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오현지 기자]‘제52회 대종상영화제’가 한국 영화 역사에 먹칠을 했다. 20일 저녁 7시 20분부터 9시 50여분까지 생방송으로 진행된 ‘제52회 대종상영화제’는 황당함의 연속이었다. 처음에는 어이없는 웃음이라도 나왔지만 갈수록 점입가경이었다. 외국 배우 순홍레이와 고원원에게 한없이 부끄러웠다. ‘제52회 대종상영화제’는 각본 없는 막장이었다. 

‘제52회 대종상영화제’는 삐거덕거렸다. 김수현과 공효진은 찍은 영화가 없는데 각각 남자인기상과 여자인기상 후보로 선정됐다. 김혜자가 받기로 했던 ‘나눔화합상’이 대리수상 논란에 휩싸였다. 김혜자는 ‘제52회 대종상영화제’에 불참했다. 대신 ‘한국영화공로상’이 신설돼 정창화 감독과 배우 윤일봉이 받았다. ‘제52회 대종상영화제’ 남우주연상 후보였던 배우 유아인은 2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꼰대의 품격”이라는 글을 남겼고 시상식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제52회 대종상영화제’는 생방송 내내 이민호, 강하늘, 이현우, 김서형, 유해진, 이유영, 박소담 등의 모습만 담았다. 황정민, 전지현, 오달수, 김해숙, 김수현, 공효진 등이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나타나지 않았다. 후보에 오른 배우 대부분도 자리를 비웠다. 몇몇 젊은 배우만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시상 과정에서도 모욕적인 일 투성이었다. 영화 ‘스물’의 이병헌 감독은 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그런데 경쟁 후보인 백 감독의 대리수상을 맡았다. 이병헌 감독은 백 감독 대리수상을 하며 “저에게 일면식도 없는데 이런 일을 시켰다. 제가 잘 전달해 드리겠다”고 뼈아픈 소감을 남겼다. 신인감독상 후보자로 불러놓고 이병헌 감독에게 씻지 못할 상처를 남겼다. 백 감독의 작품 ‘뷰티인사이드’에 출연한 배우 박서준이나 유연석이 버젓이 현장에 있었는데, 왜 이병헌 감독을 욕 보였는지 알 길이 없다. 

영화 ‘베테랑’의 남우조연상 후보였던 배우 유해진은 아예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나섰다. 같이 무대에 올랐던 아역배우 이레가 수상자 이름이 적힌 봉투를 열었다. 이레는 이름을 본 후 유해진을 쳐다봤다. 배우 유해진은 간단히 고개를 끄덕였고 영화 ‘암살’의 오달수가 호명됐다. 아역배우 이레를 배려한 배우 유해진의 매너가 돋보인 순간이었다. 

영화 ‘상의원’의 조상경 감독은 의상상을, 채경석 감독은 미술상을 받았다. 이들의 대리수상에 MC 신현준이 나섰다. 신현준은 “이럴 줄 알았으면 영화 ‘상의원’에 출연할 걸 그랬다”며 농을 던졌다. 신현준은 “꼭 대신 전달해 드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씁쓸했다. 

한고은은 녹음상 수상 이후 한 분야의 시상을 진행하려다 “그냥 넘어가겠다”고 수습했다. 수상 순서에 오류가 있었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