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비대위원장, 원내대표 겸임 반대…국회의장 지낸 김형오‧강창희 적합

[폴리뉴스 안병용 기자] 20대 총선을 통해 3선 고지를 밟은 이혜훈(서울 서초갑) 새누리당 당선인은 지난달 28일 “차기 원내대표는 당청(黨靑)관계와 대야(對野)관계, 이 두 가지 모두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폴리뉴스> 본사에서 김능구 대표와 ‘정국진단’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 당선인은 청와대가 공지사항 전달하듯이 명령 하달만 하는 수직적인 당청관계가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청와대에서 내려오는 지시사항을 국회의원을 통해 당원과 국민에게 일반적으로 하달했다. 또 그에 대한 토론회도 거의 없었다”면서 “지난 몇 년간의 의총은 토론회장이 아니었다. 그냥 일반적으로 공지사항을 전달하는 장이었다”고 꼬집었다.

또 “과거 국보법이라든지 세종시가 내려가는 문제라든지 이런 여러 가지 중대 사항을 당론으로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며칠씩 릴레이 의총을 하고 하루 종일 토론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면서 “당원과 국민의 소리가 청와대로 제대로 전달되는 건강하고 균형적인 쌍방향의 당청관계를 복원하지 않으면 다시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을 것이다. 그 역할의 구심점에 원내대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는 4‧13 총선 참패 충격에 빠진 당을 수습해나가야 할 중추적인 역할을 맡게 된다. 또 비대위원장을 겸임할 가능성도 있고, 차기 당대표를 선출해나가는 과정에서도 주요 역할을 해야 하기에 원내대표 선거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일 현재 차기 원내대표 경선 구도는 3파전이다. 모두 4선 고지에 이른 이들이다. 서울 4선 나경원과 부산 4선 유기준 의원, 충청 4선 정진석 당선인이 후보군이다. 이들은 저마다 탈계파와 새로운 당청관계를 외치며 본인들이 가장 적합한 후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당선인은 차기 원내대표의 자격으로 당청관계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의회가 대통령의 비서인 것처럼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삼권분립에 의해서 의회는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 기본 의무인데도 지금 여당 국회의원 중에 대통령을 잘 보좌하는 것이 자신의 임무인 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분들은 원내대표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처럼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어떻게 국민과 당원의 민의를 청와대에 제대로 건강하고 균형 있게 전달할 수 있겠나”면서 “전달만 하면 안 되고 관철되도록, 법적인 노력이 될 수 있도록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된다. 여당은 대통령을 서포트 하는 것이 임무라는 얘기를 공개적으로 인터뷰에 나와서 하는 분들이 있는데 기가 막힌 일”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또 이 당선인은 20대 총선을 통해 3당 체제가 됐고, 원내1당의 지위도 내준 만큼 대야(對野)관계에 있어서 경륜과 전략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과거처럼 압도적인 과반수 의석을 통해 ‘야당을 잘 끌고 가면서 하면 된다’ 이런 시대가 아니”라면서 “거대 두 야당을 어떻게든 상황별로 협조할 것은 협조하는 굉장한 스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차기 원내대표 선출과 함께 비상대책위원장 선출도 앞두고 있다. 여기에는 차기 원내대표 겸임과 외부 인사 선출, 두 가지 안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당선인은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 분리안이 현실적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원내대표가 되실 분은 대야관계, 당청관계 이것만 해도 아무것도 못할 것”이라면서 “비대위원장까지 겸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외부 인사 영입에 대해서는 당 내 실세들에게 휘둘리기 십상일 것이라면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당선인은 “당도 모르고 선거도 모르고 정치도 모르는 사람이 들어오면 뒤에 있는 막후 실세가 모든 것을 다 조정한다. 나중에는 결국 자신이 책임지지 않고 소위 간판 마담에게 그냥 다 책임을 떠넘기는 아주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진다”면서 “19대와 20대 총선 공관위원들도 공천을 했다고는 하지만, 선거가 뭔지 후보자가 어떤 사람인지 당이 뭔지 모르는 외부 공관위원들은 그냥 들러리만 섰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만 “굳이 외부위원장을 데리고 와야 되겠다고 당론이 모아진다면 지금까지 외부위원장으로 오셔서 당내 실세들에게 휘둘리지 않으신 것으로 기억나는 인명진 전 윤리위원장 정도의 분이면 몰라도 다른 분들은 휘둘리기 십상”이라고 했다. 일각에서 언급되고 있는 김황식 전 총리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행보를 염두에 두고 계신 분은 안 된다. 사심이 개입 안 할 수 없다”면서 “사심이 개입되면 치우 칠 수밖에 없다. 만약에 나오신다면 대선이든 서울시장이든 불출마 선언하고 나오셔야 된다”고 했다.

이 당선인은 비대위원장으로 정계 은퇴를 하신 분들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는 “김형오, 강창희 전 의장 등은 이미 정계를 떠나셨기 때문에 다른 개인적인 사심이 없다는 것이 국민적으로 검증된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언급한 김형오(5선)와 강창희(6선) 두 사람은 전직 국회의장을 지낸 인물들이다.

다음은 이혜훈 당선인과의 인터뷰 전문.

▲ 3당 체제에서는 원내대표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의총에 보고하고 중론을 모으는 등 원내대표단이 많은 역할을 한다.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에서는 백전노장 박지원 원내대표가 원내대표로 추대됐다. 계파 구분 없이 본다면 현재 예상되고 있는 정진석 나경원 등 후보자들이 상대가 될까 라는 생각이 든다.

- 차기 원내대표가 갖춰야 할 주요 자질이라고 하면 당청관계와 대야관계 이 두 가지 모두를 갖춰야 한다. 그러나 그런 분을 찾기가 어렵다. 지금까지 우리당이 보여온 당청관계도 국민들께서는 이대로는 안 된다, 바꿔라 라는 메시지를 보여주셨다. 지금까지는 청와대에서 내려오는 지시사항을 국회의원을 통해 당원과 국민에게 일반적으로 하달했다. 또 그에 대한 토론회도 거의 없었다. 지난 몇 년간의 의총은 토론회장이 아니었다. 그냥 일반적으로 공지사항을 전달하는 장이었다. 과거 국보법이라든지 세종시가 내려가는 문제라든지 이런 여러 가지 중대 사항을 당론으로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며칠씩 릴레이 의총을 하고 하루 종일 토론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다. 토론이 실종된, 거의 공지사항 전달하듯이 명령을 하달하기만 하는 수직적인 당청관계였다. 민의가 제대로 수렴되지 않고 반영되지 않는 국정운영을 가져왔기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심판받은 것 아니겠나. 당원과 국민의 소리가 청와대로 제대로 전달되는 건강하고 균형적인 쌍방향의 당청관계를 복원하지 않으면 다시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을 것이다. 일방적이어선 안 된다. 그 역할의 구심점에 원내대표가 되어야 한다.

▲ 어떤 인물이 원내대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 첫째, 경륜이 있어야 한다. 둘째는 당청관계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 의회가 대통령의 비서인 것처럼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안 된다. 삼권분립에 의해서 의회는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 기본 의무이다. 그 일을 하라고 국민들이 세금으로 세비를 주는 것 아닌가. 그런데 지금 여당 국회의원 중에 대통령을 잘 보좌하는 것이 자신의 임무인 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분들은 원내대표가 돼서는 안 된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처럼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어떻게 국민과 당원의 민의를 청와대에 제대로 건강하고 균형 있게 전달할 수 있겠는가. 전달만 하면 안 되고 관철되도록, 법적인 노력이 될 수 있도록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된다. 여당은 대통령을 서포트 하는 것이 임무라는 얘기를 공개적으로 인터뷰에 나와서 하는 분들이 있다. 기가 막힌 일이다.

두 번째 대야 관계이다. 과거처럼 우리가 압도적인 과반수 의석을 통해 ‘야당을 잘 끌고 가면서 하면 된다’ 이런 시대가 아니다. 우리는 과반이 안 되는 것뿐만 아니라 원내1당 자리도 놓쳤다. 거대 두 야당을 어떻게든 상황별로 협조할 것은 협조하는 굉장한 스킬이 필요하다. 고도의 경륜과 정치적인 전략을 가지고 야당을 대해야 한다. 야당에는 지금 백전노장의 원내대표가 딱 버티고 계신다. 사실 이 분을 요리할 수 있어야 되지 않겠나. 요리하려면 사실 선수도 4선에 국한시킬 필요도 없다. 원내대표를 4선만 해야 되나.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원내대표를 2번이나 지낸 분이 당을 위해 돌아온 것이다. 우리도 당을 위해 군번 같은 거 따질 때 아니다. 왜 선수 높은 중진이 하면 안 되나. 당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 답답한 상황이다.

▲ 당이 위기일 때는 어느 당이든 합의 추대 얘기가 많이 나온다.

- 저는 합의 추대를 반대하는 사람이다. 합의 추대가 좋을 때가 있고, 안 좋을 때가 있다. 사안에 따라 여건에 따라 다르다. 이번에는 합의 추대에 대해 반대이다. 지금은 소위 특정 계파가 대부분 공천을 받은 국회이다. 그래서 당선자 중에 특정계파가 압도적으로 많다. 그런데 합의추대하면 그분들이 되지 않겠나. 그 분들로 새로운 당청관계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 제일 중요한 국민의 메시지는 당청관계를 바꾸라는 것인데, 그 분들로 당청관계의 변화를 기대하겠나. 어렵다. 합의 추대는 반대다.

▲ 친박계가 현재 비례대표를 포함해 당의 6~70%를 장악하고 있다. 투표를 공개적으로 하면 더 어렵지 않겠나.

- 아니다. 투표는 무기명 비밀 투표라 투표소에 가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찍을 수 있다. 합의 투표를 해서 공개적으로 공론의 장을 만들어버리면, 거기서 누구도 반대의견을 말 못하는 것이 그 계파의 특성이다. 오히려 무기명 비밀투표를 하면 그래도 ‘당이 이렇게 가서는 안 되는구나’ 국민의 뜻을 알고 있는 사람들의 소신대로 투표하는 길이 열린다. 합의 추대라는 것을 해버리면 아무도 입을 못 연다.

▲ 당의 비대위원장 선출 문제가 있다. 차기 원내대표 선출이후 비대위원장 겸임과, 외부 인사로 따로 선출 등 두 가지 안을 놓고 갈등중이다. 

- 비대위원장으로서 당파를 넘어 어느 계파에 치우치지 않게 당권을 쥘 지도부를 배출해내는 일을 균형 있게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이론적으로 그렇다기 보다는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을 분리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나. 지금 원내대표가 되실 분은 대야관계, 당청관계 이것만 해도 아무것도 못할 것이다. 비대위원장까지 겸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번에는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를 분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바람직하다.

원래 외부인사 영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늘 반대하는 사람이다. 당도 모르고 선거도 모르고 정치도 모르는 사람이 들어오면 뒤에 있는 막후 실세가 모든 것을 다 조정한다. 나중에는 결국 자신이 책임지지 않고 소위 간판 마담에게 그냥 다 책임을 떠넘기는 아주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진다. 19대와 20대 총선 공관위원들이 다 그러지 않았나. 공천을 그 사람들이 했다고는 하지만, 선거가 뭔지 후보자가 어떤 사람인지 당이 뭔지 모르는 외부 공관위원들은 그냥 들러리만 섰다. 이런 책임에 역행하는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에 외부에서 사람들을 데려와서 바지사장만 세우는 일은 반대이다. 만약 이번에 굳이 외부위원장을 데리고 와야 되겠다고 당론이 모아진다면 지금까지 외부위원장으로 오셔서 당내 실세들에게 휘둘리지 않으신 것으로 기억나는 인명진 전 윤리위원장 정도의 분이면 몰라도 다른 분들은 휘둘리기 십상이다.

▲ 깐깐한 성격으로 알려진 김황식 전 총리도 언급된다.

- 깐깐하신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정치적인 행보를 염두에 두고 계신 분은 안 된다. 사심이 개입 안 할 수 없다. 사심이 개입되면 치우 칠 수밖에 없다. 만약에 나오신다면 대선이든 서울시장이든 불출마 선언하고 나오셔야 된다.

▲ 비대위원장은 당의 변화를 상징하는 격인데, 당내에 과연 그러한 분이 있다고 보나.

- 국회의장을 지낸 분들 중에 정계 은퇴를 이미 하신 분들이 있다. 김형오, 강창희 전 의장 등은 이미 정계를 떠나셨기 때문에 다른 개인적인 사심이 없다는 것이 국민적으로 검증된 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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