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현장을 가다] 진영측 “지역주민들, 대통령에게 직언...능력‧인물 상대 후보보다 낫다 판단”

더불어민주당 진영 의원. (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진영 의원.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혜진 기자] “당에서 그분(진영 의원)만큼 영화를 누린 분이 계시나… 나중에 통한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까”(3월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 인터뷰 中)

"진영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면 모르지만, 박근혜 정부에 사사건건 발목잡고 대한민국의 발전을 방해했던 운동권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출마한 것은 용산 주민, 국민, 새누리당을 '배신'한 것이라 생각한다"(3월 31일 용산구 후암시장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발언 中)

서울 용산에서 당 소속 현역 의원이 컷오프에 반발해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을 옮겨 출마하자, 새누리당은 애써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경쟁 후보인 새누리당 황춘자 후보 역시 지난 3일 기자와 만나 “'배신'과 '철새(정치)' 그리고 '일 안하는 정치'를 심판하고 싶다”며 진 의원을 겨냥했다.

황 후보의 '고향 선배(전북 고창)'이기도 한 진 의원은, 지난 2004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의 초대 비서실장이었던 '원조 친박'이다. 이후 진 의원은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대선 캠프 부위원장을 맡은데 이어 대통령직 인수위 부위원장, 보건복지부 장관 등에 기용되며 박근혜 대통령의 강한 신뢰를 받아왔다.

하지만 박 대통령과 진 의원은 결국 어긋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던 걸까. 진 의원은 2013년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하는 청와대의 방침에 반기를 들며, 박 대통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항명성' 사표를 던졌다. 이후 그는 여권 핵심에 복귀하지 못한 채 공천까지 탈락하는 불운을 맞았다.

사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새누리당 텃밭'인 강남3구와 달리, 행정구역에 따라 진보·보수 성향이 뒤엉켜있는 용산구에서 진 의원을 대신할 후보가 없다는 게 중론이었다.

하지만 진 의원이 지난달 17일 탈당을 강행하고 3일 뒤 더민주에 입당하는 '반전' 행보를 보이자 용산의 민심은 요동쳤다. 지난 3일 오후 용산구 해방촌5거리와 동부이촌동에서 만난 주민들은 현역 의원의 당적 변경과 새누리당의 정치 신인 등장에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해방촌의 새마을금고 앞에서 만난 60대 이 모(남) 씨는 "박 대통령의 승은을 입어 장관자리까지 꿰찬 양반이 공천 좀 탈락했다고 종북 좌파들한테 가서야 되겠느냐“며 ”그동안 무조건 진 의원을 뽑았었는데 이번에는 새누리당 사람을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장소를 옮겨 동부이촌동 삼익상가에서 만난 30대 회사원 손 모(남)씨는 “당적을 옮겼다고 해서 무조건 철새라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언론에 많이 보도됐듯이 진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공천 보복'에 희생당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진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지난 3일 ‘폴리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지역구 내에서 진 의원의 행보를 두고 논란이 있는 것을 의식한 듯 “진 의원이 3선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정치적으로 물의를 빚었다거나 '갑질'을 해서 논란이 된 적은 없었다는 부분에 대해서 많이들 공감하는 것 같다”며 “지역의 평가는 '겸손하고 능력있다'는 이야기를 공통으로 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래도 인물 경쟁력이 있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새누리당에서) 대선공약 다 만들었고, 그 다음 인수위에서 국정 운영을 설계했다”며 “장관으로서도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다 나왔다는 얘기들이 있어서 (지역주민들이)업무 능력이나 인물 경쟁력에서 보기에 아무래도 상대 후보보다 낫다고 판단하시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안대희, 강용석, 조윤선 등 많은 사람들이 후보 물망에 오르다가 마지막에 황춘자 후보가 된 데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4‧13 총선을 코앞에 두고 현역의원의 당적 변경이라는 핵심 변수가 생긴 용산의 현재 판세는 조사기관마다 혼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MBC-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 황춘자 후보 36.2%, 더민주 진영 의원 32.5%로, 황 후보가 진 의원을 3.7%p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진영 후보가 앞서는 결과도 나왔다.

지난달 28일 조선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진 의원 34.7%, 황 후보 30.9%로, 진 의원이 황 후보에 3.8%p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아직까진 진 후보의 인지도가 높긴 하지만 황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된 만큼, 선거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진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현재 판세와 관련 “돌아다니면서 쭉 지역주민들을 만나보면 반응이 굉장히 좋다”면서 “3선 중진인 만큼 한 100명 악수해보면 (판세를) 안다고 하더라”고 승리를 자신했다.

그는 “여론조사와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야당 지지율은 5~10% 더해야 한다고들 말씀들 하지 않나”라며 “야당을 지지하는 분들의 여론조사 응답률이 낮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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