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XID ‘핫핑크’ 뮤직비디오, ‘브라운아이드걸즈’ 뮤직비디오 캡처>
▲ <사진=EXID ‘핫핑크’ 뮤직비디오, ‘브라운아이드걸즈’ 뮤직비디오 캡처>


[폴리뉴스 오현지 기자]아이유의 소아성애 논란이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이후 EXID가 도마 위에 올랐다. EXID 신곡 ‘HOT PINK’ 뮤직비디오 해석에 관해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EXID는 ‘위아래’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EXID의 ‘위아래’는 두 가지 버전의 안무가 있다. 방송용과 행사용 안무다. 하지만 방송용 안무보다 행사용 안무가 더 유명하다. 춤사위만 다를 뿐 예능 프로그램에서 숱하게 등장했다. 일각에서는 EXID ‘위아래’ 안무가 야하지 않냐는 의문을 제기했지만 크게 이슈되지 않았다.

EXID는 지난 18일 자정 신곡 ‘HOT PINK’를 발표했다. EXID는 ‘HOT PINK’ 뮤직비디오 배경을 주유소로 선정했다. 마케팅 광고 분야에서 주유소, 자동차는 성관계 암시 도구로 쓰이기도 한다. EXID ‘HOT PINK’ 뮤직비디오 내용은 이렇다. EXID는 호객행위를 해서 주유소에 남자 손님을 끌어 모은다. EXID는 불법으로 핑크오일을 주입하고, 입술로 입김을 불어 자동차를 닦아준다. 핑크오일을 넣은 자동차는 급출발하고 남자 운전자는 눈을 번뜩인다. EXID는 꿀벅지를 드러낸 핫팬츠를 입고 춤을 춘다.

아이유 소아성애 논란에서 자주 등장하는 의견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이다. 한쪽에서 ‘안다’는 것은 ‘19금 동영상’에 대해 빠삭하다는 비아냥이다. 하지만 다른 쪽의 ‘안다’는 것은 19금 코드가 녹아 있는 마케팅 기법을 발견하는 것이다. 한 예로 아이스크림 광고에서 “줘도 못 먹나”는 개인에 따라 수위 높은 성적 농담으로 여겨진다.

보는 사람에 따라 아이유 뮤직비디오 ‘스물셋’이나 EXID 뮤직비디오 ‘핫핑크’에서 19금 코드를 느낄 수 있다. 아이유 마론인형에 우유를 뿌리고 크레파스로 입술을 칠한다. 누군가에게 분명 불쾌한 장면이다. 

EXID도 차이점은 있지만 19금 해석이 가능하다. 전통적인 마케팅론에서 자동차에 주유하는 장면은 성관계를 의미한다. EXID는 ‘핫핑크’에서 ‘위아래’처럼 노골적인 춤을 추지 않는다. ‘핫핑크’ 노랫말도 심하지 않다. 하지만 핑크 티켓을 받고 주유하는 과정, 주유기를 만지는 손길, 입김을 후 불면서 정성스럽게 차를 닦는 분위기, 핑크오일을 손으로 받는 장면, ‘들어오는 순간 느낌이 달라’라는 문구 등은 보는 이에 따라 다양한 상상을 유발한다.

아이유와 EXID는 실력파 여가수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다. 아이유는 싱어송라이터이자 감수성이 풍부한 목소리로 수많은 여성팬을 거느렸다. 히트곡 외에도 ‘금요일에 만나요’ ‘첫이별 그날밤’ ‘voice mail’ 등이 유명하다. 아이유의 최대 강점은 슬픈 감성을 묻어나는 목소리와 창법이다. 아이유에게 여성팬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EXID도 뒤늦게 역주행에 성공했다. ‘위아래’ 댄스만으로 대기만성한 걸그룹이 아니다. 멤버 별로 ‘개성 넘친’ 큰 키와 서구적 외모를 겸비했다. 알고 보니 실력파 보컬 걸그룹이었다. 비주얼과 가창력을 고루 갖췄으니 지금까지 인기가 지속된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잘나가는 여자가수에게도 19금 코드가 읽히는 것이다. 최근 컴백한 ‘브라운아이드걸즈’도 배꼽과 허벅지를 드러내며 춤을 춘다. 앞서 브아걸 가인은 ‘피어나’로 큰 인상을 남겼다. ‘흥행이 보장된 여가수’ ‘인정받은 실력파’조차 섹시함을 밀고 나오니, 무명 여가수는 오죽할까. 수많은 걸그룹이 짧은 치마를 입고 엉덩이를 흔든다. 

여자가수의 성 상품화는 지나치게 익숙하다. “여자가수 신곡이 성범죄율 증가와 무슨 관계가 있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보기 좋다” “저런 매력이 없으니까 질투한다”는 시선도 존재할 것이다. 

남자가수도 예외는 아니다. 다이나믹 듀오 최자는 최근 열린 정규 8집 ‘그랜드 카니발'(GRAND CARNIVAL)’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신곡 ‘먹고하고자고’에 대해 “야한 가사, 섹시한 가사를 써보고 싶었다. 안 해본 것 같아 한 번 해보고 싶었다. 예술적으로 정말 중요한 소재다”고 밝힌 바 있다. 신곡 ‘먹고자고하고’에는 ‘분자와 분모 그 가운데선 분수가 터지네. 내 입술은 붓 니 몸은 도화지. 내 붓질에 넌 감탄사를 토하지’ 등의 노골적인 가사가 나온다. 다이나믹 듀오 최자는 13살 나이 차를 극복하고 설리와 연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남자 아이돌 그룹은 허리를 튕기는 춤을 추며 치명적 표정을 짓는다. ‘카리스마’라고 말해도 찜찜함이 남는다. 그들의 나이는 많아봐야 고작 20대 초반이다. 

‘성관계’나 ‘성적 매력’이 예술적 소재 중 하나지만 ‘전부’가 아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가요계는 ‘성’이 아니면 팔리지 않는다. 대중의 귀가 오염된 것일까, 선택권한이 없어서일까. 순위 프로그램은 몇몇 스타일이 독점한 지 오래다. 대한민국 가요계는 확실히 성에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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