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전수영 기자] 국내 자동차업계의 맏형 격인 현대차그룹은 올해 판매 목표치를 813만 대로 잡았다. 지난해 820만 대보다 7만 대 줄어든 수량이다.

현대차그룹이 판매 목표치를 낮게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국내외 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지만 목표를 달성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글로벌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작품인 EQ900을 글로벌 시장에 안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해 11월 4일 제네시스 EQ900을 선보이는 자리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글로벌 브랜드 제네시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div>
▲ 현대자동차는 올해 글로벌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작품인 EQ900을 글로벌 시장에 안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해 11월 4일 제네시스 EQ900을 선보이는 자리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글로벌 브랜드 제네시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브랜드 ‘제네시스’ 시동

현대차그룹의 올해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는 글로벌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성공적인 안착이라 할 수 있다.

EQ900(해외명 G90)와 제네시스 G80이 글로벌 해외 고급차 시장에 첫발을 내딛는 만큼 출시 초반 바람몰이가 매우 중요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제네시스 브랜드를 세계 시장에 조기 안착시키고 브랜드 차별화를 위한 전사적 노력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차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포부를 밝힌 만큼 제네시스의 성공은 현대차그룹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공 예감은 국내 시장에서 이미 확인됐다. 사전계약 실시 하루 만에 4342대의 실적을 이뤄내며 2009년 에쿠스가 첫날 기록한 1180대의 4배에 육박했다. 국내 시장이 글로벌 시장에 간접적인 바로미터가 될 수 있어 올해 제네시스의 성공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는 지난달 11일부터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막을 올린 북미모터쇼에서 제네시스 전용관을 운영하며 글로벌 시장에 제네시스를 소개했다. 현대차그룹이 해외 모터쇼에서 특정 차종을 위해 전용관을 운영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시장 진입 초기부터 대대적인 마케팅을 예고했다.

특히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제네시스 브랜드를 소개한 만큼 글로벌 시장의 시선을 끌어 모았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주목을 끈만큼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글로벌 브랜딩과 마케팅 전담 조직인 ‘제네시스 전략팀’과 상품성 강화를 담당할 ‘고급차상품기획팀’을 신설하며 시장 공략을 위한 철저한 준비를 마쳤다.

람보르기니에서 브랜드를 총괄했던 맨프레드 피츠제럴드(Manfred Fitzgerald) 신임 전무가 제네시스 전략팀을 이끈다.

그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브랜드 운영 전략을 마련하고 관련 사업 모델을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며 “글로벌 원(one) 아이덴티티와 원 보이스를 구현하기 위한 일관된 브랜드 및 마케팅 체계 마련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히며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공을 다짐했다.

제네시스 EQ900은 지난해 말 한국자동차기자협회가 뽑은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가격 대비 가치, 성능, 편의성 및 편의사양, 디자인 및 감성, 안전, 연료효율성 등 6개 항목에 걸쳐 각 부문의 최고의 차를 선정한다.

올해의 차로 선정된 EQ900은 제네시스 브랜드 철학인 ‘인간 중심의 진보(Human-centered Luxury)’와 첨단 자동차 기술의 결정체로서 정중하고 깊이 있는 우아함을 갖춘 디자인, 최고 수준의 안전성, 최상의 안락함과 정숙성, 편안하고도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통해 제네시스가 지향하는 미래 비전을 구현했다고 평가됐다.

앞서 EQ900은 SK엔카 직영이 성인 남녀 437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25.4%의 선택을 받으며 ‘올해 하반기 최고 신차’로 선정되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월 14일 서울 중구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권문식 부회장 등 회사 관계자와 기자단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아이오닉’의 공식 출시 행사를 갖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곽진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부사장(왼쪽)과 권문식 현대ㆍ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부회장)이 행사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div>
▲ 현대자동차는 지난 1월 14일 서울 중구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권문식 부회장 등 회사 관계자와 기자단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아이오닉’의 공식 출시 행사를 갖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곽진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부사장(왼쪽)과 권문식 현대ㆍ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부회장)이 행사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친환경차 시장 석권 노려

세계 각국이 환경 보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친환경차 라인업을 강화하며 시장 선점에 돌입했다.

지난달 14일 현대차는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국산 최초 친환경차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IONIQ)’을 선보였다.

아이오닉은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가는 미래 모빌리티의 시작’을 콘셉트로 전기적인 힘의 결합과 분리를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이온(ION)의 특징에 현대차만의 독창성(UNIQUE)을 더해 이름 지어졌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동급 세계 최고 수준의 연비 ▲신(新) 하이브리드 시스템, 신형 모터 장착 및 낮은 무게중심 등으로 인한 뛰어난 주행 성능 ▲공기의 흐름을 형상화한 외관 및 하이테크 실내 디자인 ▲차급을 뛰어넘는 안전 및 편의사양 적용 등을 통해 미래 친환경 차량개발의 방향성을 구현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에 하이브리드 차량 전용으로 개발한 최고 출력 105ps, 최대 토크 15.0kgf·m의 신형 카파 1.6GDi 엔진과 최대 출력 43.5ps(32kW 환산 시), 최대 토크 17.3kgf·m(2~6단)의 고효율 영구자석형 모터 시스템을 적용, 시스템 최대 출력 141ps(5700rpm), 시스템 최대 토크 27kgf·m(1단), 24kgf·m(2~6단)으로 강력한 동력성능과 함께 연료 효율성을 극대화해 동급 최고 수준의 연비 22.4km/ℓ(15인치 타이어 기준)를 달성했다.

기아차도 친환경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기아차는 자사 최소의 친환경 전용차인 ‘니로(Niro)’를 국내외 시장에 총 6만50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니로는 올 상반기 하이브리드(HEV), 내년에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순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에 출시 예정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국내 최초의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된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1월 27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2015년 경영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니로를 하이브리드 기준 글로벌 연평균 6만5000대를 판매하겠다”며 “내수를 시작으로 유럽, 중국, 북미 지역 등 세계 각지에서 론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아차는 니로를 시작으로 친환경차 SUV 차급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환경차 라인업을 총 11개 차종으로 확대해 현대차와 함께 ‘글로벌 환경차 판매 2위권’에 진입하겠다는 것.

니로는 콤팩트한 차체에 기아차만의 정체성이 반영된 라디에이터그릴, 넓은 헤드램프 등으로 세련된 외관을 갖췄다. 또한 슈퍼카에 주로 탑재되는 ‘걸 윙 도어’를 장착해 역동적인 느낌을 더했다.

니로는 1.6 터보 GDi 감마 엔진과 전기 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 7속 더블클러치 변속기(Double Clutch Transmission, DCT)를 탑재해 최고출력 205ps(1.6 터보 감마 엔진 160ps + 전기 모터 45ps)의 강력한 동력성능을 확보했다.

기아차가 친환경 차량을 출시하면서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최고급 브랜드와 친환경 차량의 라인업 강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며 2016년 고속 주행을 마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명차 브랜드들도 최고의 브랜드와 실속형 친환경 차량을 모두 겸비하지는 못한 상황이다. 세계 각국의 상황이 다른 만큼 다양한 차량 라인업을 보유한 메이커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현대차그룹의 다양한 포지셔닝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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