀 기질의 근원은 ‘엄마’, 즉 드라마 제목처럼 ‘가족’이었다. 계모 이상숙이 호시탐탐 내쫓으려 했던 정혜인, 다른 사람을 가족으로 거두며 자란 강별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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