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측 “아직 정해진 것 없다, 설 이후 입장 발표할 듯”

[폴리뉴스 김희원 기자]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 재개를 위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정 전 장관은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진보정당을 지향한 ‘국민모임’에 합류한 후 4·29 재보선 서울 관악을에 출마했지만 3위로 낙선한 뒤 전북 순창에서 칩거를 이어왔다.

그러나 4월 총선이 2달여 앞으로 다가왔고 야권이 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신당’인 국민의당(가칭)으로 분열되면서 그의 정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 전 장관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양측에서 모두 러브콜을 받아왔다. 정치권에서는 정 전 장관이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전주 덕진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양측 모두에 참여하지 않고 무소속 연대 방식의 독자세력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 전 장관이 자신의 행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그의 행보를 두고 야권은 설왕설래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정동영 전 장관에게 복당을 요청하면서 비례대표나 서울 분구지역 공천을 제안했으나, 정 전 장관이 이를 거절하고 전주덕진구 전략공천을 요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정 전 장관측은 지난 30일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전면 부인했다. 또 1일에는 해당 보도에 대해 ‘허위보도’를 이유로 언론중재위에 제소했으며 해당 언론사 대표와 담당 기자를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명예훼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정 전 장관 측 대변인을 맡고 있는 임종인 전 의원은 1일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심각한 명예훼손이며, 정치적인 인격 살인행위”라며 “복당을 거절하자 ‘정동영 죽이기’음모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임 전 의원은 “친노는 항상 이렇게 ‘앞에서는 손잡자고 하면서 뒷통수를 치는’ 비열한 정치를 한다”며 “문재인 전 대표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거짓말을 했거나, 더불어민주당이 음모를 꾸미고 있거나, 기자가 소설을 썼거나, 셋 중 하나다. 끝까지 파헤치고 강력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의 ‘전주 덕진’ 출마설이 제기되자 이 지역에 이미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과 국민의당(가칭) 김근식 경남대 교수 측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김성주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대륙으로 가는 길이 전주 덕진으로 오는 길이 돼서는 안 된다고 본다"며 "지도자급 정치인은 뒤로 가거나 오므라들지 않고 앞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대의와 명분에 충실하셔서 앞으로 정치적 미래를 보존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정 전 장관은 전북의 훌륭한 정치적 자산이다. 정치원로로서 호남정치의 미래를 위해 현명한 판단과 합리적 결정을 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정 전 장관이 덕진에 출마한다면) 저에게는 나쁘지 않다”며 “처음부터 삼자구도까지 염두에 두고 선거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지난 2009년 재보선 당시 정 전 장관이 당 지도부의 공천 배제 방침에 반발, 탈당해 무소속으로 덕진에 출마하면서 정 전 장관에게 패한 바 있다. 

임종인 전 의원은 ‘폴리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정 전 장관의 ‘전주 덕진’ 출마와 무소속 연대 방식의 독자세력화 추진 가능성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며 “우리 야권세력이 어떻게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뛰어넘느냐에 관심이 있는 것이지 정 전 장관 본인이 어디에 출마하느냐에는 관심이 없다”고 주장했다.

임 전 의원은 “정 전 장관이 국민의당으로 합류할 수도 있고,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할 수도 있고, 독자노선을 갈 수도 있다. 아직 향후 행보에 대해 전혀 정해진 것이 없다”며 “유연하게 가능성을 열어놓고 어떻게 하면 야권이 새누리당을 이길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 전 의원은 정 전 장관의 공식적인 입장 발표 시기에 대해서는 “일단 설 민심을 지켜본 뒤 설이 지난 후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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