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제공>
▲ <사진=KBS 제공>

[폴리뉴스 김재영 기자]'사람과 사람들'에서는 치매 어머니를 생각하며 노력하는 자식들의 모습을 그린다.

4일 오후 7시 35분에 방송되는 KBS 1TV '사람과 사람들'에서는 '엄마를 부탁해' 편이 공개된다.

치매의 또다른 이름은 '가족이 함께 앓는 병'이다. 갈수록 치매환자가 늘고 있는 요즘, 부모 혹은 가족의 치매를 대하는 새로운 방법이 필요한 때다. 어머니의 기억을 되찾으려는 어느 6남매의 '치매 극복기'가 공개된다. 

경북 영천의 한 시골마을, 어머니 정순원(86)씨와 큰아들 손수창(65)씨가 살고 있다. 어머니 정순원(86)씨는 열여섯에 종갓집의 맏며느리로 시집 와 일생을 고생스럽게 살았다.

6남매의 기억 속에 어머니는 언제나 일을 하고 계셨다. 새벽부터 해가 저물도록 농사일을 하고 돌아온 어머니는 저녁밥을 지어 식구들 먹으라 하고, 그때부터 또 제사상을 차렸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도 고향집에 홀로 남아 농사를 짓던 어머니는 6남매에게 '장군' 같은 분이었다.

그런 어머니가 4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졌고 혈관성 치매 진단까지 받았다. 그 당시 어머니는 자식들의 이름이며 나이, 계절조차도 인지하지 못했다. 그렇게 한 순간에 어머니의 기억이 길을 잃었다.
    
기억을 잃어가기 시작한 어머니를 6남매 중 누군가는 모셔야 했다.

그때 살림이라고는 전혀 모르던 큰아들 손수창(65)씨가 어머니를 모시겠다고 혼자 고향 집으로 내려왔다.

어머니의 집에서 살림을 시작한지도 4년 째, 비어있던 마당 텃밭에도 시금치, 땅콩, 강황, 초석잠 등 치매에 좋은 작물들을 심었다.

큰아들 수창씨가 가족이 있는 울산 집으로 가는 주말이면, 다섯 동생들이 서로 시간을 맞춰 돌아가며 어머니를 돌본다.

더듬더듬 엄마는 돌아오고 있었다. 서양화가인 막내딸 손영숙(54)씨는 어머니가 치매 진단을 받은 날, 그 어머니를 자신의 화실로 모시고 왔다. 그때 어머니께 처음으로 색연필을 드렸고 색칠공부를 시작했다. 

"그림이 뭐꼬?"하던 어머니가 그림을 그릴 때면 뭔가에 홀린 듯 집중한다. 평생 농사일만 했던 어머니는 그림에서도 들깨, 고추, 깻잎, 호박들을 그린다. 그렇게 더듬더듬 어머니는 기억을 그리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있을 때면 언제든지 기댈 수 있는 존재였던 어머니는 아이가 되어 돌아왔다.

볕 좋은 날, 어머니는 스케치북에 동그라미 여섯 개를 그려 6남매의 얼굴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6남매의 이름을 써내려갔다. 손수창, 손경희, 손영희. 
    
한편 '사람과 사람들'은 획일화된 삶의 방식에서 문제의식을 느끼고 새로운 삶을 선택하려는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노선과 방식, 새로운 트렌드를 관찰을 통해 조명하고 관계 맺기를 통해 어떻게 삶을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와 즐거움을 주는 휴먼 다큐다.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3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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