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현장을 가다] 여군 대위, 메트로 첫 여성 임원 등 '불도저' 성공 신화 이뤄내

주민들과 악수하는 황춘자 후보. (사진=연합뉴스)
▲ 주민들과 악수하는 황춘자 후보.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혜진 기자] 4·13 총선이 일주일여밖에 남지 않은 요즘,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 새누리당의 황춘자 후보가 정치권의 주요 인물로 떠올랐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같은 당이었던 진영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의 후보로 출마한데 이어,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황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진 의원을 따돌렸기 때문이다. 여야가 용산에 사활을 거는 만큼, 황 후보에 대한 관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황 후보의 별명은 '불도저'다. 그는 불도저같은 추진력으로 성공 신화를 만든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자란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여군 하사관으로 자원입대해 장교로서 정보·인사·행정·대북선무활동 작전 등의 임무를 수행하다 1983년 대위로 전역했다. 이듬해 서울메트로에 입사한 그는 고객서비스·후생·총무 등의 업무로 우수사원 평가를 받아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사내에서 팀장·계장·부장·영업소장 등을 역임했다. 이로 인해 지방 공기업 최초의 여성 임원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황 후보가 언제나 승승장구했던 것만은 아니다. 그는 지난 2014년 용산구청장 선거에 출마해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성장현 후보에게 5%의 차이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하지만 그 덕분에 그는 용산 구석구석을 다니며 표밭을 다져놓을 수 있었다. 며칠 사이 자신감이 붙은 그는 이제 전국 최다 득표를 목표로 총선에 임하고 있다.

황 후보의 자신감은 선거 구호에서도 느낄 수 있다. 그가 자주 언급하는 ‘배신의 정치 심판’과 그의 유세차 문구이기도 한 ‘진실한 진짜 일꾼 황춘자’가 바로 그것이다. 이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을 겨냥해 ‘배신의 정치’를 심판하겠다며 ‘진박’(진실한 친박)을 자처한 새누리당 후보들과 궤를 같이 하는 ‘박심(朴心) 마케팅’의 일환이다. 

이와 같은 황 후보의 ‘배신의 정치 심판’에 대한 의지는 지난 3일 오후 그의 유세 지역이었던 용산구의 '한강쇼핑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그는 진 의원을 겨냥해 “'배신'과 '철새(정치)' 그리고 '일 안하는 정치'를 심판하고 싶다”며 “20여 년 간 새누리당의 울타리 안에서 보호를 받고 계시다가 (더불어)민주당으로 바로 옷을 갈아입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한 지역민의 평가는 엇갈렸다. 주민들은 진 의원을 두고 ‘철새’, ‘대통령을 배신한 사람’이라고 하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소신 있는 사람’, ‘공천 학살의 희생양’, ‘일 잘 하는 의원’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런데 다른 건 몰라도 '일 잘 하는 정치인'의 이미지만큼은 다른 후보에게 빼앗기기 싫어서였을까. '12년 동안 성장이 멈춰버린' 용산에 대해 황 후보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재점화(개발) △철도선진화 재추진 △도시정비 활성화 △관광특구 특화전략 등의 4대 비전을 제시했다.

'요즘 더 잘나가는' 황 후보에게도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있다. 바로 진 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다. 앞서 해방촌에서 만난 70대 사업가 김 모 씨는 “이번에 조윤선(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여기 나올 줄 알았는데 예상과는 다른 사람이 나왔다”며 “진영은 이번에 당을 바꿔서 싫고 황 후보는 누군지 잘 모르겠는데 당이 새누리당이라서 누구에게 투표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 후보 측 관계자는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 곳곳을 누비고 있다고 밝혔다. 황 후보 측은 조만간 인지도를 따라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황 후보는 진 후보를 상대로 오차범위 내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3일 매일경제·MBN이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집계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황 후보 32.1%, 진 의원 32.0%로 불과 0.1%p 차이의 초박빙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틀 뒤 국민일보·CBS가 리얼미터·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황 후보 34.7%, 진 의원 33.1%로 1.6%p 차이로 약간 우세를 보였다.

앞서 지난달 28일 조선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선 진 의원 34.7%, 황 후보30.9%로 진 의원이 3.8%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와 관련, 정치권 일각에서는 황 후보의 ‘배신 심판론’이 유효했다고 해석했다. '여당 텃밭'인  용산에서 진 의원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면서 인지도에서 밀리는 황 후보의 선전으로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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