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영입' '야권분열' 등 해결 과제 눈앞에

사진 연합뉴스 제공
▲ 사진 연합뉴스 제공
[폴리뉴스 김희원 기자]대선과 총선 등 굵직굵직한 주요 선거에서 '연패'의 사슬을 끊지 못하고 있는 야권이 2016년 4월 총선과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또 한번의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는 '안철수 신당'이 존재하며 긴장감을 형성했다면 지금은 무소속 천정배, 박주선 의원과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 등의 신당 그룹이 새정치민주연합 심판론을 내세우며 신당 깃발을 흔들고 있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지난 4·29 재보궐 선거 광주 서구을에서 당선된 뒤 신당 창당을 선언한 천 의원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고 있다.

천 의원은 지난 18일 '개혁적 국민정당 창당 추진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신당 창당 작업을 본격화했다. 천 의원은 이날 추진위원장인 자신과 고문을 포함한 추진위원 명단 32명을 공개했다. 고문으로는 국민의 정부에서 비서실장과 경제부총리를 지내고 참여정부에서 감사원장을 지낸 전윤철 광주비엔날레재단 이사장, 참여정부 초대 교육부총리를 역임한 윤덕홍 전 부총리, 외과전문의인 전홍준 광주전남민주화운동 동지회 대표 3인이 이름을 올렸다.

천 의원 측은 이후 추진위원을 추가로 영입해 발표하고 지역과 분야별 국민추진위원을 공개모집할 계획이다. 또 중앙당 발기인 대회와 시도별 발기인 대회를 12월 중에 가질 예정이며, 이때 총선 기획단도 함께 출범시킬 생각이다. 천 의원 측은 내년 1월에 시도당 창당대회를 거쳐 중앙당을 공식 창당하고, 이후 총선 선대위를 구성해 20대 총선을 치를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천 의원은 기자간담회나 강연 등 공식석상을 통해 "야권의 주도세력 교체가 필요하다"며 "민심은 이미 수명을 다한 정당을 완전히 떠났고, 국민에게 희망을 가져다 줄 새로운 정치 세력과 유능하고 헌신적이며 용기를 갖춘 사람들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며 신당 창당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천 의원은 23일에는 '개혁적 국민정당 창당추진위원회' 회의에서 "패권 패거리 권력정치에만 몰두하며 야당을 이끌어 온 정치인들 모두가 물러나는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고 밝히며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발표된 추진위원 명단에 현역 정치인은 포함되지 않으면서 인물 영입 작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천정배 “野 '탈당 러시' 꿈 아니라 생각”
전문가들, 신당 성공 전제조건 '인물 영입' 꼽아

천 의원은 추진위 출범식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성정치인이라고 한다면 과거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의 경력을 가진 사람들, 또는 정당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다. 그들 중에서 함께할 사람들이 많다"며 "현역 국회의원이 얼마나 합류할지는 시간을 좀 더 가지면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천 의원은 신당 성공에 회의적인 시각을 전면 부인하며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천 의원은 '동국대-상생과 통일포럼 리더십 최고위과정' 3주차에서 강의에서 "신당은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한 뒤 "내년 4월 총선에서는 신당이 기존의 기득권 양대 정당과 나란히 설 수 있는 정당, 3당이 정립할 수 있는 정치 구도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더 나아가 더 우리가 성공한다면 지금 야당에 있는 사람들이 앞을 다퉈서 탈당 러시가 이뤄져서, 제발 우리에게 들어오고 싶다고 하는 상태도 저는 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천 의원은 이어 "아무리 적게 잡아서 그보다 못한다고 해도 새로운 세력으로 몇 십명 이렇게만 다음 국회에 진출해도, 그 세력이 4월 총선 끝나고 한국 정치, 한국의 야권을 주도하는 세력이 된다고 확신한다"며 "그럼 그 세력이 다음 대통령 선거 이후 지금의 위기에서 빠져나와서 풍요롭고 공정한 대한민국이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세력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표출했다.

천 의원의 희망대로 신당이 성공해 야권 주도세력을 교체하고 야권을 주도적으로 재편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천정배 신당'의 성공 요건은 '인물'이라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물을 제대로 영입하지 못한다면 성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4일 <폴리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천정배 신당 자체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며 "내년 총선을 지나 대선인데 천정배 의원으로는 약하다. 지금은 새정치연합에 대한 반작용으로 지역에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호남에서 천 의원의 상징성도 약하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신당이 성공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새정치연합에서 호남의원들의 추가 탈당, 박주선 신당과 박준영 신당쪽과의 합당, 그리고 손학규 전 대표, 김부겸 전 의원 이런 분들이 합류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자력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정치컨설턴트 김능구 e윈컴 대표는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천정배 신당이 성공하려면 뭔가 차별화를 보여줘야 한다"며 "차별화는 다른 것이 아니고 인물이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노선이나 정책은 사람들에게 차별화로 다가가기 어렵다"며 "교섭단체까지는 아니더라도 존재감 있는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경쟁력있는 인물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호남정당이 아니더라도 호남출발론은 필요하다"며 "호남에서부터 새롭고, 경쟁력 있고 신뢰할 수 있는 후보를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신당 성공의 첫 번째 단추다"고 분석했다.

천 의원의 '신당' 행로에는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가 있다. 바로 야권 분열로 인해 새누리당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줄 수 있다는 우려다.

천 의원은 추진위 출범식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혁명적 파괴가 필요한 시기다"며 "그러나 새누리당에게 어부지리를 주는 방식은 충분히 경계하고 적절한 시기가 되면 거기에 대처할 수 있는 입장을 내놓고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추진위 출범식 축사에서 "내년 각각 총선에 임할지, 야권이 큰 차원에서 연대와 단일화가 이루어질지 알 수 없지만 우리 민주개혁 정당들이 승리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