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TK 공천 싸움 식상했다…‘충청대망론’ 기대감↑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은 장관과 광역단체장 그리고 국회의원을 지낸 이른바 '트리플크라운' 경험의 소유자로 20대 총선을 통해 4선 반열에 올랐다. 사진은 지난 21일 본지와의 인터뷰 모습.<사진=이은재 기자></div>
▲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은 장관과 광역단체장 그리고 국회의원을 지낸 이른바 '트리플크라운' 경험의 소유자로 20대 총선을 통해 4선 반열에 올랐다. 사진은 지난 21일 본지와의 인터뷰 모습.<사진=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안병용 기자] 제20대 총선을 통해 4선 반열에 오르게 된 정우택(3선‧충북 청주상당) 새누리당 의원은 정치권의 몇 안 되는 ‘트리플크라운’ 경험자로 꼽힌다.

본래 야구 용어인 트리플크라운은 정치계에서는 장관과 광역단체장, 국회의원을 모두 역임해야만 얻을 수 있는 명예로운 호칭이다. 이를 모두 지낸 인물은 현재까지 네 손가락 안에 꼽히는 내로라하는 인물들이다. 이인제(노동부 장관, 경기도지사) 의원과 손학규(보건복지부 장관, 경기도지사) 전 의원, 유정복(안전행정부‧농림식품부 장관, 국회의원) 인천시장 등이다.

정 의원은 1978년 행정고시(22회)에 합격해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에서 경제 기초를 닦은 엘리트 관료 출신의 ‘경제통’이다. 오늘날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대한민국 주요 경제 부서들을 소관하는 제19대 국회 후반기 정무위원회 위원장이 된 것에는 이때의 경험이 충실한 밑거름이 됐음이 분명하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같은 당 최경환 의원은 그의 행시 동기이기도 하다.

기획원에서 탄탄대로를 걷던 정 의원은 마흔 살의 나이에 사표를 던지고 정치에 입문한다. 1992년 첫 국회의원 선거에서 실패를 맛 봤지만 96년 15대에 이어 16대 국회 입성에 연거푸 성공하며 재선을 이뤄낸 후 2001년에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다. 그리고 2006년에는 충북지사에 당선돼 드디어 ‘트리플크라운’의 정점을 찍게 된다.  

이같이 경제-행정-정치를 아우르는 역량을 갖추고 있는 정 의원의 요즘 고민은 “국가를 위해 어떻게 헌신할 것인가”이다. 그는 지난 21일 국회 의원회관 정무위원장실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정국진단’ 인터뷰를 갖고 “트리플크라운을 거쳤다는 의미는 다양한 과정을 거치면서 국정운영을 해 나갈 수 있는 동력이 녹아있지 않겠느냐는 호의적인 말씀이 있는 것 같다”며 대권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른바 ‘충청대망론’이다.

정 의원은 4‧13총선을 통해 역사적으로 50여 년 간 집권을 해온 경상도를 중심으로 한 대선 판도에서 “이제 새로운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간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도가 주도적으로 정권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춰 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충청권에서 대망을 이룰 수 있는 인물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정 의원과 함께 거론된다. 정 의원은 반 총장에 대해 “정치권은 상대방의 돌팔매를 이겨낼 수 있는 내공이 중요한데, 순탄한 외교관 역할을 해오신분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자민련(자유민주연합) 경험을 갖추고 있어 향후 3당 체제에 적합한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연스레 차기 당대표‧원내대표 등에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는 그러나 지금은 4‧13총선 참패 직후이고, 20대 국회가 개원을 기다리고 있는 만큼 “자숙의 시간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선거 끝난 직후 당권에 관심 있는 것처럼 의사표시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당을 위한 것이든, 대선을 통한 국가를 위한 것이든 제 직책이 수행할 개재가 된다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며 ‘더 큰 정치인’으로서 이루고 싶은 꿈을 조심스레 밝혔다.

다음은 정 의원과의 일문일답.

▲ 3당 체제 경험도 있고 해서 그런지, 차기 원내대표와 당대표 등에 거론되고 있다.

- 선거가 4월에 끝난 만큼 이번 달 말까지는 19대 국회의 반성, 공천과정에서 보여준 여당의 오만함 등에 대한 자숙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현재로서는 선거 끝난 직후 당권에 관심 있는 것처럼 의사표시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하지만 당을 위한 것이든, 대선을 통한 국가를 위한 것이든 제 직책이 수행할 개재가 된다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 이번 총선을 통해 대선 잠룡들이 낙선하는 등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이전부터 있어왔던 차기 대선에서의 충청대망론은 여전히 살아 있는 것 같다.

- 이번 총선에서 TK(대구‧경북)에 공천 싸움이 벌어지는 것을 보며 많은 분들이 식상해 한 것 같다. 경상도에서 약 50년을 집권 하다 보니, 새로운 지역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주는 것 같다. 이번에 여러 가지 결과가 나온 것을 봐서는 충청에 대한, 중부권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진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이러한 측면에서 중부권을 중심으로 한 인물이 나오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지역적인 감정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고, 지역에서 나오는 여론을 얘기하는 것이다. 충청도를 기반으로 하는 많은 분들이 충청대망론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 우리나라 정치인 중에서 트리플크라운 경험을 가진 분들이 몇 분 안 계시는데, 그 중 한 사람이다. 

- 트리플크라운이라는 것이 원래 야구 용어이다. 정치권에서 트리플크라운이라고 하는 것은 장관과 도지사(광역단체장), 국회의원 등을 지낸 사람을 일컫는대 그렇게 지낸 사람은 지금까지 세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인제 의원과 손학규 의원, 그리고 제가 트리플크라운을 경험을 가지고 있다.(실제로는 유정복 인천시장을 포함해 대한민국에서 4명이 해당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거쳤다는 의미가 소위 감투를 썼다는 의미보다는 다양한 과정을 거치면서 국정운영을 해 나갈 수 있는 동력이 녹아있지 않겠느냐는 호의적인 말씀이 있는 것 같다. 저 같은 경우 대학교를 졸업하고 쭉 행정과 정치를 해왔기 때문에 공직자로서 정치권에 오면서 쌓은 경험을 어떻게 국가를 위해 헌신할 것인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그 기회가 될 때 모든 것을 다 바쳐서 할 열정을 갖고 있는가가 굉장히 중요하다.

▲ 충청대망론하면 일단 국민들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떠올린다. 반 총장에 대해 김종인 더민주 대표는 최근 경제가 중요한데 그 분은 경제를 하나도 모른다는 지적을 했다.

- 김종인 대표는 경제를 공부를 하신 분인데, 반 총장에 대해 경제를 모르지 않느냐 라고 한다면 거꾸로 반 총장이 외교에 대해서 아냐고 하면 김종인 대표가 뭐라고 대답할건가. 모든 것을 다 아는 만물박사가 어디 있겠나. 그것은 정치적 공격, 언사라고 지적하고 싶다. 대한민국에 유엔 사무총장이 나왔다는 것은 한없이 자랑스럽고 존경받을 만한 일이다. 제가 공직 생활할 때 잘 알고 지냈고, 국회에 들어왔을 때도 외교부에 계속 계셨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인연이 있다. 인품이나 여러 가지 판단하시는 것 등 매우 훌륭하신 분이다. 다만 정치권이라는 것이 상대방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돌팔매, 폭탄을 맞았을 때 뚫고 나갈 수 있는 내공의 힘이 있느냐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동안 순탄한 외교관 생활을 해 오셨기 때문에 정치권에 오셔서 후회하는 과정으로 간다면 큰일이지 않겠나. 그런 것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계신다. 그 분이 유엔 사무총장직을 수행하고 계시기 때문에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것이 오히려 방해를 줄 수 있다. 본인이 뚜렷한 의사표시를 하신다면 그때 봐서 하는 것이지 정치권에서 자꾸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중책을 맡아서 일을 하고 계신 분에게 정치적인 문제로 흔드는 것은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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