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와 월간<폴리피플>은 지난 4월 27일 4.13 총선 평가와 여소야대 국회 등 향후 정국을 전망하는 좌담회를 가졌다. 본지 이명식 논설주간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에는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언론사 보도 편집국장 간담회에서 밝힌 총선에 대한 인식을 먼저 짚어보았는데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인식이 많았다. 새누리당의 참패와 수도권에서 더민주의 압승 그리고 국민의당 호남 석권으로 나타난 총선 결과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의 분석했다. 아울러 총선 이후 각 정당이 만만치 않은 내부 문제들을 안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어떻게 전열을 정비하고 20대 국회에 임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짚어보았다. 5월 임시국회에서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19대 마지막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현안들이 많지만 여야 정당들이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정쟁적인 사안보다는 민생과 직결된 사안을 우선처리하는 선에서 마감할 것이란 조심스러운 분석이 우세했다.    

사회 이명식 : 새누리당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겠다. 더민주의 경우 비대위 체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차기 원내대표 선출은 누가 될지, 전당대회는 언제 할 것인지 등의 문제가 남아있다. 더민주 내부에서는 이와 관련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어 하나로 모이기 힘든 상황이다. 이와 함께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문재인 전 대표와 김종인 대표의 계속 되는 갈등도 언론에서 증폭시킨 것인지, 정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 논의해보자. 

김만흠 : 총선과정에서 총선 이후까지 김 대표의 거취가 관심사였다. 총선 이후까지도 당을 장악할지 아니면 총선이 끝난 후 물러날 것인지 많은 사람들이 주목했다. 그 전엔 이런 전제가 있다. 김 대표가 더민주당으로 오게 된 것은 문재인 전 대표가 당을 주도해서 통합적인 관리를 발휘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총선에서 패배했다면 김 대표가 물러나고 문 전 대표도 일정부분 책임을 함께 졌을 것이다. 그런데 총선에서 이겼다고 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와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김 대표가 총선 전에는 더민주당이 급한 상황에 몰려 있으니까 목줄을 쥐고 억지로라도 끌고 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총선 후에는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총선 후에는 토사구팽을 당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상황이 꼭 그렇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가 협조하지 않은 채로 문 전 대표가 주도하는 당 체제로 간다면 기존의 문재인 체제로 돌아간다는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심어줄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는 당 대표가 아니더라도 김 대표가 어느 정도 협조해주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데 김 대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는 김 대표가 비대위 체제가 끝났기 때문에 당의 정상화를 하고 싶어도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상적으로 보자면 문 전 대표보다는 오히려 송영길 당선인 등을 비롯한 다른 세력들이 ‘당의 분위기를 바꾸자’며 일어선다면 명확하게 문 전 대표 체제의 한계, 비상체제로 운영했던 김 대표의 비상체제를 정상화 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더민주는 기계적으로 단순하게 김 대표 체제 전으로 돌아가는 것도 쉽지 않은 모양새다. 당에서도 그런 선택은 바람직하지 않아 딜레마에 빠진 것 같다. 

유창선 : 더민주당은 현재 상황이 묘하다. 원내 1당이 됐다면 분명 대승을 거둔 것인데, 총선 후 더민주당도 꽤 혼란스러운 상황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김 대표는 다른 부분을 이야기하기 전에 1차적으로 너무 거칠다. 공당은 혼자 있는 게 아니다. 정당의 룰, 문화, 다른 정치인들이 있는데 혼자 있는 듯 독불장군처럼 행동하니까 큰 문제가 아닌 경우에도 문제를 키우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총선 승리는 거뒀지만 트러블메이커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문 전 대표에게도 굉장히 곤혹스러울 것이다. 김 대표와 같이 상처와 타격을 입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계속 김 대표가 ‘알아서 해라’식으로 비판적으로, 비협조적으로 나간다면 국민들에게는 ‘도로 문재인 당’으로 비쳐질 것이다. 문 전 대표가 의도했던 김 대표를 통해 당의 외연을 넓혀서 내년 대선을 바라보는 그림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오히려 더 악화 될 수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입지가 더 어려워 졌다. 게다가 김 대표가 최근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친노, 친문 등을 언급하며 문 전 대표를 비판했는데 흡사 ‘문재인 저격수’가 된 것 같은 인상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김 대표와 문 전 대표가 결별하면 또 다시 친노, 친문 프레임으로 문 전 대표를 공격하는 위치가 될 수도 있다. 만약 이런 방식으로 결별하면 김 대표가 문 전 대표에게 비판적인 위치에 서면서 당 내에서는 다른 대안, 다른 중도 성향의 인물을 육성하는 데 힘을 쏟을 수도 있다고 본다. 이는 문 전 대표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 더민주당은 김 대표와 문 전 대표만 바라볼 경우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에 김부겸, 김영춘, 손학규, 박영선 등 다른 인물들이 부상해서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지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능구 : 이번 총선 결과 수도권에서 더민주당이 82석, 국민의당이 2석을 얻었다. 국민의당은 그 과정에서 안철수 대표 외 수도권 당선자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더민주당을 포함해서 여러 곳에서 제기될 때 실질적으로 반박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만큼 출마자들의 면면이 일부를 제외하면 당선 가능성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그런 이유로 더민주당이 82석을 차지한 것이다. 더민주당의 쇄신과 혁신이 국민에게 신뢰를 받았거나 정치 공약을 제대로 내놨기 때문은 아니었다고 본다. 그래서 여소야대인 20대 국회에서 더민주당이 주도하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여권이 다시 체제정비 등을 통해 일어선다면 유권자들의 지지가 다시 돌아설 수도 있는 상황이다. 지금 더민주 상황을 보면 친노 중심의 문재인 정치세력이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큰 오판을 하고 있다고 본다. 

황장수 : 김종인 대표를 영입한 이유는 김 대표가 개성이 강해서 친노들도 호락호락하게 하지 못할 것이라고 대중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었다고 본다. 한동안 그런 부분이 들어맞기도 했으나, 김 대표의 비례대표 2번 셀프공천 논란에서 아니라는 것이 드러났다. 김 대표가 비례대표 2번을 하는지 하지 않는지가 중요한 부분은 아니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대리인으로 데려왔는데 사장 행세를 하려고 하니 참지 못한 것이었다고 본다. 김 대표가 영입된 후 1월말에서 2월 달에 지지율이 오르기 시작하다가 3월 초에는 국민의당을 역전했다. 그러나 셀프비례 공천 논란이 일어난 3월 20일경 지지율은 반 토막이 났다. 그 후 급해져서 총선 직전 문 전 대표는 광주에 두 번이나 방문했다. 그리고 앞으로는 당권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총선이 끝나자 문 전 대표는 김 대표에게 당권은 어렵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 이런 모습을 보면 친노는 정치 공학적 테크닉은 뛰어나지만, SNS상이나 당 근처에 10~20만명 정도의 열렬한 지지자나 팬클럽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대중들이 그런 행태에 대해 엄청난 염증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선거 후 문 전 대표가 보인 행동은 매우 잘못된 것으로 본다. 현재 본인에 대한 호남의 평가가 끝난 것도 아니다. 그런데 문 전 대표는 성급함, 조급함을 참지 못해서 또 당을 정리하기 위해 뛰어들었다. 사실 김 대표의 문제는 친노가 빠진 채 나머지 당원들이 정리하는 게 더 나은 부분이 있다. 그리고 현재 세월호 재수사, 국정교과서 폐기, 개성공단 복원, 어버이 연합 자금지원 문제 등이 중요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이런 행태에만 매몰된다는 것은 과도하게 이념적인 부분에 헛심을 쓰는 것이다. 더민주당은 김 대표와 문 전 대표의 대결이 문제가 아니다. 김 대표가 대선에 나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문 전 대표와 친노가 김 대표의 문제를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몰고 간다면 내년 대선국면에서 뒷통수를 맞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본다. 

사회 이명식 : 더민주당은 결국 문 전 대표와 김 전 대표의 문제도 있지만, 어느 시점에서 당을 비대위 체제에서 정상화 할 것인지가 중요한 것 같다. 정상화 과정에서 이번에 당선된 김부겸, 김영춘, 송영길, 박영선 등 좋은 인적자원들이 많다. 이런 부분들이 당의 전면에 나서서 야당을 새롭게 해나가는 모습을 보일 필요도 있다. 그런 모습과 대권주자 문제는 차원을 달리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지금은 언론에서 김 대표와 문 전 대표의 문제만 부각시키지만 결국에는 당의 정상화 과정에서 어떤 인물들이 역할을 할지에 더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와 문 전 대표의 문제는 언론에서 실제보다 문제를 증폭시켜서 더 커 보이게 하는 것 같다. 

김만흠 : 문 전 대표의 총선 이후 행보 때문에 김 대표와 문 전 대표의 대결로 비쳐지는 부분도 있다. 지금까지의 문 전 대표의 행보를 보면 향후 당이 정당화 되는 과정에서도 과연 문 전 대표가 과연 개입하지 않을지는 미지수다. 문 전 대표의 과거의 행태를 보면 개입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 이명식 : 개입한다 해도 직접 개입할 순 없을 것이다. 더민주당에 문 전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좋은 인물들이 많기 때문에 다른 차원으로 접근해서 개입해야 할 것 같다. 이제 국민의당 이야기를 해보자. 

유창선 : 국민의당은 상당히 욕심을 가질만한 상황이다. 38석을 확보했지만 정치적인 무게는 훨씬 높은 그 이상이다. 더불어 새누리당, 더민주당보다 좋은 환경이다. 당분간은 당 내부에서 분열보다는 결속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철수 대표의 리더십이 이번 총선으로 내부에서 어느 정도 인식이 됐고 인정하는 분위기다. 모든 중요한 현안들이 그의 의사에 따라서 가닥이 잡혀가고 정돈이 되어가는 상황이다. 이런 부분은 다른 당에 비해 상당히 유리한 상황이다. 다른 당이 내부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앞서갈 수 있는 조건이 조성됐다. 내년 4월 재보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미니 총선 형식으로 규모도 클 것이다. 국민의당은 그 때 욕심을 낼 수 있다. 게다가 그 때는 이번 총선과 상황이 달라지는 것이 수도권에 경쟁력이 있는 후보들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총선과는 전혀 다른 상황에서 재보선을 치르게 된다. 재보선에서 3당 간의 경쟁,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측불허다. 대선의 전초전이 될 것이라고 본다. 특히 두 야당의 경쟁은 그 때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야권의 중심축이 결정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이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질러 지지율이 추락해 밑으로 가라앉지 않는 이상, 대선 정국은 3자 구도로 진행될 것 같다. 이번 총선을 치르면서 단일화 프레임도 어느 정도 벗어던진 상황이다. 심지어 단일화 없이도 3자 구도에서도 여당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상황이다. 물론 대선정국에서는 또 다르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대선정국까지는 3자 구도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 변수를 꼽자면 만약에 안철수 대표나 국민의당이 생각보다 여당 지지층을 끌어오는 효과가 적거나, 새누리당을 이탈한 지지층이 다시 원대복귀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일단 기본적으로는 대선 정국까지는 3자 구도가 이어질 흐름이 잡히고 있다고 본다. 

김만흠 : 3당 구도의 균형이 계속된다면 3당에 유권자들의 지지가 어떻게 배분되는 지가 중요 변수가 될 것 같다. 현재의 1당과 2당도 순위가 바뀔 수 있고 2당과 3당도 마찬가지다. 지금 일단은 3당의 구도가 지속되겠지만, 대선까지 아직 기간이 남았다. 계속 지켜봐야 확실히 알 것 같다. 분수령은 두 번이 될 것 같다. 대권주자들의 지지도 추이와 내년 4월 재보선이다. 국민의당은 전국적인 일정한 지지를 받고 있지만, 그 지지를 현장에서 뒷받침 하는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호남에 집중되어 있다. 그렇다면 전략은 불가피하게 안철수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공중전, 중앙정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런 부분이 내부적으로 반영이 돼서 올해 연말까지 현 지도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 같다.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보여지는 부분은 원내 활동을 통해서다. 국민의당은 원내 활동을 통해 캐스팅 보트의 역할을 뛰어넘어 정국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정책 이슈를 던지는 데는 비교적 성공을 했다고 본다. 국민의당이 협치의 한 축으로 역할을 할 것인지도 주목된다. 그래서 당 내에서는 경험이 많은 박지원 의원의 원내대표 추대론도 흘러나오고 있고, 그렇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상대적으로 연배가 있는 세대들이 이끌다 보니, 이를 보완하기 위해 순발력이 있는 김성식 당선인을 정책위의장으로 연계하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는 것 같다. 결국 4월 재보선을 통해 공중전으로 안철수 대표의 국민 대선후보라는 이미지를 어필할 수 있을지, 원내 의정활동을 통해 제 3당이 실질적으로 기존의 양당이 보여주던 흑백구도와 다른 부분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 같다. 

황장수 : 국민의당이 거둔 성과가 안철수 개인의 능력으로 평가받는 부분에 대해 상당히 우려스럽게 생각한다. 우리나라에 아웃사이더나 대안 정치인이 없기 때문에 안 대표에게 국민들의 지지가 몰아지는 것이다. 안 대표에게 그에 상응할 능력이나 자질이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점이 남는다. 지난 2012년 대선을 정리해가는 과정을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명쾌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 현재 안 대표는 연정을 제안했는데, 새누리당에 대선 후보가 딱히 없으니 본인을 데려가라는 메시지도 포함된 부분으로 보인다. 그 후 본인이 대통령을 하고 새누리당은 공동 집권을 통해서 장관 등의 임명직을 함께 나눌 수 있다고 이야기 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이 한국적인 정치상황에서 그렇게 정체성을 중간에 두고 가는 것은 바람직한 것인지 의문이 남는다. 정치적인 색깔을 도외시 한 채, 승리 지상주의로 대선에 임하는 정당으로 가게 될까봐 매우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이런 문제들을 감안한다면, 3당 체제가 긍정적인 부분보다 부정적인 부분을 더 낳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스럽게 생각한다. 

김능구 : 국민의당이 이번 총선에서 38석을 확보하면서 새누리당이나 더민주 양당 중 어느 당에 힘을 실어도 과반이 되는 기묘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안철수 대표는 캐스팅보트가 아니라 국정의 주도자가 되겠다고 했다. 그러나 여전히 국민의당의 정체성 문제는 남는다고 본다. 국민의당 의원들이 호남에 집중되어 있는데 그 중심에 서있는 의원들이 천정배, 정동영 등으로 정체성이 분명하다. 본인들은 수권정당으로 갈 수 있다는 소신과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안철수 대표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그 충돌이 언제 일어날지가 국민의당의 문제임과 동시에 야권 전체의 문제라고 본다. 박지원 원내대표, 김성식 정책위의장이 과연 이번 20대 국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낼지가 중요하다.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려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상당히 영향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이 새누리당과는 공약이 일부 다르겠지만 더민주당과는 거의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어느 정당을 지지할 것인지는 앞으로 20대 국회의 일련의 과정 속에서 국민의당이 정체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 본다. 일각에서는 국민의당이 계파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특히 천 의원이 총선 때 야권통합에 대한 의지를 접은 뒤, 총선이 끝나자 본인이 “이번에는 틀렸던 것 같다”며 “안 대표의 리더십이 돋보였다”고 이야기를 한 적도 있다. 이번 총선에서 가장 일취월장한 정치인은 안 대표로 보인다. 과연 총선 이후 정체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소신이 뚜렷한 중진 의원들과의 관계를 잘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핵심은 20대 여소야대 국회, 3당 체제에서 국민의당이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지에 달려있다고 본다. 

사회 이명식 : 이번 총선에서 정의당뿐만 아니라 국회 진출에 실패한 정당들도 많다. 정의당의 경우 상당히 내부적으로 딜레마에 처해있다고 보인다.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황장수 : 정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6석을 확보했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국민의당 때문에 가장 피해를 봤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 않았다면 10석 이상을 확보하고, 과거 민주노동당 수준에 근접할 수도 있었다고 본다. 정의당은 한국에서 진보정당으로서 방향설정이나 이슈파이팅에서 실패하고 있다고 본다. 이번 선거도 매우 조용하게 치렀다. 정의당은 과거 한국의 진보정당들의 걸었던 방향을 답습하고 있다.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지도 못하고 유권자들의 성향 변화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이 덜 미운 정당에 표를 몰아줬던 이번 총선 상황에서도 많은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했다. 앞으로 정의당을 포함한 진보정당의 미래는 국민의당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이 내년 대선까지 제3당으로서 가치를 가지고 유지하느냐, 아니면 어떤 정당에 합당이 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유창선 : 선거구제가 바뀌지 않는 이상 진보정당의 성장은 근본적인 한게가 있는 것 같다.. 진보정당이 과연 현재 선거구제에서 설 자리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정의당이 갖고 있는 정체성이 더민주당 내의 진보 블럭과 차별성이 없다. 국민의당이 생겼기 때문에 정의당이 가장 피해를 많이 봤다고 볼 수도 있다. 1번도 싫고 2번도 싫은 유권자가 진보정당으로 많이 몰렸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국민의당 지지로도 많이 이어졌다. 지금 현재 체제가 오래 지속된다면 정의당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정의당이나 진보정당으로서는 선거구제를 개편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보인다. 

사회 이명식 : 정의당 내부에서 3가지 고민이 있는 것 같다. 선거구제 개편이 가능한지, 더민주당과 통합을 해서 진보블럭을 강화하고 그 후를 볼 것인지와 내년 대선에서 독자노선으로 임할지가 있다. 심상정 대표와 노회찬 의원이 3선 고지에 올랐지만, 전체 의석 6석을 가지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딜레마에 봉착했다. 국민의당이 제대로 못하면 자신들에게 제3당의 지위가 다시 올 것이라는 의견도 있어 향후 거취를 놓고 내부적으로 고심이 많은 것 같다. 

김만흠 : 하루 이틀에 끝날 문제는 아니다. 다음 달 20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한동안은 지속될 문제다. 정의당에 대한 지지는 진보정당에 대한 지지도 있었겠지만 기존 여야 정당에 대한 불만이 야기된 부분이 지지로 이어진 측면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유권자들의 지지가 국민의당 지지로도 흡수되고 있다. 국민의당의 경우 선구구제의 개편도 주장하고 있지만 그와 상관없이 3당의 역할을 계속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의당은 그동안 야권연대 아니면 마땅한 전략이 없는 것처럼 2008년 선거 때부터 뛰어왔기 때문에 지금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능구 : 정의당이 이번에 지역구에서 당선된 것도 사실상 야권연대에 의해 당선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본다. 정의당이 당선된 사례 중 가장 유의미한 부분은 노회찬 의원의 당선이 된 창원이라고 본다. 의당은 좀 더 좌측으로 가야한다고 본다.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울산에서 당선된 의원들도 진보 블럭의 통합을 보고 거취를 정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종북론 등 때문에 움츠러든 부분도 있었지만, 진보정당이라면 진보정당답게 나가야 한다. 더민주와 합당에 의한 진보블럭의 강화는 정의당이 늘 기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고 그것이 진보진영 내부에서 불신으로 이어진 측면도 있다. 수차례에 걸친 진보정당의 분열은 장애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이번 총선에서 정의당은 7.23%비례를 받아 4석을 확보했는데 총선 때 언론이나 전문가들의 선거 예상 중 유일하게 맞았던 것이 정의당이 6석 정도 확보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이전에 8석을 얻을 때는 13%를 받았다. 진보세력이 13%나 15%에서 20%까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객관적 조건은 성숙되어 있다고 본다. 종북론이나 통진당 해산 등으로 움츠러든 진보세력들을 다시 통합하고 강화해 나간다면 얼마든지 새롭게 지지 받을 수 있다고 본다. 이전에 대선 과정에서 대선 후보들도 5%만 넘으면 유의미한 주자가 되는 것이었다. 그 가운데 정의당이 갈 길이 있다고 본다. 

김만흠 : 정의당이 13% 얻었을 때는 요즘 이야기로 교차 투표의 효과를 많이 받은 2004년의 선거였다. 교차투표는 원래 주인이 누구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내 소속 정당과 다른 쪽에 대해 투표했을 때 교차투표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원래 더민주당의 표인데 정당은 국민의당을 지지했다고 할 수도 있고, 국민의당을 후보를 지지하면서 정당 득표는 더민주를 지지했다고도 할 수 있다. 양당의 입장에서는 상반된 주장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교차투표보다는 분리투표, 분할투표라고 개념이 더 정확할 수 있다. 

사회 이명식 : 이제 5월에 접어들면 정국이 가파르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조선, 해운, 철강업 등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쪽으로 가고 있고 경제 전반에 큰 파급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보수단체를 정부기관이 배후에서 조종했다는 의혹도 나와 국정감사까지 갈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보인다. 이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유창선 : 여소야대 환경에서 특히 야권이 지혜롭게 잘 해나가야 할 것 같다. 민생의제와 정치의제가 얼마나 조화롭게 진행 될 것인지 중요하다. 지금 최우선 문제는 민생문제가 확실하다.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 조선, 해운 구조조정 포함해서 연말이 되면 대기업들의 구조조정 문제가 심각하게 떠오를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구조조정 문제와 함께 사회적 안전망의 문제, 해고된 인원들을 어떻게 할지도 중요한 문제다. 연말까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으로 여소야대 국회가 탄생하면서 비로소 밝힐 수 있는 과거의 다양한 문제들도 적극적으로 다뤄나가야 할 것이다. 박근혜 정권에서 지금까지 어떤 잘못된 문제들이 있었는지 진상규명을 해나가야 한다고 본다.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 우를 범했던 것을 20대 국회에서 야권이 되풀이 하면 안 된다고 본다. 그 당시 열린우리당은 4대 개혁 입법에 올인했다. 열린우리당 내의 강경파들이 분위기를 선도하면서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 시절 거의 막판까지 합의가 됐는데 결국 판이 깨졌다. 그래서 얻은 것도 없고 국가보안법은 오히려 절대 건드릴 수 없는 성역이 돼버렸다. 그것이 열린우리당이 추락하는 계기가 됐다. 그 때가 야권이 지혜를 발휘하지 못하고 우를 범했던 시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열릴 여소야대 국회에서도 국민 정서에 맞게 지혜롭게 나아가는 부분이 야권에게 필요하다고 본다. 

김만흠 : 국정원, 청와대 관련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레임덕이 나타나고 있는 현상 중의 하나라고 본다. 오늘 아침 심상정 상임대표와 인터뷰를 했다. 심 대표는 물론 정치적 문제 해결도 필요하지만, 국민들 입장에서는 민생문제를 외면하고 정치문제에만 집중하는 정치싸움으로 보일 수도 있어 우선순위에서는 민생문제가 앞에 있는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듣고 보니 일리가 있다. 실업대책 등 노동문제에 대한 대처가 굉장히 중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서도 인식의 차이가 너무 크다. 노동개혁, 4대개혁이 맞물려 있는 상태에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연계해서 이야기 한다. 이 부분은 충돌의 소지가 있다. 정치권에서도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들이 협력적인 대안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도 중요한 과제다. 세월호특별법 연장은 야권 쪽에서는 해결을 위한 1차적 과제로 던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선진화법은 논의만 되다가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황장수 : 선거 때문에 노사정에 대한 문제가 지나갔다가 선거 이후에 굉장히 심각한 것처럼 갑자기 터져 나오고 있다. 조선 3사 해운 2사가 합쳐서 78조의 부채를 가지고 있다. 170조의 공적자금이 IMF와 금융위기까지 투입이 됐다. 그 절반쯤을 이 5개 회사가 부채로 가지고 있는 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본다. 야권에서 주장하는 사회적 안전망으로는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본다. 시장논리에 맡기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다만 정부 차원에서 재취업을 위한 교육 등의 대안만 있을 뿐이다. 공적자금을 한국형 양적완화에 통해서 화폐를 더 만들어서 투입하는 방식은, 결국 국민의 생활비가 올라가는 부분으로 이어진다. 어떻게든 정치권이 개입하지 말고 예의주시하면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게 낫다고 본다. 이런 문제를 수습하자고 정치권이 달려들면 향후 같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정치권의 도움을 바라게 되기 때문에 수습이 불가능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정치권이 잘못 엮여들면 야당의 총선 승리도 이 부분 때문에 다 상쇄될 수도 있다고 본다. 세월호, 국정교과서, 어버이연합 문제 등의 하자가 있는 부분을 철저하게 조사해서 밝혀내면 된다. 이 문제를 너무 집착해서 구조조정 등의 민생문제와 연계해서 끌고 가면 총선에서 대승한 부분이 희석될 수도 있다. 야당은 조심히 다뤄야 한다고 본다. 북핵 문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중요한 이슈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얼마든지 도발할 수 있는 입장이 됐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야권은 깊이 인식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김능구 : 지금 여소야대와 이전의 88년도의 그 당시 13대 국회에서의 여소야대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본다. 당시는 군부통치에서 넘어오는 과도기였기 때문에 민주화에 대한 여러 가지 열망들이 봇물처럼 터졌다. 그 부분에 대해서 국민들이 기대하고 요구하는 부분이 컸다. 지금은 그 때와는 다르다. 2004년 열린우리당이 과반 정당이 됐을 때, 4대 개혁 입법 처리 과정에서 지나치게 집착하다가 오히려 붕괴되기 시작했다. 당시 원내 대표는 천정배 대표였는데 본인이 이후에 그 부분에 대해 반성문을 썼을 정도이다. 야당으로서는 민주주의가 ‘이명박근혜’ 정부에서 후퇴했다는 점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는데 충분히 영향이 있었다고 본다. 그러나 우선순위에서는 민생문제가 전면화 될 수밖에 없다. 민생문제를 정부와 국회가 어떻게 풀어나갈지 각론을 놓고 구체화시키는 20대 국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생문제에 우선순위에 두면서도 세월호 특별법 연장 등 해야 될 일, 반드시 할 수밖에 없는 일들은 하게 될 것이다. 일단 우선순위는 민생문제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 각 당은 이런 부분을 변화와 쇄신의 중심에 두고 있다. 20대 국회는 이러한 정치문제와 민생문제를 개별정책으로 해법들을 정밀화해서 그 부분에 대해 국민들에게 평가를 받는 첫 국회로 다가올 수도 있다고 보인다. 

사회 이명식 : 정부가 총선을 의식해서 가만히 있다가 총선이 끝난 직후에 구조조정 문제와 관련해서 마치 현재 상황이 갑자기 터져 나온 것처럼 접근하는 것은 상당히 안이했고 뒷북을 치는 것이라 보인다. 조선업의 경우 통영이나 거제에서 대량 해고사태가 발생한지 이미 1년이 넘었고 울산도 마찬가지다. 사태가 굉장히 심각해져서 그것이 이번 총선에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울산에서 노동계 출신의 무소속 후보가 2명이나 당선됐다. 이대로 있다가는 노동자들이 감당할 수 없는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의견들의 나왔고 그것이 노동계를 뭉치게 했다. 노동자들이 그 동안의 계파갈등을 극복하고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거제의 경우도 새누리당이 아슬아슬하게 이겼다. 울산, 부산, 김해 등의 임해 벨트의 경우에도 영남권의 심각한 경제상황이 반영된 결과라고 봐야 한다. 그런 점에서 그동안 정부가 4대 개혁을 이야기 했지만 이런 상황에 대해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는지 의문이다. 그점은 야권도 마찬가지지만 1차적인 책임은 정부와 여권에게 있다고 본다. 공적자금을 투여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해운의 경우 양대 회사가 부도가 나면 부산항 자체가 아시아 물류 항로에서 제외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상선들이 부산항에 기착을 못하게 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부산 경제 전체가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될 수도 있다. 연말까지 조선, 해운뿐만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문제가 터져 나올 수 있다. 내년 대선까지 가는 과정에서 이런 경제상황이 어떤 양상으로 흘러갈지 모른다. 20대 여소야대 국회에서는 야당도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또 민생과 정치적 사안을 너무 구별해 우선순위를 두는 것도 일종의 프레임이라고 본다. 전경련이 불법자금을 지원해서 보수단체들을 움직인 것은 파렴치 한 것이다.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심각한 문제를 여소야대 국회에서 야당이 제대로 해결 못한다면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다. 대북문제와 관련해서도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야당의 자격이 없다고 본다. 앞으로 각 당에서 주목해야 할 정치적인 유망주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보면 좋게는데 시간관계로 다음 달 토론으로 미루게 되겠다. 

김만흠 : 20대 여소야대 국회와 관련해서 순차적으로는 일단 국회 지도부가 어떻게 되는지 과정을 지켜보면서 정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특별하게 재편되는 것은 없고 국회 부의장 문제만 남아 있다. 현행 체제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당은 김종인 대표의 체제가 어떻게 바뀔지가 1차적 문제다. 새누리당은 새로운 인물이 부각될 시간은 지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원장 외부 영입문제도 논의된 적이 있지만 타이밍을 놓친 감이 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몇 명 후보군으로 좁혀졌다. 하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새로운 참신한 역량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사회 이명식 : 다음 달은 20대 국회 개원에 임박해서 토론회를 갖게 될 것 같다. 장시간 토론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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